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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중앙연구원, 문신 이보정 신도비명 복원

정난종 필적 ‘동래군필적’ 통해 이보정 신도비 재건립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훼손된 조선 초기 문신 이보정(李補丁)의 신도비명을 복원하며 역사 기록 복원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은 조선 명필 정난종(鄭蘭宗·1433~1489)의 서첩 『동래군필적(東萊君筆蹟)』을 정밀 분석한 결과, 그 안에 조선 전기 인물 이보정의 신도비명이 탁본 형태로 남아 있음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신도비는 1481년 세워졌으나 현재는 글자가 거의 판독 불가능할 정도로 훼손된 상태다. 이에 연안 이씨 후손들은 정난종의 필적을 바탕으로 신도비를 다시 세우기로 결정하고, 오는 29일 양평군 옥천면 현지에서 제막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장서각은 2010년부터 동래 정씨 종가에서 4000여 점의 유물을 수집해 『고문서집성』 97집을 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동래군필적』을 확보했다. 해당 서첩은 정난종이 이보정의 아들 이숭원(李崇元)과의 교류를 통해 신도비명을 직접 집필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난종은 조선 세조·성종 연간의 대표적인 문신이자 서예가로, 『세조실록』과 『예종실록』 편찬에도 참여한 인물이다. 그의 필적으로 남은 『동래군필적』은 기존 금석문 자료나 문헌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은 독자적 자료로, 이번 복원의 핵심 단서가 됐다.

 

한국학중앙연구원 관계자는 “흩어진 기록을 되짚는 일이야말로 역사를 잇는 가장 기본적인 작업”이라며 “이번 사례는 고문헌 연구가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중요한 가교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번 복원은 단순한 기록 복원을 넘어, 후손들이 선조에 대한 예를 다하고 역사적 정체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 경기신문 = 김정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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