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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사회 사이, '피부'로 잇는 예술의 언어

경기창작캠퍼스, 창작발표 기획지원 사업, 전시 '주름들' 개최
피부를 통해 자아와 사회의 경계를 탐색하는 현대 미술 전시

 

"피부는 사회와 자아를 잇는 첫 번째 감각이다"

 

전시 '주름들'은 피부를 매개로 개인과 사회, 신체와 감각의 경계를 다시 짚는다. 영상, 설치,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작품이 감각의 통로가 되는 순간'을 관객에게 제안한다.

 

경기문화재단 지역문화본부 경기창작캠퍼스는 창작발표 기획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전시 '주름들'을 기획했다. 이번 전시는 경기창작캠퍼스의 레지던시 출신 예술가들과의 장기 협업을 실험하며, 보다 자율적이고 실험적인 창작 환경 조성을 목표로 한다.

 

전시는 2024년 기획발굴 지원사업 '원룸 레지던시'의 성과를 바탕으로 이문석 큐레이터가 기획했다. '원룸 레지던시'는 과거 경기창작캠퍼스 입주 작가였던 이문석이 자신의 거주 공간을 해외 예술가들에게 개방해 일상 공간을 예술의 장으로 확장하고, 국제 교류의 가능성을 실험했던 프로그램이다. 이번 전시는 그 연장선상에서 창작지원 방식을 새롭게 모색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피부'를 하나의 감각적 경계로 삼아, 이를 개인과 사회, 기술, 국가의 접면에서 풀어낸다. 

 

참여 작가 니우쥔치앙, 린이쥔, 왕융안은 모두 타이완 출신으로, 지질학적 불안과 사회적 전환을 겪고 있는 타이완이라는 맥락에서 출발해, 감각의 주체로서의 '몸'과 외부 세계의 '피부'가 만나는 지점을 예술로 탐색한다.

 

니우쥔치앙은 비무장지대(DMZ)의 철조망 무늬, 식사 도중 김칫국물이 묻은 남성의 등, 자신의 피부 중 가장 창백한 부분을 클로즈업한 장면 등을 통해 국가, 사회, 개인의 피부를 교차시킨다. 그의 작업은 신체의 표면에서 출발해, 시각적 경험과 믿음 사이의 틈을 드러낸다.

 

 

린이쥔은 타이완 북부 유황 광산의 지층과 냄새를 여성의 체취에 빗대어, 자연과 인간, 개인과 집단의 경계를 '냄새'라는 감각으로 연결한다. 일상 사물과 이야기를 엮으며 사회적 기억을 구성하는 방식에 주목한다.

 

왕융안은 '인공지능에게도 피부가 있다면?'이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피부를 감각 기관이자 사고의 통로로 인식하며, 촉각을 기반으로 한 율동과 감각 기록을 통해 관객에게 새로운 감각 체험을 제안한다.

 

 

전시를 기획한 이문석 큐레이터는 "오늘날 개인은 무한히 고립되려는 히키코모리적 자아와 모두와 접속하려는 인플루언서적 자아 사이에서 끊임없이 진동하고 있다"며 "작품이라는 피부를 통해 감각의 적정 온도를 모색할 수 있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주름들'은 정해진 답을 요구하지 않는다. 작품의 표면을 하나의 '감각적 피부'로 삼아, 각자가 자신의 몸과 감각을 다시 느껴보는 계기를 제공한다. 

 

전시는 7월 27일까지 경기도미술관 프로젝트갤러리에서 열린다.

 

[ 경기신문 = 류초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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