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 5월 전망치인 820억 원을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분기 반도체 수출이 예상 밖의 호조세를 보이면서전망치를 큰 폭으로 웃돌았기 때문이다.
한은은 10일 발표한 '2025년 7월 경제상황 평가'에서 "반도체 수출이 예상보다 탄탄한 인공지능(AI) 투자, 품목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비한 선수요 등으로 호조를 보임에 따라 2분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 전망을 상당폭 웃돈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미국 관세정책의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상반기와 비교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 이후 내수는 추가경정예산과 금리인하 효과 등으로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건설투자 부진은 이어지겠지만, 경제 심리가 호전되면서 소비가 반등할 것으로 봤다. 수출은 미국의 관세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둔화할 전망이지만 무역협상 결과에 따라 전망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분기별 상승률이 목표 수준(2%)을 소폭 밑도는 수준에서 등락할 전망이다. 취업자수 증가규모는 지난 전망(12만 명)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한은은 별도의 '반도체 수출 경기 사이클' 보고서를 통해 이번 반도체 수요 확장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HBM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수요에 힘입어 생산이 공격적으로 확장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도체 수출의 하방 위험으로는 ▲관세 부과 ▲미중 업체와의 경쟁 심화 등을 꼽았다. 미국이 관세를 실제로 부과할 경우 현재의 선(先) 수요가 사라지며 수출이 둔화될 수 있고, 경쟁사들의 기술 추격도 거세지고 있다는 것.
보고서를 작성한 임웅지 한은 국제무역팀 차장은 "실제 반도체 수출 향방은 경쟁령 유지 여부에 달렸다"며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한 개별 기업의 노력뿐 아니라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력 수요가 큰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전력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 환경 구축이 필요하다"며 "새로 조성하고 있는 용인 클러스터에 대해 안정적인 전력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