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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기지개 켜고 재도약 나서

돈 가뭄, 스타권련 논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공세 등 위기론에 봉착해 상반기내내 주춤했던 한국 영화가 크게 기지개를 켜고 재도약에 나섰다.
한국 영화 관객점유율은 7월엔 32%까지 떨어졌다가 8월 들어 두배가량인 64%(CGV 집계 월별통계)로 급상승했다.
관객점유율의 수치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내용의 완성도 높은 수준작들이 관객에게 폭넓은 선택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더욱 긍정적이다.
여름 휴가철을 겨냥해 한 주 간격으로 잇따라 개봉한 영화 '웰컴 투 동막골'(8월4일) '박수칠 때 떠나라'(8월 11일) 등은 한국 영화끼리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꾸준한 관객 동원이 이뤄져 미소 가득이다.
여기에 시원한 웃음으로 유혹하는 '이대로, 죽을 순 없다'(8월 18일)와 등줄기를 따라 흐르는 오싹 공포를 전할 '첼로 - 홍미주 일가 살인사건'(8월18일)이 합류해 그 경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 네 작품의 장르와 그에 따른 매력은 가지각색이어서 관객에게는 즐거운 고민을 안겨준다.

'웰컴 투 동막골'의 경우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대작 전쟁 드라마로 장진 원작 연극의 독특한 유머를 잘 살려내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신인 박광현 감독이 연출하고 정재영 신하균 강혜정이 주연한 이 영화는 현재 400만 관객을 동원을 코앞에 두고 있으며, 한 주 먼저 개봉한 '친절한 금자씨'의 흥행 성적도 앞질렀다.
또 이번 주말까지 3주 연속 박스 오피스 1위가 확실시돼 이달 말 무렵이면 '말아톤'(518명)이 가지고 있는 올해 최고 기록을 깨트릴 것으로 기대된다.
전쟁 드라마라는 점에선 '태극기 휘날리며'의 물량에는 못 미치지만 전투 신이 다양하고 규모 있게 펼쳐진다기보다 후반부의 공중전 등 새로운 시도를 했다.
특히 '꽃 꽂은' 소녀를 연기한 강혜정이나 이념과 상황의 대립에서 서로 하나가 되는 남북, 외국 군인들까지 화면 구석구석의 모든 배우가 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어 완성도가 높다.
여기에 전쟁이라는 무거운 짐을 덜고 무릉도원과 같은 '동막골'에서의 행복한 판타지가 버무려진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연극 연출가이자 영화감독인 장진의 이력을 뒤쫓아온 이들에게는 그리 낯설지 않은 영화다.
'버라이어티 리얼 수사극', '살인에 관한 가장 화려한 수사' 메인 카피에서도 그 독특함이 느껴지는 이 영화는 2000년 동명의 연극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원작 역시 장진의 손에 의해 무대에 올랐었다.
강남 고급 호텔 1207호에서 미모의 여성 정유정이 난자된 시체로 발견된다.
'정유정 살인사건'이라 이름 붙여진 사건의 수사는 발생 한 시간 만에 유력한 용의자 김영훈(신하균)이 검거되면서 활기를 띤다.
사건의 배후를 쫓는 열혈 검사 최인기(차승원)과 영훈의 진술을 둘러싼 비밀들, 사건의 추이를 실시간으로 생중계하는 황색 언론의 부하뇌동이 겹쳐지면서 심각한 살인사건은 한바탕 떠들썩한 쇼로 변하게 된다.
연극보다 영화가 더 어울렸던 작품이라는 평도 있다.
신선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영역을 확장했다는 찬사를 받으며 관객 몰이에 초록 신호를 켜고 질주하고 있다.

감동에 눈물 한 방울, 머리싸움에 예리한 눈빛, 이제는 시원한 웃음 폭탄!
18일 한국 영화 경쟁에 합류한 '이대로, 죽을 순 없다'는 영화배우 이범수가 웃기는 형사로 나오는 가족 영화다.
웃기기 때문에 코미디고 형사가 나오기 때문에 액션이 있고 가족 영화기 때문에 감동도 있다.
범인 검거보다 여자 친구와의 데이트가 중요한 '타에 치욕이 되는' 경찰 이대로(이범수)는 범인 검거 도중 실신한 뒤 뇌종양 판정을 받는다.
"길어야 3개월"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은 대로는 '엎어 치나 메치나 병으로 죽으나 칼 맞아 죽으나 그게 그것'이라는 심정으로 10억 보험에 가입하고 순직을 결심, 죽음을 불사하는 저돌적인 형사로 변신한다.
한편으로 자신이 죽었을 때 혼자 남게 될 딸을 위해 생모 영숙(강성연)을 찾아 나선다.
한동안 잠잠했던 코미디 장르에 잠입(?)한 형사 '이대로', 그가 이 4색 한국영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마지막은 막바지 더위를 날려버리기 위한 '오싹' 공포 영화, '첼로- 홍미주 일가 살인사건'이다.
한 가족이 처참하게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잔혹하게 죽는다.
유일한 생존자인 아이들의 엄마이자 죽은 남자의 아내 홍미주는 그 모든 살인을 목격했다.
'첼로'의 줄거리는 공포라기보다는 미스터리에 가깝다.
시간 순서대로 평이하게 흘러가는 이 영화는 한을 품은 귀신과 의문의 인물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여느 공포영화들이 사용하는 장치가 드물다.
유령의 깜짝 출현이나 자극적인 소리로 관객을 놀라키지 않는다는 얘기다.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과거의 비밀과 살인사건들은 관객의 심리를 묘하게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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