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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 교체 나선 재개발 조합들…사업 지연·공사비 폭등 ‘이중고’

한남2구역, 시공사 계약 유지했지만 갈등 여전
상계5단지, 더 높아진 공사비에 유찰·소송까지
“시공사 교체, 협상 수단 아닌 리스크 고려해야”

 

재개발·재건축 조합들이 급등하는 공사비 부담에 기존 시공사와 갈등을 빚으며 ‘시공사 교체 카드’를 잇따라 꺼내들고 있다. 그러나 시공사 교체 과정에서 사업이 지연되고 오히려 공사비가 더 높아지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조합 내부 갈등과 조합원 부담 가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 조합은 최근 임시총회를 열고 대우건설 시공사 지위 재재신임 여부를 두고 표 대결을 벌였다. 투표 결과 대우건설 계약 유지에 찬성한 조합원이 439명, 반대한 조합원이 402명으로 집계돼 계약은 유지됐지만, 조합 내부는 사실상 양분됐다.

 

한남2구역은 2022년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할 당시 ‘118 프로젝트’(층수 상향 및 관통도로 폐지 등)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1년 넘게 사업이 진척되지 않자 조합은 시공사 교체를 추진했고, 대우건설의 적극적인 설득 끝에 간신히 계약을 유지했다. 하지만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불신이 잠재돼 있다.
 

실제 시공사를 교체한 단지들은 후폭풍을 맞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는 지난해 GS건설과 계약을 해지한 뒤 시공사 재선정에 나섰지만, 예정 공사비가 3.3㎡당 770만 원으로 기존보다 120만 원이나 뛰었다. 조합원들의 부담이 오히려 커진 것이다.

 

당초 현대엔지니어링과 한화건설 등이 관심을 보였지만, 사업 참여를 포기하는 건설사가 속출했다. 지난 28일 상계주공5단지 사업시행자인 한국자산신탁이 시공사 입찰을 마감했으나,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아 결국 유찰됐다.

 

당초 현대엔지니어링과 한화건설 등이 관심을 보였지만 사업 참여를 포기했고, 지난 28일 시공사 입찰 마감 결과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아 결국 유찰됐다. 상계주공5단지는 GS건설과 계약 해지를 둘러싸고 6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까지 벌이고 있어, 공사비 인상과 소송 비용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강서구 방화6구역 역시 HDC현대산업개발과 계약을 해지한 뒤 삼성물산을 새 시공사로 선정했지만, 공사비는 기존보다 약 5% 인상된 수준으로 제시됐다. 여기에 기존 시공사와의 소송까지 이어지며 조합원 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공사비 인상 요구를 수용하며 사업 정상화를 이룬 사례도 있다. 경기 광명시 철산주공8·9단지 재건축 조합은 GS건설의 세 차례에 걸친 공사비 증액 요구를 받아들여 총 520억 원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조합 측은 “장기 분쟁에 따른 이자 부담과 입주 지연 가능성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온천장지역주택조합도 수차례 시공사 변경과 내부 갈등 끝에 코오롱글로벌을 새 시공사로 확정하고 300억 원 규모의 추가 자금 조달과 책임 준공 확약을 받아내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공사비를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인상으로 시공사들의 증액 요구가 계속되는 반면, 조합은 조합원 반발을 의식해 추가 분담금을 꺼리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시공사 교체는 단순한 가격 협상 수단이 아니라, 사업의 명운을 좌우하는 중대 결정”이라며 “감정적 대응이 아니라 장기적인 사업성과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따져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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