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후임으로 3성 장군 출신 한기호(4선,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 국민의힘 의원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 의원이 국방부 장관직을 수락한 것으로 보이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가 경기신문 카메라에 포착됐다.
13일 경기신문 취재에 따르면 한 의원은 지난 12일 오후 2시 55분쯤 국회 본회의장에서 휴대전화로 자신의 보좌관에게 ‘탄핵표결 후 처리하기로 했음’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한 의원은 ‘보안 유지’라는 문자 메시지를 다시 보냈고, 문자를 확인한 보좌관은 즉시 ‘네 알겠습니다’, ‘철저 보안하겠습니다’라고 문자 메시지로 답신했다.
1분 뒤 한 의원은 곧바로 누군가에게 보좌관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에 경어를 붙어 다시 보냈는데 해당 인물은 국방부 고위 관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로 알려진 인사는 한 의원에게 ‘당연천기지요’, ‘이치가순리지요’라고 답신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고도의 정치적인 통치행위”라며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2시간 뒤 한 언론에서 한 의원이 국방부 장관에 낙점됐다고 보도하며 ‘한 의원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후 다른 언론에서도 한 의원이 국방부 장관에 낙점됐다는 보도가 이어졌고 ‘난색’이 아닌 ‘고사’라는 표현도 나왔다.
하지만 한 의원이 대통령 담화 이후 보좌관, 국방부 고위 관계자와 나눈 문자 메시지 내용을 보면 국방부 장관직 수락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한 의원이 ‘탄핵표결 후 처리하기로 했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힌 만큼 탄핵표결 이후 국방부 장관 후보 지명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윤 대통령의 직무가 즉시 정지되는 만큼 한 의원에 대한 국방부 장관 후보 지명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신하게 된다.
3성 장군 출신인 한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으로 지난 10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을 공격하고 이를 대북 심리전에 활용하자는 내용을 신원식 당시 국방부 장관과 주고받은 것이 공개돼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 경기신문 = 김한별·옥지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