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작가회의 경기지회 지회장 선거에서 투표권이 없는 회원이 투표에 참여하는 등 절차상 문제가 제기됐다.
24일 경기신문 취재에 따르면 한국작가회의 경기지회는 지난 22일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총회를 열고 지회장 선출을 위한 선거를 진행했다.
후보로는 A씨와 B씨 등 2명이 등록했고 투표 결과 A씨가 37표를 얻어 B씨를 4표차로 따돌리고 신임 지회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일부 회원들 사이에서 투표 과정의 절차적 하자가 제기되며 공정성 시비가 불거졌다.
회원에 대한 투표권은 회비 납부가 완료된 회원들에 한해 주어지는데 투표 당일 투표에 참여하는 회원명부가 존재하지 않았고, 개표 과정에서도 감표자가 선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회원들은 지회에 이의를 제기해 접수 기록을 확인한 결과 회비를 납부하지 않고 투표에 참여한 회원 5명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또 감표자 없이 개표가 진행되면서 투표 불가 통보를 받은 회원이 현장에서 투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표장에 참석한 회원 전원에게 투표 용지를 나눠줬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현 지회장 등 집행부가 선거 전 A후보를 만나 출마를 권유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중립성 훼손도 도마에 올랐다.
지회 한 관계자는 “한국 문단 내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민주적인 조직을 자부하는 한국작가회의 조직에서 선거 부정행위는 있어서는 안 될 비상적이고 반민주적인 행위”라며 “지회는 회원들의 비판을 귀담아 듣고 이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총회준비위원회는 당시 선거관리위원회가 미구성된 점과 그로 인해 감표자 없이 개표를 진행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투표 전 회원명부는 정확히 확인했고, 사회자를 통해 회비 미납 회원은 투표권이 없다는 것도 거듭 안내했지만 그럼에도 회비를 납부하지 않은 무자격 투표자는 5명이 아니라 4명인 것으로 추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특정 후보를 만나 출마를 권유했다는 주장에 대해 "지회에 연로하신 분들이 많아 앞으로는 젊은 후보가 지회를 이끌어가길 바라는 마음이었을 뿐 다른 뜻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지회는 25일 긴급 지회장단 회의를 실시해 기 투표 건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투표 무효 및 당선취소를 확정했다. 또 추후 정상적 절차를 통해 재투표하기로 의결했다.
[ 경기신문 = 류초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