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의 자존심이 또 다시 구겨졌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06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서 6만1천600여 관중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도 불구하고 0-1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1989년 10월 싱가포르서 벌어진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서 2-0 승리를 거둔 이후 사우디에 16년간 단 한차례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모래 바람 징크스'를 계속 이어가게 됐다.
지난 3월 적지서 상대의 '포백'에 허를 찔린 채 0-2 완패를 당했던 본프레레호는 다시 한번 3-4-3 포페이션을 꺼내들며 복수의 날을 갈았다.
박주영-안정환-차두리 '스리톱'과 중앙 미드필더 백지훈·김두현을 앞세운, 다분히 공격적인 전술이었다.
그러나 당초 원정 경기임을 감안해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사우디의 초반 기세는 의외로 거셌다.
알 메샬, 알 안바 '투톱'을 앞세운 4-4-2 전술을 들고 나온 사우디는 경기 시작 불과 4분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한껏 기세를 올렸다.
오른쪽 미드필더 지역서 알 사크리가 올린 크로스를 이어받은 공격수 알 안바는 골에어리어 내에서 유경렬의 저항을 뚫고 헤딩슛을 통해 골망을 가른 것.
만회골을 위한 한국의 파상공세는 전·후반 내내 이어졌지만 골을 얻는데 실패하고 무릎을 꿇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