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분기(1~3월) 20대 후반(25~29세) 취업자 수가 1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건설업 중심의 고용한파가 이어지고, 기업들이 신입보다는 경력 인재를 선호하는 채용 기조도 청년층 고용 부진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20대 후반 취업자 수는 242만 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9만 8000명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보다도 더 큰 감소 폭이며, 2013년 3분기(-10만 3000명) 이후 가장 큰 수치다.
20대 후반 취업자 수는 2021년부터 9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감소폭은 지난해 3분기 4만 4000명, 4분기 6만 2000명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인구 감소 요인을 감안해도 취업자 수 감소는 두드러진다. 올해 1분기 20대 후반 인구는 6만 9000명 줄었고, 같은 기간 이 연령대의 경제활동인구는 8만 5000명 감소했다. 반면 실업자는 1만 3000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0.6%포인트 상승했다.
일도 구직도 하지 않는 이른바 ‘쉬었음’ 인구도 늘었다. 1분기 기준 20대 후반 비경제활동인구는 1만 6000명 증가했으며, 이 중 ‘쉬었음’으로 분류된 인구는 1만 8000명가량 늘어났다. 이는 2021년 1분기 이후 4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쉬었음’ 인구는 4분기 연속 증가세다.
고용 부진의 중심에는 제조업과 건설업의 위축이 있다. 지난달 기준 제조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1만 2000명 줄며, 2019년 11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제조업 일자리는 9개월 연속 감소 중이다. 건설업 취업자는 18만 5000명 감소하며 2013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고, 11개월째 줄고 있다.
여기에 기업들의 ‘경력자 선호’도 20대 후반 취업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신입보다는 즉시 투입 가능한 인력을 원하는 기류가 뚜렷해지면서, 사회 초년생의 진입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금리·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고 있는 데다, 청년층 중심의 주요 산업에서 구조조정성 조정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고용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인구 감소 외에도 기업의 경력직 선호가 맞물리면서 청년들이 취업시장에 아예 진입조차 못하고 있다”며 “20대에 첫 직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구조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