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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우號 농협금융 출범…직면한 과제 한가득

3일 임추위·주총 거쳐 임기 시작
경쟁력 강화 통한 수익성 개선 시급
중앙회와 원만한 관계 설정해야

 

이찬우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NH농협금융지주 8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수익성 개선 및 농협중앙회와의 관계 설정, 내부통제 강화 등 만만치 않은 과제를 직면한 이 회장이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 지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3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 회장을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최종 추천했다. 이날 바로 임기를 시작한 이 회장은 오는 2027년 2월까지 농협금융을 이끌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7일 농협금융 회장으로 내정된 그는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대상으로 즉시 선임이 제한됐다. 그동안 이재호 농협금융 부사장이 회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통상적으로 농협금융 회장은 경제 관료 출신이 맡아 왔다. 이 회장 역시 1987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사회에 입믄한 이후 재정경제부와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에서 줄곧 일해 온 엘리트 경제관료로 평가된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이 회장이) 기재부 등 정부 부처에서 경제정책부터 실무업무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업무 경험을 통해 금융과 거시경제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갖췄으며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역임하며 금융 산업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도가 높아 금융지주회사 최고경영자(CEO)로서 필요한 역량을 모두 갖추었다”고 평가했다.

 

취임식 없이 곧바로 임기에 돌입한 이 회장 앞에는 수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우선 계열사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 농협금융의 실적은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가장 낮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 3151억 원으로 KB금융(4조 3953억 원)과 신한금융(3조 9856억 원), 하나금융(3조 2254억 원), 우리금융(2조 6591억 원) 등 주요 금융지주에 크게 뒤처져 있다.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순이익(1조 6561억 원) 또한 리딩뱅크인 신한은행(3조 1028억 원)의 절반 수준이며, 보험 등 캐시카우 역할을 해야 하는 비은행 계열사들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조 원 가량의 농업지원사업비(이하 농지비)도 수익관리의 걸림돌로 꼽힌다. 농지비는 농촌 지원을 위해 농협중앙회가 농협 명칭을 사용하는 계열사에 부과하는 돈이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3분기까지 총 4583억 원을 보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88억 원 늘어났다.

 

다만 농협중앙회가 지분을 모두 가지고 있어 인사 및 경영과정에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만큼, 독립적인 의사결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석준 전 농협금융 회장도 강 회장과 인사권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에 따라 강 회장과의 원만한 관계 설정도 필요해 보인다.

 

중앙회 중심의 지배구조를 개선하지 못할 경우, 그룹 내 내부통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수 있다. 지난해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10억 원 이상 금융사고만 6건에 달하며, 사고 횟수도 5대 은행 중 가장 많다. 금융권에서는 농협금융이 내부통제에 실패하는 고질적인 원인으로 중앙회를 정점으로 하는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꼽는다. 금융당국 역시 이를 막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금융 경험이 전혀 없는 인물이 농협금융과 농협은행의 요직에 속속 배치되곤 한다"며 "또, 중앙회장의 인사권이 지나치게 강한데 이런 지배구조 이슈를 개선하지 않으면 이 내정자가 아무리 노력해도 금융사고는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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