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인구는 늘고 있지만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대형 종합병원은 부족하다.
특히 송도·청라·영종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인구 유입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종합병원 조성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송도·청라·영종경제자유구역 인구수는 47만 9000여 명을 돌파했다. 지난 2003년 출범 당시 2만 5000여 명에 불과했던 인구가 22년이 지난 지금 20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대형 종합병원은 단 한 곳도 없다.
이 때문에 응급환자 발생 시 근처 원거리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례가 많아 이 과정에서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8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인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사업은 내년 개원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지만, 설계 변경·인허가 지연·공사비 상승 등으로 지지부진하다.
800병상 규모의 청라의료복합타운 조성사업도 진척이 없다.
서울아산청라병원은 오는 2029년 개원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으나, 지난 8월 병원 측에서 자재비 급등·의정 갈등 등을 이유로 착공 지연되며 차질을 빚고 있다.
영종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 2022년 유정복 시장은 공약으로 영종지역 국립대학병원 유치를 내걸었다. 하지만 3년이 지나도록 아직도 서울대학병원과 협의만 진행할 뿐이다.
현재 경기도 시흥시 배곧신도시에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서울대학병원은 열악한 재정 상황 탓에 영종 서울대학병원 건립은 후순위로 밀렸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병상수급 기본시책으로 영종도가 위치한 인천 중구권을 병상과잉지역으로 판단한 것도 문제다.
지난 8월 (사)영종지역혁신협의회는 성세의료재단 뉴성민병원과 업무협약을 맺어 민간 종합병원 설립을 발표했지만, 지난해 성세의료재단이 운영하던 영종국제병원이 경영 악화를 이유로 운영 중단을 검토해 설립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병상수급계획·재정 문제 등으로 당분간은 영종국제도시 내 서울대학병원 유치가 지연될 예정이다”며 “대학병원 건립을 위해 병원과 지속적으로 협의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지담 수습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