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속균종(CRE) 감염증이 뭐길래 유행이에요?”
올해 들어 끊이질 않는 감염병 유행 소식에 A씨는 문득 의문이 들었다. 인천에선 어떤 감염병 환자가 제일 많았을까.
그는 곧바로 인천시감염병관리지원단 누리집에서 ‘감염병 발생 현황’을 찾았다. 1위는 역시 올해 전국을 들썩이게 만든 ‘백일해(4091건)’였다.
다음 순위로 넘어가자 물음표가 떴다. 생소하기 짝이 없는 ‘CRE 감염증’이 2위에 올랐는데, 올해 12월 16일 기준 신고 건수가 3518건에 달했다.
전 세계에서 CRE 감염증이 유행 중이다.
인천만 놓고 봐도 2017년에는 고작 614건에 그쳤다. 그런데 2018년 1206건, 2019년 1206건, 2020년 1195건, 2021년 1897건, 2022년 2679건, 2023년 2983건으로 증가세다.
8년 만에 6배 가까이 급증(573%)한 셈이다.
CRE 감염증은 제2급 법정감염병이다.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장내세균으로 인한 감염병이다. 병원체 보유자와의 접촉이나 오염된 기구·물품 등을 통해 전파된다.
주로 노인층에서 발생한다. 올해 인천에서 신고된 3518건 중 85%인 2997건이 60세 이상으로 집계됐다. 장년(50~64세), 노년(65세 이상)의 감염병 발생률 1위는 CRE 감염증으로 나타났다.
인천시는 의료관련감염병인 만큼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8월에는 ‘의료관련감염병 표본감시 협의체 회의’를, 9월에는 ‘감염병 표본감시기관 연찬회’도 진행했다.
시는 내년에 ‘요양기관 감염관리 컨설팅’ 사업을 진행하려 했으나,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 사업은 CRE 감염증 등 선별검사 비용·설문조사·교육 등을 지원하는 게 골자였다.
대신 질병관리청의 공모사업 도전으로 방향키를 돌렸다.
현재 질병관리청은 국내 의료기관의 CRE 감염증 관리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CRE 감염증 실태조사 및 감소전략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에선 2개 의료기관이 사업에 참여 중이다.
시 관계자는 “요양병원 감염관리 컨설팅 예산을 시비로 3억 원 세우려고 했으나, 반영되지 못했다”며 “내년에 공모 참여 예정인 사업과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질병청이 CRE 감염증 관련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내년에 3개 시도를 선정해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아직 선정 기준은 나오지 않았다. 공모사업에 선정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