연말 행사를 앞둔 게임업계의 눈치 보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하면서다. 다행히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 약 6시간 만에 해제돼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됐지만, 국가 전반적으로 무거운 분위기가 깔리는 가운데 즐거운 페스티벌 분위기를 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지난 3일 오후 10시 30분경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후 4일 오전 1시경 국회의원 190인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됐고, 오전 4시 30분경 비상계엄이 해제됐다. 같은 날 정치권에서는 야당 의원들이 윤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고 보고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 5일 기준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상태다.
45년 만에 발생한 비상계엄사태, 7년 만에 다시 벌어진 대통령 탄핵소추 상황인만큼 해당 이슈는 현재 정치권 뿐 아니라 전국민적인 중대사안으로 번지고 있다. 또한 한국 국민에게 비상계엄 발동은 지난 1980년 5·18 광주민주화 운동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측면이 있어 국가 전반적으로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12월에 연말 축제를 계획한 게임업계의 난감함이 심화되고 있다. 오는 7일 열릴 예정인 수도권 최대 애니메이션·게임 축제인 AGF 2024를 비롯해 넥슨, 스마일게이트, 카카오게임즈 등 다수의 게임사와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게임 유관 기업들이 12월 내내 행사 개최를 예정하고 있어서다.
넥슨은 오는 6일부터 8일까지 메이플 콘과 쇼케이스를, 22일까지 슈퍼바이브 게임 라운지를 운영한다. 스마일게이트는 오는 14일 로스트아크 쇼케이스를, 쿠로게임즈는 9일부터 15일까지 세미팝업을, 호요버스는 오는 19일부터 젠레스 존 제로 팝업스토어를 운영할 예정이다. 또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오는 6일까지 게임 레벨업 쇼케이스를 진행한다. 또 오는 21일부터 22일까지 2024 코믹월드 윈터가 열릴 예정이다.
축제 참여 예정자들도 행사 취소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정된 행사들은 원래 계획대로 진행될 예정이지만, 관계자들은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행사 개최를 앞두고 유관자들이 현재 상황을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최악의 경우 행사를 미루거나 취소해야 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 전반에 무거운 분위기가 깔리면서 게임사들의 연간 최대 축제 시즌임에도 분위기에 찬물이 끼얹어졌다는 안타까움도 나온다. 즐거운 축제 분위기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게임 이용자들의 아쉬운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게임 쇼케이스 참석예정자인 A씨는 "행사가 취소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행사가 예정대로 열리게 돼 다행"이라면서도 "현재 분위기상 행사에 참석해도 되는 건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연말이 게임업계의 최대 축제 시즌인데 이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게 돼 안타깝다"면서 "예정된 여러 게임행사들이 무사히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