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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사즉생' 각오로 복합 위기 대처해야" 주문

임원 2천명 대상 ‘삼성다움 복원’ 세미나서
'창업정신' 되새기며 위기 극복 의지 다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삼성 임원들에게 ‘사즉생(死卽生, 죽고자 노력하면 산다)’의 각오로 그룹의 생존 문제가 달린 심각한 복합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는 강한 질책도 이어졌다.

 

지난해 말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2심 공판 최후진술에서 “최근 들어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지만, 이번에 ‘사즉생’까지 언급한 것은 그만큼 현재 삼성이 처한 위기 상황이 기업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 회장의 메시지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 삼성다움 복원 강조…“경영진부터 통렬히 반성해야”

 

삼성은 지난달 말부터 전 계열사 부사장 이하 임원 약 2000명을 대상으로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에서는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과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이 담긴 영상이 상영됐다.


영상에 직접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이 회장은 메시지를 통해 “삼성은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경영진부터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기 자체가 아니라,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당장의 이익을 희생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 경쟁력의 중요성도 거듭 언급했다. 그는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기술 중심 경영을 주문했다.

 

세미나에서는 외부 전문가들이 강연을 통해 “실력을 키우기보다 ‘남들보다만 잘하면 된다’는 안이함에 빠진 것 아니냐”, “상대적인 등수에 집착하다 보니 질적 향상을 이루지 못했다”는 등의 지적을 쏟아냈다.

 

 

◇ 삼성전자, 반도체 부진 지속…실적 전망도 어두워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 범용(레거시) 메모리 부진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납품 지연으로 지난해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증권사 21곳의 실적 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54% 감소한 5조 1168억 원으로 전망됐다.

 

2024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하락세를 보였다. TV 시장 점유율이 30.1%에서 28.3%로, 스마트폰이 19.7%에서 18.3%로, D램이 42.2%에서 41.5%로 각각 감소했다.


다만 미래 대비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와 시설투자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35조 원, 시설투자비는 53조 6000억 원을 기록하며 미래 경쟁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 주가 반등은 언제?…“HPC 경쟁력 강화가 관건”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향방이 주가 반등의 핵심 변수라고 보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HPC(고성능 컴퓨팅)용 반도체에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HPC 비중 확대가 주가 상승을 위한 필수 과제”라고 분석했다.

 

반면, 레거시 반도체 업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되면서 주가 상승 기대감을 높이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낸드 업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선제적 감산 효과도 가시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계 증권사 씨티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8만 3000원으로 제시했다. 다만, 증권사들이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7만 3520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19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반도체 경쟁력 강화 전략과 미래 사업 방향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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