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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처지는 것 같아 씁쓸해요"…온누리상품권 할인에도 멀어진 '디지털 소외계층'

설 맞이 행사기간 디지털 15%, 지류 5% 할인
부정유통 차단 취지, 디지털 약자 혜택 격차

 

지난 설 명절 전통시장 활성화와 소비 촉진을 위한 온누리상품권 할인 행사는 큰 호응을 얻었지만 디지털 상품권에 혜택이 집중돼 사용이 미숙한 계층이 소외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경기신문 취재에 따르면 온누리 상품권 설맞이 행사 기간(1월 10일~2월 10일)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할인율은 10%에서 15%로 늘어나지만 지류상품권은 기존 5%에 그치며 할인 대상에서 제외됐다.

 

부정 유통의 가능성이 높은 지류상품권의 사용을 줄이고 디지털 상품권으로 전환하기 위해 마련된 조치지만 지류 상품권 사용이 익숙한 어르신과 취약계층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온누리상품권 발행량은 5조 5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중 지류 상품권의 경우 부정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임에도 여전히 1조 3000억 원에 달한다.

 

온누리상품권은 지류형과 디지털형(카드·모바일)으로 나뉘는데 카드형은 온누리상품권 앱 설치 후 기존 카드를 등록해 금액을 충전하며 모바일형은 앱에서 모바일상품권을 구매해 가맹점의 QR코드를 찍고 금액을 전송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온누리상품권 할인 행사가 이뤄지는 전통시장 등 매장의 상인·소비자 연령이 비교적 높고 어르신 등 디지털 소외계층은 디지털형 온누리상품권 결제 방식이 미숙하고 지류 상품권 사용이 익숙해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수원시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동 한 상인은 "확실히 지난 설 명절 온누리상품권 할인행사로 많은 이들이 점포를 찾고 사용량도 증가한 것 같다"면서도 "사용자를 보면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온누리상품권을 받아도 환급 절차가 복잡해 많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김영복 씨(73)의 경우 "휴대전화로 어떻게 하는 거라고 들었는데 우리 같은 사람들은 많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평생 종이 상품권만 썼는데 많이 뒤처지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설 명절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를 진행한 수원시의 경우 "어르신, 취약계층 등 디지털 사용이 미숙한 경우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상황은 인지하고 있다"며 "온누리상품권은 정부 정책이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 최대한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디지털 소외계층의 혜택 격차에 대한 지적은 지난해 국회입법조사처의 '온누리상품권 사업 효과와 개선과제' 보고서에서도 볼 수 있었다.

 

입법조사처는 보고서를 통해 "10% 할인 지류상품권을 발행하지 않는 것은 지류 상품권 주 구매층으로 예측되는 저소득 노령층을 비롯한 모바일 약자를 상대적으로 차별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품권 종류별 할인율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지류형과 카드·모바일형 할인율 차이를 기존 5%p에서 2%p로 축소·재조정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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