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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 'M'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알파벳 'M'에는 어떤 특별한 의미가 있을까.
서로 다른 장르에서 활동해 왔던 여성 3인방이 모여 알파벳 'M'에 관한 이야기를 회화와 사진, 조각, 설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자신만의 독특한 형식으로 펼쳐보이는 전시회가 열려 눈길을 끈다.

안성시 미양면에 위치한 대안미술공간 소나무에서는 오는 18일 '비주류' 작가들이 펼치는 전시회 'STORY ABOUT 'M' 이야기-아트그룹제로 3인전'이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작가 안일순, 김용정, 김지연은 단 한 번도 정규 미술수업을 받지 않은 비주류 대안 작가다.
그동안 소설가로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혹은 사진작가로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해왔던 이들은 지난겨울 한 스튜디오에 모여 아카데미즘에 반대하는 대안 미술인 모임' 아트그룹제로' 결성식을 가졌다.
그동안 주류, 비주류 혹은 프로, 아마추어 작가로 구분됐던 미술계의 높은 벽과 경계를 제로 상태로 만들어 보겠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
아마추어가 시도하는 기획 전시인 만큼 지금까지의 일상을 뒤집고 온전한 예술가로의 변신 혹은 반란을 꾀하는 첫 시도로 선보이는 작품도 저마다 개성 있고 독특하다.
이들 그룹활동의 결실이자 첫 출발점이 될 이번 전시는 ‘Story about M’이란 제목을 달고 있다.
알파벳 M은 거꾸로 하면 여성을 뜻하는 우먼의 첫 글자 W가 된다.
이 의미를 살려 이번 전시회에서는 한 가정의 며느리, 엄마, 아내, 여성 전문인으로써 1인 4역의 삶을 살아왔던 작가의 일상과 미대를 졸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항상 비주류 작가로 분류될 수밖에 없었던 마이너리티 작가들의 일상을 담고 있다.
'뺏벌', '과천미인' 등의 소설가로 알려진 작가 안일순은 일상 속에서 예술의 소재를 찾기보다 직접 발로 뛰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는 현장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였다.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해 그녀는 필리핀의 전 미군기지인 캡콤과 마답답 마을을 직접 방문, 그곳의 미군기지 피해 여성과 기형으로 태어난 어린아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사진 작품은 여러 장의 투명한 플라스틱 필름 위에 사진을 복제한 후 그 위에 글을 쓰고 해체하고 또 쓰기를 몇 번이나 반복해 투명한 문자 회화를 만들어 이미지도 문자도 아닌 동시에 두 가지 모습을 다 수반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천상 여자(?)'. 프리랜서 편집 디자인을 하는 김용정의 작품 속에는 다양한 패턴의 천과 비즈, 단추, 레이스, 냅킨 등 지극히 여성적인 일상용품을 가위로 자르고 오리고 붙여 만들어낸 지도 그림이 화제가 되고 있다.
작품의 그 섬세함과 화려한 색상이 관람객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그와 가족의 보금자리인 한 아파트에서부터 자신의 이동 경로를 따라 지역의 지도를 작은 캔버스에 옮겨 그린 지도를 보고 있으면 수공예품 신 내비게이션으로 그 지역을 훤히 들여다 보는 듯하다.
작가 김지연은 남편이 일상을 보내는 장소를 자신의 삶으로 끌어들인다.
남편의 직장인 병원을 자신의 작업실로 애용(?)하는 김지연은 누구에게나 기피대상이자 공포의 대상인 치과를 매일 출퇴근 하면서 사진 작업을 했다.
그의 작품에서는 아픔의 현장 병원이라기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색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이름 모를 낯선 치과 기구들이나 의학 용도로 찍은 엑스레이 사진은 초점을 흐리게 재촬영해 모호한 매력을 발산, 한 폭의 회화를 연상시킨다.
예술행정가 이은화씨는 "그들에게 예술은 치열한 번뇌의 대상도 현실을 등진 고독한 수행의 대상이 아닌 그저 일상의 대상이자 그들이 살고 있는 일상 그 자체인 것이다"며 "늦은 나이에 신진작가의 대열에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민 그들에게서 한국 현대미술의 대안을 기대해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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