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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게 깨어나는 내면의 방...최세경 초대전, '玄 섭씨 19°C'

수행과 몰입의 시간, 색면과 공간의 탐험
검은 결과 색의 층으로 탐색하는 내면의 온도

 

예술공간 아름과 실험공간 UZ에서 열리는 최세경 개인전 '玄 섭씨 19°C'는 색과 선, 공간을 매개로 수행과 몰입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자리다.

 

최세경 작가는 15여 년 동안 평면과 설치 작업을 이어오며 인간 내면의 결과 감각의 층위를 어떻게 시각화할지 고민해왔다. 이번 전시는 ‘섭씨 19도’라는 상징적 온도를 통해 긴장과 이완이 교차하는 한 지점을 시청각적으로 드러낸다.

 

 

전시는 크게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실험공간 UZ에 설치된 ‘치유의 방’은 밖에서 보면 무채색의 단일한 네모 설치작 처럼 보인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빛과 색이 서서히 드러난다. 관람객이 안에 놓인 의자에 앉아 충분히 머물러야만 비로소 색면의 층이 시야에 나타난다.

 

이 공간은 ‘인간의 내면과 외면의 감각 차이를 체험하는 장소’로 기획됐다. 최 작가는 이 방에 대해 “관객이 조금 더 시간을 들여, 스스로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느끼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2층 예술공간 아름에는 대표작 '검을 현' 작품들과 '숨' 이 전시되어 있다. 검을 현 작품은 흑연을 반복적으로 쌓아올려 만들어진다. 그림에는 수백 번의 선 긋기로 나타난 결이 남아 있다. 최 작가는 “단순히 검은 원처럼 보이지만, 안에는 많은 시간이 켜켜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어두운 화면은 마치 고요하게 흔들리는 심리적 풍경처럼 관객 앞에 놓인다.

 

 

입체 작업 숨은 하나의 곡선 아이콘이다. 멀리서 보면 한 번에 그어진 단일한 획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수많은 바늘 터치가 겹겹이 다져진 양모의 결이 보인다.

 

최 작가는 “이 재료는 부드럽지만, 무수한 반복으로 단단하게 변해간다”며, ‘숨’이 상징하는 것은 “작은 숨결 같은 리듬과, 반복의 시간이 만들어내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투명 유리병에 담긴 곡선은 독립적이면서도, 여러 개가 함께 놓이면 긴장과 관계를 형성한다.

 

 

전시장 전체에는 ‘머무름의 시간’이라는 일관된 기조가 흐른다. 이번 작업에서 최 작가는 기존의 색면 탐구를 넘어 관람자가 얼마나 천천히 바라보고 자신의 상태를 감각하는지를 질문한다. 평면 작품이 주는 시각적 울림과 공간에 들어서 체험하는 빛의 변화는 서로 다른 층위의 몰입을 이끈다.

 

최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관객이 직접 보고 느끼고, 각자 자신의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고 전했다. 전시는 오는 16일까지 예술공간 아름과 실험공간 UZ에서 열린다.

 

[ 경기신문 = 류초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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