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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외식업계, 매출 성장에도 수익성 뒷걸음질

한은 경기본부, '최근 외식산업 수익구조 변화 및 시사점' 
영업비용 늘었지만 외식 수요 줄어…수익구조 악화

 

지난 10년간 외식산업 매출은 꾸준히 성장했으나, 개별 매장의 수익성은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식재료비 등 영업비용이 늘어난 반면 밀키트 확대 등으로 외식 수요가 줄어들며 수익구조 자체가 악화된 결과다. 고령의 자영업자들이 많아 내수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만큼 정부와 지자체의 생태계 회복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 경기본부는 3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 '최근 외식산업 수익구조 변화 및 시사점' 을 발간했다.

 

◇ 매출 늘어도 수익성 나빠져…영세업체일수록 심각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국 외식산업 사업체수는 약 79만 4000개로 10년 전보다 25% 늘었다. 매출액 역시 연평균 7%(2015년 제외)씩 늘면서 GDP 성장률(4%) 보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경기지역 역시 같은 기간 동안 사업체수는 37.1%, 연평균 매출액은 8.3% 성장했다.

 

매출은 성장했으나 외식업계 수익성은 나빠졌다. 2013년 12.3%였던 외식업의 영업이익률은 2022년 8.1%로 4.1%포인트(p) 하락했으며, 경기지역 외식산업의 영업이익률 역시 10년 새 3.2%p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전체 서비스업 영업이익률이 1.6%p 떨어진 것에 비하면 하락 폭은 큰 편이다. 2017년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영업이익률이 10%를 밑도는 등 구조적인 수익성 부진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수익성 악화 문제는 업체가 영세할수록 뚜렷하게 나타났다. 종사자 수가 10인 이상인 대형 업체의 경우 영업이익률은 2016년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으며 2023년 영업이익률이 6.7%까지 오르는 등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충격도 빠르게 회복했다. 프랜차이즈 역시 전체 외식산업의 영업이익률을 꾸준히 상회하는 등 규모의 경제에 의한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리며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반면 5인 미만의 영세업체는 영업이익률이 2013년 17.8%에서 2019년 9.7%로 급격히 떨어졌으며 엔데믹 이후 회복세도 미약했다. 경기지역 역시 영세 자영업자들의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졌다. 소규모 영세업자들이 외식산업의 88%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수익성 악화는 전체 외식업 경영악화로 이어진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 식재료값·배달수수료 오르고 밀키트로 외식 대체

 

 

이처럼 우리나라 외식산업의 수익구조가 꾸준히 악화된 것은 외식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식재료비, 수수료 등 비용이 늘어난 만큼 외식물가를 인상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영업비용 증가 ▲개인중심 외식소비 문화 확산에 따른 수요 위축 ▲업체의 고객수용능력 저하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10년 새 외식업계의 영업비용은 152.4%나 늘면서 매출 성장폭(141%)을 뛰어넘었다. 최근 10년간 최저임금 인상률(97.9%)과 농축수산물 상승률(37.5%)은 모두 외식물가 상승률(35.4%)을 상회한다. 특히 2017년 이후 농산물 유통비용이 대폭 늘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배달문화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수수료 등 새롭게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늘었다. 현재 외식업체는 배달주문 한 건당 매출액의 9.8%에 달하는 중개수수료와 최대 3000원의 배달비를 부담해야 한다. 

 

비용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요는 약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비문화가 개인화·파편화되면서 연말이나 올림픽과 같은 이벤트에 따른 특수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또 밀키트 시장이 2018년 345억 원에서 2022년 3766억 원으로 10배 이상 성장하는 등 간편식 시장이 확대되면서 외식수요를 대체하고 있다. 신선식품 배달 시스템의 발달로 '집밥' 수요가 늘어난 것 역시 외식수요를 저해시키는 요인이다.

 

외식업체들이 고객을 수용할 수 있는 인력이나 시간, 공간도 줄어들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고용을 축소하거나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외식업체들이 늘어나며 지난해 1인 창업 등 고용 없는 자영업자의 비중은 51%까지 늘었다. 

 

한은 경기본부는 이러한 수용능력은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운 만큼, 향후 소비심리가 개선돼도 외식업 생산 증가에 한계가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흑백요리사' 등 요리 관련 프로그램의 흥행으로 외식수요가 급증했으나, 일시적인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 및 공간적 제약으로 인해 큰 폭의 수익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 "내수밀착형 외식산업, 거시경제에 부정적 영향 미칠 수도"

 

한은 경기본부는 이러한 외식산업의 수익성 악화는 자영업자의 소득 감소 및 부실 확대, 폐업과 회전문 창업 등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거시적으로 지역경제 침체, 고용불안을 유발하는 등 내수 회복을 지연시키는 원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외식산업은 고령의 자영업자가 집중된 내수밀착형 산업인 만큼, 거시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가 ▲식재료비 부담 경감 ▲인력난 및 인건비 부담 완화 ▲수수료 합리화 ▲지역 외식수요 진작 ▲창업 생태계 지원 ▲자영업자 구조조정 및 재취업 지원 등을 통해 구조적 비용 절감과 외식 수요 진작 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은 경기본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외식산업 매출의 빠른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최근 업계에서는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구조적인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외식업계의 수익성 악화는 내수회복의 지연뿐만 아니라 자영업자 부실화, 노후 파산 등 사회적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어 생태계 개선을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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