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해볼래?’라고 말한 게 드럼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됐죠.”
지난 16일 만난 이민우 인천음악창작소 프로듀서(54)는 드러머로써 인천을 넘어 전국 주요 무대에서 활동하는 록 음악의 전설로 잘 알려진 뮤지션이다. 인천지역 록 음악의 전성기인 1980~1990년대 록 음악의 역사를 함께 한 유명 뮤지션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그는 드럼을 통해 날카로움과 부드러움이 맞물린 음악의 흐름을 조율하면서 록 음악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이 프로듀서는 “친구들의 제안에 평소 연주했던 기타를 놓고 20대 초반의 나이에 드럼채를 잡긴 잡았지만 남들보다 시작이 너무 늦은 나이”였다며 “숙련도를 높이기 위해 수개월 간 학원을 다니고 창고 등을 전전하면서 연습에 매진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남들보다 늦은 나이. 그런 장벽을 앞에 두고도 그는 전혀 망설이지 않았다. 누구보다 록 음악을 사랑한다는 자부심 하나로 드럼 연주에 몰입했다. 그렇게 실력을 키워 나간 그는 1992년 지역 록 음악을 견인해 온 밴드 그룹 ‘아웃사이더스’에 친구이자 기타리스트인 박창곤 씨와 함께 들어가 데뷔 음반을 내면서 전성기를 맞게 됐다.
아웃사이더스는 그해 10월 서울 롯데월드에서 열린 ‘제1회 한국록콘테스트대회’에서 이들의 데뷔곡인 ‘Ronnie’s Song’(로니의 노래)를 통해 금상을 수상했다. 이 곡은 블루스 기반 리프와 중저음 드라이브, 스윙·셔플 감각 등이 잘 맞물린 서던록(Southern Rock) 풍의 곡으로 지금에 와서도 인기곡으로 꼽히고 있다.
그는 “지금껏 인연을 함께하고 있는 박창곤은 드럼을 배우던 학원에서 알게 된 친구”라며 “록 음악에 대한 열정이 같다보니 이때 인연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 친구이자 동료로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프로듀서는 밴드에 합류한 지 얼마되지 않아 군입대 문제로 결국 멤버들과 흩어지게 됐다. 군제대 이후에도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오다 20대 후반 ‘서울 홍대’로 무대를 옮기면서 그룹 로우다운30(Lowdown30)을 구성해 활동했고, 다시 산울림 세션과 김창완밴드 등에 합류하면서 드러머의 경력을 쌓아갔다.
서울을 주 무대로 활약해 온 그는 잠시 휴식기를 갖기 위해 인천으로 내려온다. 스케줄 등에 연연하지 않고 친구 박창곤의 연주 무대에 간간히 합류하면서 자기만이 록 음악 세계를 살펴보게 된다.
인천시가 2020년 문화도시 조성의 핵심키워드로 ‘음악’을 정하면서 인천음악창작소는 ‘태동기’를 맞게 된다. 이 과정에서 이 프로듀서가 분과별 위원장으로 합류하게 되면서 구체적인 골격을 갖추게 된다.
부평구에 위치한 인천음악창작소는 지역 뮤지션 및 음악 창작자들의 지원 공간이다. 인천지역의 음악 신(Scene) 활성화와 음악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2022년부터 다양한 창작과 교육,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 최고 수준의 녹음실 환경 등을 통해 음반 제작과 창작 활동, 공연 제작 등을 지원하고 있고 전문 음악 교육 및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 음악 관련 포럼과 콘텐츠 제작 및 시민 문화 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음악 산업 관련 인프라 운영 및 네트워크 제공 등도 하고 있다. 이 프로듀서는 이를 통해 대중음악 밴드의 불모지로 불리는 인천을 과거 관교동 지하실 대부분이 밴드 연습실이라는 말이 나왔던 록 음악의 전성기 시절로 이끌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른 성과는 컸다. 인천음악창작소는 자체 발굴해 지원해 온 포크듀오 ‘산만한 시선’이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는 등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이 프로듀서는 앞으로도 인천음악창작소를 통해 여러 뮤지선들을 발굴, 문화·예술에 침체돼 있는 인천을 다시 예전의 활기넘치는 지역으로 바꿔나가겠다는 각오다.
이 프로듀서는 “뮤지션 사이에서 인천은 큰 메리트가 없는 곳으로 꼽힌다. 사실상 대중음악의 불모지인 셈”이라며 “우리 때만해도 인천은 거리 곳곳이 인디음악으로 가득찼었다. 어떻게든 인천을 활기가 넘쳤던 옛날로 바꿔보자는 생각에 프로듀서로 활동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인천음악창작소는 역동성과 유연함을 강점으로 다양한 뮤지션 발굴 및 지원에 나설 예정”이라며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시설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음악의 도시 인천으로 변화시켜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경기신문 / 인천 = 지우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