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지난 3일 발표한 2026년도 본 예산에서 복지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이에 장애인들과 노인들의 반발이 심하게 일고 있다. 경기도의원들도 여야 할 것 없이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지난 7일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제387회 정례회 복지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복지예산 대폭 삭감이 복지정책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경기도가 이처럼 비난을 받는 것은 2026년 복지국 예산 편성 과정에서 삭감된 사업이 214건·2240억 원이나 됐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전액 삭감은 64건(240억 원)으로 시군 노인상담센터 지원 10억 원, 노인복지관 지원 39억 원, 장애인지역사회재활시설 지원 26억 원 등이다. 일부금액 삭감은 150건(2200억 원)으로 사회서비스원 운영 지원 62억 원, 경기도형 긴급복지 32억 원,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223억 원, 경로식당 무료급식 및 식사배달 지원 10억 원 등이다.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물론이고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도 복지예산 삭감에 유감을 표했다. 김동규(안산1) 의원은 “150개 사업, 2200억 원 가량 감액됐는데 반드시 지원해야 하는 사업이 대거 포함됐다. 예산 승인까지 시간이 있기 때문에 대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최만식(성남2) 의원은 사회복지시설은 ‘복지분야의 전투기지’라며 최소한의 안전망 역할을 하는 비상벨 설치 사업조차도 삭감됐다며 복지국이 예산실에 적극적인 의견을 표명했어야 한다고 질책했다. 11일 열린 제387회 정례회 기획재정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도 경기도의 복지예산 삭감을 향한 도의원들의 지적이 나왔다.
김정호 의원(국힘, 광명1)은 복지 예산 대폭 삭감과 도와 도의회 간 협치 합의 불이행 문제를 따졌다. 김 의원은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예산은 도민의 기본적 삶의 품격과 직결된 영역으로, 반드시 원위치로 복원하라”고 요구했다.
관련 단체들의 반발도 거세다. 김정태 용인장애인자립생활(IL)센터장은 경기신문 기고문 ‘선을 넘었다’(10일자 12면)에서 경기도가 지난 3일 발표한 2026년도 예산안에서 장애인 자립생활센터, 장애인가족지원, 장애인쉼터 등 장애인 자립 관련 예산을 10년 전 수준으로 대폭 삭감을 했다고 비판했다. 도가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었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60만 장애인이 살고 있는 경기도 김동연 지방정부가 자행한 충격적 장애인 복지 예산 삭감은 폭거를 넘어 장애인들의 자립생활을 10년, 아니 20년 전으로 되돌리는 폭력을 저지른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지금도 부족한 예산과 인력이지만 지극한 사명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인건비 예산마저 삭감을 한다는 것은 경기도 장애인은 자립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와 똑 같은 말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국비센터는 법까지 개정해 20% 이상 증액을 하는데 경기도 소속 경기도 지원센터는 예산을 10년 전으로 삭감을 한다는 건 앞으로 경기도 장애인들은 시설에 들어가고 그 지원을 하는 센터는 문닫으라는 소리와 뭐가 다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는 “장애인자립예산은 선심성·시혜성 예산이 아니며 생존을 위한 예산” “장애인복지 관련 모든 예산 삭감을 즉각 철회하고, 현실화를 반영”하라는 그의 요구에 동의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026년도 본예산 가운데 장애인 복지 예산 등이 일부 삭감된 것에 대해 내년도 추가경정예산안 때 반드시 담겠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지금 예상하는 내년도 추경 재원으로 봐서 그 정도의 예산은 충분히 담을 수 있다고 했다.
김 지사는 “예산 압박으로 인해 ‘일시적 조치’로 삭감하지만, 내년 추경을 통해서 부족한 장애인 복지 예산 등을 충원하겠다”며 경기도의회의 양해를 구한 바 있다. “내부적으로 추경 때 담기 위한 전략이나 계획이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렇다면 다행이다. 김동연 지사의 약속이 반드시 지켜지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