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전국 아파트 분양 시장이 본격적인 여름 분양 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경기도가 수도권 전체 물량의 75% 이상을 차지하며 분양 시장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굵직한 단지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지만, 실수요자 중심의 선택적 청약 양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4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2025년 8월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총 2만 5699세대로, 이 가운데 수도권이 1만 7544세대(약 68%)를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도는 1만 3245세대를 기록하며 수도권 중 가장 많은 물량이 집중됐다.
이는 서울(1865세대)과 인천(2434세대)을 합한 수치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규모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내 실수요자들이 몰리며 경기도 유망지 중심의 분양 성패가 8월 시장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기도 내 주요 분양 단지로는 ▲광명 ‘철산역자이’(2045세대) ▲안양 ‘안양자이헤리티온’(1716세대) ▲양주 ‘지웰엘리움양주덕계역’(1595세대) ▲오산 ‘오산세교우미린레이크시티’(1424세대), ▲의정부 ‘탑석푸르지오파크7’(935세대) 등이 꼽힌다.
광명과 안양은 서울 접근성이 우수하고 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진 지역으로, 실수요자 중심의 분양 성과가 기대된다. 양주와 오산 등지 역시 최근 개발 호재와 저렴한 분양가로 관심을 끌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6·27 대책 이후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금 조달이 가능한 실수요 단지와 그렇지 못한 단지 간 성과 차가 벌어질 것”이라며 “특히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단지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방 역시 8155세대가 예정돼 있다. 지역별로는 ▲부산(2776세대) ▲충남(1222세대) ▲강원(1145세대), ▲울산(1132세대) 등이 주요 공급지다.
부산의 경우 ‘르엘리버파크센텀’이 지난달 1만 건이 넘는 청약 접수를 기록하며 침체된 지방 청약 시장에서 이례적인 흥행을 거두기도 했다.
이외에도 ▲서면 ‘써밋더뉴’(919세대) ▲원주 ‘우미린더스텔라’(927세대) ▲천안 ‘천안아이파크시티2단지’(1222세대) 등 지방 핵심지에서 대단지 공급이 이어질 예정이다.
한편,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재건축 단지 ‘잠실르엘’은 이번 달 분양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다. 미성·크로바 아파트를 재건축한 이 단지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가 기대되지만, 후분양 방식으로 진행돼 상당한 공정률이 이뤄진 만큼 수분양자들의 자금 부담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8월 분양시장은 정부 규제의 영향이 이어지는 가운데, 분양가와 대출 조건 등 자금 여건이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며 “자금 부담이 적고 실거주 가치가 높은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 쏠림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김 랩장은 “건설사들도 시장 반응에 따라 분양 일정을 유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며 “전체적으로는 신중한 흐름 속에서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