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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율 올라도 '상생' 위해 車 보험료 인하…'안전운전' 혜택 확대

메리츠·삼성·DB, 0.8~1% 인하
2022년부터 꾸준히 보험료 낮춰
손해율 악화에 적자 우려 커지자
안전운전 유도해 손해율 방어 나서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최대 1% 수준으로 인하한다. 손해율이 급증하면서 자동차보험이 적자구간에 진입했음에도 상생금융에 동참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이에 따라 수익성 부담이 커지면서 보험사들은 안전운행 관련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가입자의 안전운전을 유도해 사고를 줄여 손해율을 방어하겠다는 취지에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 DB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메리츠화재는 다음 달 중순 책임 개시되는 계약부터 1% 인하된 보험료를 적용하며 삼성화재와 DB손보는 각각 1%, 0.8%의 보험료 인하를 결정하고 4월 책임 개시되는 계약부터 이를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도 0.5~1% 가량의 보험료 인하를 검토 중이다.

 

손보사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차량 이용량이 줄며 영업이익이 늘어나자 2022년부터 지속적으로 보험료를 낮춰 왔다. 보험료 책정은 원칙적으로 보험사가 해야 하지만,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의 경우 소비자물가지수에 반영될 정도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 금융당국과의 협의를 거쳐 보험료를 결정한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자동차보험 시장이 보험사에 우호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4개 대형 손보(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의 평균 손해율은 93%로 손익분기점(80%)을 훌쩍 넘겼다. 또 보상 원가에 영향을 미치는 건강보험수가, 자동차정비 수가도 올해 들어 각각 1.96%, 2.7%씩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낮추는 것은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기조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보험료 인하로 인해 자동차보험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적자 부담이 커졌다는 우려도 늘어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손해율 상승으로 손보업계의 자동차보험 관련 이익이 2500억 원 정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30일 리포트를 통해 "이번 보험료 인하, 정비수가 인상 결정과 더불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부품비 및 진료수가 상승 등을 고려하면 자동차보험 이익은 감소할 수 있다"며 "올해 합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6.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차보험의 사업비율이 약 16%인 점을 고려하면 손해보율 합산비율은 100%를 초과할 수 있으며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이익은 약 25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평가했다.

 

자동차보험이 적자 기로에 놓이면서 손보사들은 안전운전 관련 특약을 강화하고 있다. 가입자의 안전운전을 유도하고 모범운전자를 유치해 사고를 예방함으로 손해율을 관리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삼성화재는 4일 차량운행이 적은 운전자에게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ECO 모빌리티 이용 할인 특약'의 특허 등록을 마쳤다. 해당 특약은 특약 가입요청 시점 직전 2개월 동안 지하철·버스·GTX·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일수가 25일 이상인 경우 최대 1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현대해상과 DB손보는 운전자의 운전성향을 분석해 보험료를 산출하는 UBI(Usage Based Insurance) 관련 특약의 할인 혜택을 확대하며 우량 고객 확보에 나섰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안전운전 할인 특약의 경우 운전자는 비교적 저렴한 보험료로 이용할 수 있고 보험사는 운전자들의 안전한 운행 습관을 유도해 사고를 줄여 손해율을 낮출 수 있는 윈윈(win-win) 구조"라며 “우량고객 확보와 함께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할인 특약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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