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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았던 물이 흙탕물로"…각종 공사로 몸살 앓는 수원 하천

서호천·황구지천·여천 등 공사 중 하천 환경 피해
환경단체 "반복되는 문제…근본 원인 파악 필요"

 

"공사로 인해 맑았던 하천이 흙탕물로 변해 안타깝습니다"

 

4월 중순, 봄기운이 완연한 토요일 아침. 수원시 장안구 솟대공원 인근 서호천에는 시민들이 하나둘 모였다. 이들은 매달 셋째 주 토요일이면 하천을 따라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서호천의 친구들' 회원들이다. 이번 달에도 어김없이 하천 정화활동에 나섰다.

 

오전 9시 30분부터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활동에서 이들은 선화교부터 이목2교 구간을 오가며 175L 분량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마이크를 잡은 김경희 사무국장은 "최근 이목지구 공사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서호천을 위해 힘써주셔서 감사하다"며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서호천을 괴롭히는 것은 단순한 쓰레기 문제가 아니다. 이목지구 내 입주 예정인 약 4500세대의 생활하수를 처리하기 위한 차집관로 매설공사가 진행되면서 대량의 토사가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다. 시공사 측은 오탁방지망을 설치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마저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김 사무국장은 "방지망이 오히려 잉어들의 이동 경로를 가로막고 있다"며 "시공 이후 흰뺨검둥오리와 같은 새들도 서식지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하천변을 거닐던 시민들은 공사 소음에 놀란 오리들이 산책로 주변에 자리를 잡고, 시민들이 주는 음식을 받아먹는 상황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정자동 주민 김모 씨는 "공사 전에는 오리들이 물 밖에 있는 걸 본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자주 보인다"며 "산책로가 자전거 이용자와 겹쳐 오리들이 위험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호천뿐만이 아니다. 수원 관내 여러 하천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권선구 오목천동의 황구지천은 당수천 정비 공사로 흙탕물과 오염물질이 유입됐다. 황구지천은 멸종위기종 1급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달의 핵심 서식지다.

 

영통구 이의동 여천은 광교 신도시 조성 이후 지금까지도 원인 미상의 탁수 현상을 겪고 있다. 홍은화 수원환경운동센터 대표는 "여천은 광교지구 조성 이후 하천 전체가 뿌옇게 변했지만, 시는 원인 파악조차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시에서도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며 "현장에 담당자를 파견하거나, 구청에 수질 관리·감독 강화를 지시한 상태"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이실유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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