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지역 금융기관의 여신이 12월 들어 처음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말 상여금으로 대출을 갚은 이들이 늘어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전월의 절반 수준으로 꺾이고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증가세도 다소 둔화된 영향이다.
다만 가계대출 증가세가 1년간 이어지면서 지난해 경기지역의 가계대출은 1조 5000억 원 가량 증가했다.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발표한 '2024년 12월 중 경기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경기지역 금융기관 여신은 지난해 12월 228억 원 줄어들며 감소로 전환했다. 잔액은 683조 2927억 원으로 전국의 21.1%다.
경기지역 금융기관의 여신은 지난해 4월부터 증가세가 지속됐다. 다만 지난해 8월 4조 원 이상의 증가폭을 기록한 이후 9월과 10월 각각 2조 2084억 원, 1조 535억 원씩 늘며 증가세는 한풀 꺾였고, 12월 들어 처음으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가계대출이 8599억 원 늘며 증가세가 전월(1조 5348억 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연말 상여금으로 신용대출을 상환하는 차주가 늘면서 기타대출이 감소세로 전환한 영향이다. 지난해 11월 1648억 원 늘었던 기타대출은 12월 들어 3229억 원 줄어들었다. 주담대 역시 주택거래가 줄고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이어가면서 증가 폭이 1조 4000억 원에서 1조 2000억 원으로 소폭 줄었다.
다만 지난 한 해 동안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경기지역 금융기관의 2024년 가계대출 규모는 총 1조 5348억 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 4조 8321억 원 감소했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기업대출 또한 9849억 원 줄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상환, 대내외 불확실성 등에 따른 시설자금 수요 둔화로 대기업대출의 감소폭이 552억 원에서 4709억 원으로 대폭 커졌고, 중소기업대출(-5140억 원)도 감소 전환했다.
같은 기간 경기지역 금융기관의 수신은 2조 3439억 원 늘며 전월(2조 4353억 원) 수준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잔액은 656조 6367억 원으로 전국의 12.1%다.
예금은행의 수신이 2조 6595억 원 늘어 전월(1조 3026억 원)보다 증가폭이 두배 가량 커졌다. 연말 상여금 유입으로 인해 보통예금을 중심으로 요구불예금이 1조 1678억 원이나 늘었고,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기업들이 자금을 예치하면서 저축성예금도 2조 2457억 원 증가했다. 다만 시장성수신은 7539억 원 줄며 감소로 전환했다.
반면 비은행금융기관의 수신은 3156억 원 줄었다. 상호저축은행(-3852억 원)과 상호금융(-830억 원)의 수신이 감소로 전환됐고, 자산운용사(-5430억 원) 수신 감소폭도 커졌다. 새마을금고(-3648억 원)의 수신 감소세도 지속됐다. 반면 신탁회사(9667억 원)와 신협(531억 원)은 전월 수준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신용보증기관 신용보증의 경우 지난해 12월 들어 1523억 원 줄며 전월(197억 원)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잔액은 29조 4307억 원으로 집계됐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