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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의 달리는 열차 위에서]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것은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준다

  • 최영
  • 등록 2026.02.19 06:00:00
  • 15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오후 12·3 내란 중요임무에 종사하고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한 혐의 등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판결 직후 이상민은 변호사와 주변 사람에게 빙긋 미소를 지어보였다. 징역7년에 웃음을 보인 그는 이번 재판의 승리자였다. 그의 미소가 증거하듯 지금 대한민국의 내란재판은 표류하고 있다. 같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우인성 부장판사는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 및 무상 여론조사 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창원지법 형사4부 김인택 부장판사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세비 반띵'(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마찬가지로 무죄를 때렸다. 내란재판은 아니지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 오세용 부장판사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뇌물 50억원 은닉(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및 아들 곽병채 씨의 '퇴직금' 명목 50억 원 수수(특가법상 뇌물) 혐의에 대해 각각 공소기각과 무죄 판결을 내렸다. 곽상도 역시 활짝 웃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재판이 바야흐로 뽑기가 되어가고 있다. 같은 내란주요임무종사자인 한덕수 전총리는 23년 형을 받은 반면 이상민은 7년 형을 받았다. 심지어 이상민은 박성재(전 외교부장관)와 더불어 구속영장이 기각되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어떤 판사가 배정되는가에 따라 구속, 불구속이 갈리고 판결은 춤을 춘다. 대한민국 대법원 앞에는 왼손에는 법전을, 오른손에는 저울을 들고 눈을 부릅뜬 여신상이 세워져 있다. 일반적으로 서구에서 사법부의 상징으로 세우는 정의의 여신 디케(Dike)는 눈을 가린채 왼손에는 칼을, 오른손에는 저울을 들고 있다. 지위나 재물 등 보이는 것에 현혹되지 말고 치우침 없이 칼같이 단호하게 정의를 실현하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디케의 눈가리개를 벗긴 대한민국 사법부는 온갖 기득권카르텔의 눈치와 이해관계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그러니 여신이 들고 있는 책은 법전이 아니라 청탁인명부나 뇌물장부일 것이라는 추측도 과장이 아니다. 

 

역사학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그리스 헤로도토스는 저서 ‘역사’에서 BC500년 경 페르시아 캄비세스2세의 재판에 대해 다루고 있다. 당시 황실판관이었던 시삼네스가 뇌물을 받고 부정한 재판을 거듭했던 모양이다. 시삼네스는 부자가 되어 호화로운 생활을 할 수 있었지만 억울한 사람들이 늘어갔다. 이를 알게 된 캄비세스2세는 가장 가혹한 형벌인 산사람의 껍질을 벗기는 형벌을 시삼네스에게 내리고 벗긴 가죽을 재판관 의자에 깔도록 명령했다. 덧보태 캄비세스2세는 이 의자에 앉을 새 재판관으로 시삼네스의 아들인 오타네스를 임명했다고 한다. 날마다 아버지의 가죽을 귀감으로 삼아 공정한 재판을 하라는 추상같은 지침이었다. 


19일 판결이 예정된 윤석열 재판은 룸살롱접대와 ‘봉숭아학당 재판’으로 유명한 지귀연판사가 맡고 있다. “김영선이 좀 해줘라”라는 대통령의 전화음성도 알아듣지 못하고 증거부족이라며 무죄를 때리는 판사가 즐비한 대한민국 사법부, 이럴 바에는 차라리 모든 재판을 최첨단의 AI에게 맡기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을까? 그러면 AI시대정신에 부합함과 아울러 최소한 지금보다는 양질의 판결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음은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준다. 공화국 프랑스는 관용으로 건설되지 않는다”는 알베르까뮈의 외침을 다시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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