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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김정희의 서체, 오늘의 디자인 언어로 다시 태어나다

'추사, 다시', 전통과 현대 잇는 타이포그래피 전시
'세한도’ 영인본부터 현대 디자이너 신작까지 한 자리에

 

 

조선 후기 대표 실학자이자 예술가인 추사 김정희의 글씨가 현대 디자이너들의 손끝에서 다시 태어났다.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이 특별기획전 '추사, 다시'를 통해 추사체의 조형성과 정신을 오늘날의 시각예술 언어로 재해석한 실험적 전시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실학박물관, 과천 추사박물관, 제주 추사관이 함께 기획한 ‘추사 연합전’의 일환이다. 세 기관은 ‘추사’를 공통 키워드로 삼아 각기 다른 방식으로 그의 예술세계를 풀어내며 지역 간 문화 교류의 장도 함께 연다.

 

 

실학박물관 전시는 총 2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세한도' 영인본을 비롯해 '소봉래의 난', '유희삼매' 등 추사의 대표작이 전시된다. 특히 '세한도'는 14.7m에 달하는 두루마리 전체가 펼쳐진 형태로 소개돼 관람객들에게 강한 시각적 인상을 남긴다. 

 

2부는 현대 디자이너들이 추사의 서체와 조형 언어를 각자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신작 중심이다.

 

한글 서예, 캘리그래피, 북디자인, 입체 조형, 도장 작업까지 다섯 작가가 펼치는 문자 실험의 장이자 전통과 현대를 가로지르는 시각예술의 실천 무대다. 참여 작가는 강병인, 김현진, 양장점, 함지은, DDBBMM으로 구성됐으며 이들은 조형과 개념, 디자인과 기록 사이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선보인다.

 

각 작품은 추사체의 외형뿐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철학, 조형 실험, 미학적 감수성을 현대 언어로 옮기는 데 집중한다.

 

 

강병인은 추사의 서체를 소나무 글자 ‘솔’로 형상화해 문자 속 생명성을 시각화했고 김현진은 '괴의 미학'을 탐색하며 반복과 일탈을 통해 글자를 유희적 조형물로 확장했다.

 

함지은은 '논어'의 구절을 바탕으로 겉모양과 내용의 균형을 책 구조로 표현했고 양장점은 손글씨에서 시작된 글자가 어떻게 입체 조형물로 진화할 수 있는지를 '자형동원' 개념으로 풀어냈다. DDBBMM은 고무도장을 활용해 추사의 '시서화인' 정신을 현대 문인화로 구현했다.

 

 

전시는 단순한 오마주나 재현을 넘어 ‘왜 지금 추사인가’라는 질문에 디자이너적 해석으로 응답한다. 문자 조형을 중심으로 한 실학박물관의 시도는 추사의 유산을 박제된 유물로 남기지 않고 현재의 언어로 살아 숨 쉬게 만드는 실험이기도 하다.

 

전시 총괄을 맡은 석재원 홍익대 교수는 “오늘날 디자이너의 시선으로 추사를 다시 조명하고자 했다”며 “이번 전시가 문자 조형 유산의 현대적 계승 가능성을 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특별전 '추사, 다시'는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에 위치한 실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된다. 전시는 10월 26일까지 이어지며 관람료는 무료다. 관람 시간과 전시 상세 정보는 실학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경기신문 = 류초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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