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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특집] "학교 속 숲에서 수업해요"…김포 고창초, 교과서 대신 자연을 펼치다

생태숲에서 경험하는 생생한 환경교육
고창초, '경기 생태학교' 거점 교육 현장
"자연 속에서 배우는 곳이 진정한 학교"
교실 밖 생태숲을 '진짜 교실'로 만들다

전국 학생 약 3분의 1이 교육을 받고 있는 경기도는 대한민국 교육의 중심지라고 부를만하다. 경기도교육청은 '자율·균형·미래'라는 기조 아래 체계적 공교육 체계 구축과 맞춤형 교육 확대를 목표로 학생들에게 부족함 없는 교육을 펼치고 있다. 경기신문은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을 실현해나가고 있는 도교육청만의 특별한 교육 정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 생태숲에서 경험하는 생생한 환경교육

 

"제가 캔 감자가 제일 커서 기분이 좋아요! 매일 이런 수업을 듣고 싶어요."

 

24일 방문한 김포 고창초등학교는 운동장 한켠 푸른 생태숲이 조성돼 있는 독특한 모습이었다. 작은 자연 속에서 수업을 듣는 '생태환경교육'에 학생들은 푹 빠져있었다.

 

1층 생태교실에서는 '그림책을 통한 생태 감수성 교육'이 진행됐다. 도로 위 새들이 방음벽에 부딪혀 죽는 등 생태계 훼손 문제를 교사가 설명하면, 학생들은 수업에 몰입하며 안타까운 듯 얼굴을 찡그리기도 했다. 한 학생은 손을 들고 "새들이 너무 불쌍하다. 인간이 자연을 괴롭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야외 운동장 주변의 '꿈나무놀이터'에서는 병설유치원 어린이들이 작은 새총으로 도토리를 과녁에 맞추는 놀이를 하고 있었다. 학부모들의 자발적 재능기부 모임인 '놀이아띠'의 생태 놀이 수업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은 도토리를 직접 손으로 만지면서 신기한 듯 미소를 지었다. 

 

바로 옆 인디언 텐트에서도 놀이아띠 수업인 '인디언식 이름 짓기'가 한창이었다. 어린이들은 자신의 생년월일에 맞춰 '늑대와 함께 춤을', '웅크린 토끼' 등 인디언식 이름을 짓고 이름표를 꾸미는 등 자연친화적인 인디언 문화를 체험했다. 한 어린이는 자신의 이름이 마음에 든다며 교사에게 자랑스럽게 들어보이기도 했다. 

 

 

'생태음악수업'에서는 4학년 학생들이 생태숲에 있는 통나무 의자에 모여 앉아 노래를 불렀다. 숲 속에서 '빗방울의 노래' 등 동요를 부르는 학생들은 부끄러움, 수줍음을 찾아볼 수 없이 자신감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학생들은 손에 쥔 악기와 통나무의자를 두들기면서 신나는 표정으로 수업에 집중했다.

 

생태숲학습터는 인근 청수초 5학년 학생들이 텃밭의 채소를 직접 수확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고창초가 운영하는 '놀러와요 고창 생태의 숲' 프로그램으로, 주변 학교는 사전 신청을 통해 생태숲을 공유 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교사는 학생들과 함께 고추, 상추를 따면서 직접 맛볼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은 쭈그려 앉은 채 혹시나 상추가 상하지는 않을까 조심해서 잎을 뗐다. 자신이 캔 감자가 제일 크다고 자랑하는 남학생도 있었다. 

 

정성기 고창초 교사는 학생들이 학교 속 숲에서 정성껏 키운 채소를 들어보이며 "직접 가꾸는 텃밭에서 학생들이 감수성을 키워가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 "자연 속에서 배우는 곳이 진정한 학교"

 

이날 진행된 고창초 생태환경수업에는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참관해 자연과 함께하는 수업 현장을 둘러봤다. 임 교육감은 어린이들과 새총으로 토토리를 날리는 활동을 하고 직접 인디언식 이름을 지으며 생태환경 수업에 참여했다. 학생들이 가꾼 텃밭에서는 직접 채소를 재배하는 법을 알려 주기도 했다.

 

학교 안 생태숲에서의 생생한 교육 현장을 지켜 본 임 교육감은 "아이들이 직접 흙을 만지고 나무 그늘 아래서 책을 펼치는 모습을 보니 이 곳이야 말로 진짜 교육 현장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생태환경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 교육감의 말처럼 경기도교육청은 자연과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생태환경교육을 본격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김포교육지원청은 학생 주도의 생태동아리 운영부터 지역 자원을 활용한 탄소중립 수업, 교원 역량 연수까지 대대적인 정책을 추진 중이다.

 

 

특히 김포 고창초의 경우 '경기 생태학교'로 지정돼 생태교육의 거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올해 4월부터 12월까지 교사들과 수업 사례를 나누고, 탄소중립 프로그램을 학교 현장에 확산시키는 등이다.

 

정형화된 교실 수업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가 기획하고 참여하는 생태환경 동아리 활동도 눈길을 끈다. 초·중·고 50개 팀이 운영 예산을 지원받고, 오는 9월 열릴 '김포학생 융합체험 한마당'에서 직접 만든 체험 부스를 운영하게 된다. 김포미래교육협력지구 사업과 연계한 21개 학교는 지역 환경 자원을 활용한 체험형 수업을 개발하고 있다. 

 

지역기반 탄소중립 수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우리 동네 깃대종 탐구' 등의 수업은 환경과 생물다양성을 배우는 동시에 아이들에게 자기 지역에 대한 자부심도 심어준다.

 

 

◇ 교실 밖 생태숲을 '진짜 교실'로 만들다

 

생태교육이 교실을 바꾸려면 먼저 교사가 바뀌어야 한다는 믿음은 정책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김포교육지원청은 '원포인트업'이라는 이름으로 교사 대상 맞춤형 연수를 운영한다. 기후위기 대응 수업 설계부터 생태교육 자율연수, '사람책'(환경에 관심 있는 교사와의 대화) 프로그램까지 다채롭다. 

 

고창초의 야외숲 체험, 습지 탐사 프로그램, 책과 요리를 결합한 융합수업은 '김포 미래그린 공유학교'로 운영된다. 학년·주제별로 세분화된 이 과정은 단순한 환경교육을 넘어 놀이와 삶을 연결짓는 체험 중심 교육이다.

 

김포 고촌중학교의 경우 'Net-zero 연구학교'로 3년간 지정돼 온라인 생태환경교육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이는 2025 탄소중립을 위한 장기 모델 구축의 일환으로, 김포에서 실험적 시도가 시작된 셈이다.

 

오늘도 고창초의 생태숲에서 아이들은 이름 모를 풀을 만지며 웃고 있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교과서 밖 교육'이라 말할지도 모르지만 도교육청은 지금 교실 바깥을 진짜 교실로 만들어 가고 있다. 

 

*이 기사는 경기도교육청 협찬으로 진행됐습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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