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04 (화)

  • 흐림동두천 -0.5℃
  • 흐림강릉 1.7℃
  • 구름많음서울 1.2℃
  • 흐림대전 3.1℃
  • 흐림대구 3.8℃
  • 울산 4.0℃
  • 광주 3.9℃
  • 부산 3.8℃
  • 흐림고창 4.1℃
  • 제주 7.9℃
  • 흐림강화 0.3℃
  • 흐림보은 1.8℃
  • 흐림금산 3.0℃
  • 흐림강진군 4.4℃
  • 흐림경주시 3.9℃
  • 흐림거제 4.3℃
기상청 제공

드디어 내리는 은행 대출금리…가계부채 관리 숙제로

우리銀 지난달 28일 선제 인하…신한·KB도
가계부채 증가세 부추길까…2월 5조 증가

 

우리은행이 신호탄을 쏘아올린 대출금리 인하 행렬에 주요 은행들이 동참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한차례 더 낮추고 금융당국의 금리 인하 압박도 한층 거세지고 있어서다. 다만 이번 금리 인하 조치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질 수 있어 은행권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번 주 가계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낮출 예정이다. 인하 폭은 최대 0.2%포인트(p) 정도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은행권의 금리 인하는 우리은행에서 시작됐다. 우리은행은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가 결정된 다음 날인 지난달 26일 가산금리를 낮추기로 결정했다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8일부터 5년 주기형 주택담보대출 상품 신규 신청 시 가산금리를 0.25%p 인하했으며, 오는 5일부터 개인신용대출 상품의 금리도 0.2%p 내릴 예정이다.

 

우리은행 측은 "순이자마진(NIM) 축소를 감수하면서까지 이같이 대출금리 인하를 시행하는 것은 경제성장률 하락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자영업자와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을 줄여야만 민간 소비와 투자가 살아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도 이날 은행채 5년물 금리를 지표로 삼는 가계대출 상품의 금리를 0.08%p 낮췄다.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시장금리 하락분을 최대한 빠르게 대출금리에 반영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은행권은 가계대출 총량 기준이 새롭게 설정된 올해 초부터 가산금리 인하, 우대금리 확대 등을 통해 대출금리를 조금씩 낮춰왔다. 다만 그 폭이 소소해 차주들이 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웠다. 

 

실제로 기준금리가 지난해 10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떨어지면서 2%대에 진입했음에도 은행들의 가계대출 금리는 여전히 4%대에 머무르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지난 1월 취급한 가계대출 금리는 평균 연 4.436%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의 금리 인하 압박 수위도 한층 높아졌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4일 "대출 금리도 가격이기 때문에 시장원리는 작동해야 한다"며 "기준금리 인하 후 시간이 지났기에 이제는 (대출금리에) 반영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총장도 지난달 26일 '2025년 가계부채 관리방향' 브리핑에서 우리은행의 선제적 인하 사례를 언급하며 "시차를 갖고 우물쭈물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가계대출 증가세를 관리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는 은행 입장에서 마냥 대출금리를 낮추는 것은 쉽지 않다. 금리 인하가 다시 꿈틀거리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부추길 수 있어서다. 

 

특히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되면서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오는 7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막차를 타려는 수요도 있어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다.

 

실제로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달 들어 27일까지 2조 6929억 원 증가했다. 금융권의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5조 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전통적으로 가계대출 비수기에 속하는 2월에 대출이 이렇게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금리 인하시 특정 은행 앞 대출 쏠림 현상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며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대출 총량 관리와 대출금리 인하라는 두 가지 정책을 만족시키기 위해 고심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는 우하향 하는 추세로 점진적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나, 대출한도의 인위적인 제한없이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대출 총량 관리 문제로 쉽사리 대출금리가 내려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