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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포화 구치소 여름철 더위 문제 심각…수용자 인권 위기

수원구치소 정원 150% 초과 수용, 생수까지 지원 받아
전국 교정시설 과밀화 심각…"지나친 구속 수사가 원인"

 

여름철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정원을 크게 초과한 교정시설 내 수감자들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수원구치소는  더위로 인해 생수 지원도 받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수원보호관찰소협의회는 지난 10일 수원구치소에 생수 330ml짜리 1만 통과 간식거리를 전달했다. 당시 수원구치소 측은 가장 필요한 물품으로 생수를 요청했다. 에어컨이 없어 더위를 피하기 위해 수감자들에게 물을 지급하기 위함이다. 수원구치소는 수용 정원이 1650명이지만, 현재 수감자는 약 2500명으로 정원의 약 150%를 초과한 상태다. 5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 10명 이상이 함께 생활하는 열악한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문제는 비단 수원구치소만의 상황이 아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54개 교정시설의 하루 평균 수용 인원은 약 6만3200명으로, 시설 정원인 약 5만250명을 훌쩍 넘겨 과밀 수용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사기관의 구속 수사 선호가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2023년 구속영장 청구 건수는 2만6272건으로 전년 대비 16.2% 증가했다. 특히 마약 범죄, 경제 범죄 등이 증가하면서 수사기관들이 구속 수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치소의 과밀 수용 문제는 이미 2016년 헌법재판소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헌법 위반"으로 결정한 사안이다. 당시 헌재는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과밀한 공간에서 수용행위가 이루어진다면 이는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판시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시설 확충이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이루어지지 않아 문제는 더욱 악화됐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가 한림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조사에서도 "과밀한 수용 시설 내 냉방 및 식수 부족으로 수용자 건강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여름 부산교도소에서는 폭염 속에서 격리된 재소자 2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법률 전문가는 "구치소는 수감자들이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 상태인 만큼 과도한 구속 수사는 신중히 고려돼야 한다"며 "구치소 과포화 상태는 인권 문제를 넘어 수용자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이므로, 수사기관과 법원은 현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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