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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위근의 언론 돞아보기] 언론의 사회 통합 기능이 강조돼야 할 지금

 

저마다 우리 사회의 위기가 심각하다고 말한다. 누구나 위기가 나날이 심화되고 있음을 느낀다. 각종 차별과 혐오로 인해 갈등하고 분열된 우리 사회는 마침내 모든 이슈에서 극화되는 양상마저 보인다. 토론과 이해, 의견 수렴,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한 상호적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 발화가 난무하고 있다. 의사소통은 이성에 기반을 둔 대화에서 가능하다. 대화는 상호 존중에 기반을 둔다. 자신과 타인을 연결해 공동체를 유지한다. 사적 영역과 공정 영역을 연결하는 여론도 대화에서 시작된다. 우리 편이 아닌 다른 편은 곧 적이 되는, 그래서 설득하지 않으려는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공허하다.

 

흔히 언론은 제4부로 불린다.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 각각이 독립적으로 권력을 행사하고 서로의 권력을 견제하는 삼권분립은 현대 민주주의의 토대다. 여기에서 언론은 삼권에 대한 감시를 통해 권력 남용을 막는다. 언론이 이러한 역할을 하고 삼권 못지않은 권력을 가질 수 있는 근거는 시민의 알 권리를 대리하기 때문이다. 언론 자유에 대한 근거도 마찬가지다. 언론은 삼권에 대한 여론이 형성되게 할 뿐 아니라, 여론을 삼권에 전달하기도 한다. 공론장으로서 언론이 작동하는 것이다. 이처럼 제4부로서 언론은 균형 잡힌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언론의 역할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은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현재 여러 민주주의 사회는 심각한 도전과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이는 상당 부분 언론 현실과 관련이 있다. 언론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대화는 이뤄지지 않고 주의,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 여론 형성과 전달이 제대로 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많은 언론보도는 ‘열린 입과 닫은 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무엇을 듣고 생각해야 하는지, 무엇에 대해 얘기해야 하는지를 제시하지 않는다. 기록하는 기자는 많지만, 질문하는 기자를 찾기 어렵다. 사실을 보도하려 애쓴다고 하지만, 사실 너머의 진실에 다가가려는 노력은 드물다. 그러다 보니 언론보도가 사회 갈등과 분열의 근거로 제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역설적이지만 현재 사회 갈등과 분열을 조장한다고 비판받는 언론의 전통적 주요 기능 중 하나는 사회 통합이다. 즉 언론은 다양한 의견과 가치를 반영해 보도한다. 또한 토론의 장을 제공해 시민들 간 의사소통을 증진시키고 상호 이해를 돕는다. 이를 통해 공동체 발전을 위한 사회적 합의에 도달함으로써 공동체 의식과 신뢰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언론의 사회 통합 기능은 현재와 같은 민주주의 위기 상황에서 강조될 수밖에 없다.

 

최근 우리는 국내외 사례에서 민주주의 사회체제가 얼마나 연약한지를 목격해 오고 있다. 공고하다고 믿었던 민주주의가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민주적 절차는 사라지고 오직 세 대결만이 부각되는 현실은 민주주의에 대한 회의를 깊게 한다. 이에 우리 언론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사회 극화를 조장하는 주장이나 의견을 그대로 싣는 보도가 적지 않다. 있는 사실을 그대로 보도한다고 하지만, 검증 없는 단순 전달은 언론의 역할이 아니다. 무엇보다 공론장 역할을 방기하는 언론이 여럿이다. 사회 갈등과 분열의 원인이라는 오명은 우리 언론이 자초한 부분이 많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복원을 위해 언론의 사회 통합 기능이 강조돼야 할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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