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겨울 스포츠 축제 동계 아시안게임이 8년 만에 막을 올린다.
제9회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이 오늘 밤 9시(한국시간)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국제 컨벤션 전시 스포츠센터에서 화려한 개막식을 갖고 총 8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2017 삿포로 대회 이후 8년 만에 열리는 이번 대회는 개최지 선정의 어려움과 코로나19 여파로 지금껏 대회를 열지 못했다.
개회식 연출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회식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폐회식을 담당했던 샤샤오란 감독이 맡아 '얼음 도시' 하얼빈의 매력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한국 선수단 기수로는 아이스하키의 이총민(블루밍턴 바이슨스)과 컬링의 김은지(경기도청)가 나선다.
이번 대회에는 역대 최다인 34개국 1300여 명이 참가해 64개의 금메달을 두고 경쟁한다. 한국은 선수 148명, 임원 74명 등 총 222명을 파견하며 2회 연속 종합 2위를 목표로 한다.
지난 삿포로 대회에서 금 16개, 은 18개, 동메달 16개를 획득한 한국은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강세를 보이며 다수의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 여자 선수들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존재감을 드러낼 전망이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컬링 등 다양한 종목에서 정상급 기량을 펼치며 메달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쇼트트랙에서는 최민정과 김길리(이상 성남시청)가 전 종목 석권을 노린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최민정은 개인 훈련에 집중하기 위해 2023~2024시즌 휴식을 취하며 기량을 끌어올렸고, 최근 열린 ISU 쇼트트랙 월드 투어 4차 대회에서 혼성 계주 금메달과 1000m 동메달을 차지하며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또 제106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여일부 3000m와 3000m 계주에서 연이어 금메달을 목에 걸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김길리는 2023-24 ISU 월드컵 시리즈 종합 1위(크리스탈 글로브)를 차지하며 새로운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또 김길리는 최근 토리노 동계 세계대학경기대회에서도 5관왕에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김민선(의정부시청)이 여자 500m 금메달 유력 후보로 꼽힌다. 여자 100·500·1000m, 팀 스프린트 등 4개 종목에 출전하며 메달 사냥에 나선다.
특히 2024 월드컵 5차 대회 1000m에서 이상화의 한국 신기록을 10여 년 만에 경신하며 기량을 입증했다.
피겨스케이팅에서는 김채연(군포 수리고)이 여자 싱글에서 사카모토 가오리와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클린 요정' 김채연은 2024 4대륙 선수권 은메달, 세계 선수권 동메달을 따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컬링에서도 기대가 높다. 여자 대표팀 '5G'(경기도청)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동메달을 따내며 세계랭킹 3위에 올라 있다. 최근 국내 컬링 슈퍼리그 초대 우승을 차지한 이들은 18년 만의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린다.
아이스하키에서도 한국 여자 대표팀(수원시청)의 도전이 이어진다. 대표팀은 조별 예선 첫 경기에서 홍콩을 8-0으로 완파하며 강한 전력을 입증했고, 사상 첫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을 목표로 한다.
이밖에 설상 종목에서도 메달권 진입이 기대된다.
한국 스노보드의 간판 이채운(수리고)이 하프파이프, 슬로프스타일에 출전해 2관왕에 도전한다.
이채운은 2023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하며 이름을 새겼고,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에서도 2관왕을 차지하며 기량을 입증했다.
그는 세계 정상급 기술인 '프론트사이드 트리플콕'을 활용해 4회전 점프를 성공한 몇 안 되는 선수로 꼽혀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
하얼빈에서 펼쳐질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한국 선수들은 각 종목에서 기량을 발휘하며 최상의 성과를 노린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선수들이 다시 한번 아시아 동계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저력을 증명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 경기신문 = 류초원 수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