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취임 100일을 맞아 거의 모든 언론들은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점수 매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것은 거의 “관습”이 됐는데, 이런 “관습”에 대해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장도 취임 100일 동안의 평가를 받기 어려운데, 국가를 운영하는 대통령에 대해 100일간의 성적을 매긴다는 것은 의미도 없고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현 정권에 대한 점수로 25점을 줬다는 보도가 있다. 이준석 전 대표가 25점을 준 이유는 현재 지지율이 25% 정도이기 때문이란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낮은 이유를 따져보면, 지지율이 곧 점수가 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다.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은 정책적 오류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의 원인은 대부분 1회성 사건에서 기인한다. 예를 들어, 김건희 여사의 지인을 봉하마을 방문 때 동행시킨다든지, 대통령실 비서관의 부인을 나토정상회의에 동행케 했다는 것들은 1회성 “사건”이지, 구조에서 기인하는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도 마침내 비대위 체제로 갈 것 같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비상 상황”의 개념에 대한 논란과 “인위적 비상 상황의 야기”에 대한 적법성 논란, 그리고 비대위 출범 시 이준석 대표의 자동 해임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준석 대표가 취할 수 있는 대응 방법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논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사법부의 태도를 보건데, 정당 내부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 같지는 않다. 자칫 사법부가 정쟁의 한가운데에 서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대표의 입장에서, 가처분 신청을 낸다는 것은 정치적 모험에 가깝다. 기각이라도 되는 날엔, 정치적 타격이 엄청날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비대위가 수명을 다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차기 전당대회에 다시 출마하는 경우다. 이 대표도 현재 이 경우를 대비하고 있는 것 같다. 이 대표는 현재 전국 각지를 돌며 당원과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는데, 이는 당내 기반이 약한 정치인들이 구사하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더불
“계파정치를 배격하고 통합정치를 하겠다” 지난 17일,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한 언급이다. 지금 시점에서 보자면, 이재명 의원은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입장이기는 하다. 그는 당내 “계파”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계파를 가지고 있지 않은 이유가, 계파를 배격하겠다는 본인의 의지 때문인지, 아니면 비주류이기 때문에 계파를 갖기 힘든 환경이었기 때문인지는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점은, 계파정치란 배격돼야 하는 “부정적 존재”만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계파정치는 민주적 정당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같은 정당이라고 해서 반드시 똑같은 생각을 해야 하고, 같은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민주적 정당이라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맞고, 같은 입장이나 생각을 가진 이들끼리 무리를 만들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유럽 상당수 국가나 일본의 정당에서도 계파가 존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국의 경우, 계파의 존재가 영국 민주주의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고 있다. 영국은 내각제 국가의 대명사이지만, 양당제하에서 내각제를 한다는 것이 문제를 야기할 수
김건희 여사의 행보를 두고 불필요한 시비가 오가고 있다. 야당은 “비선 실세”를 들먹이며,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의 “국정 농단 프레임”을 떠올리게 하려고 힘을 쏟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지적하고 싶은 점은, 이런 프레임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서는 제2 부속실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건희 여사는 영부인이기 때문에, 김 여사의 일거수일투족은 세간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고, 또한 공적 활동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밖에 없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김건희 여사가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고 집에만 있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공격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김건희 여사의 활동이 베일에 싸일수록 이상한 말들을 만들어내며 공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공개 행보를 하더라도 말들이 나올 수밖에 없고, 집에만 있어도 음모론이 활갯짓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럴 바엔 투명한 방식으로 공개 활동을 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라는 판단이다. 그런데 투명한 공개 활동을 위해서는 '공적 조직'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공적 조직의 지원 없이는, 지금처럼 공개 활동에 대한 다양한 말들이 나올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윤석열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한은 여러 측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일단 시기적으로 주목받을 만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방한한다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할 때, 단골로 방문하는 곳이 바로 비무장지대(DMZ)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 비무장지대를 방문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DMZ 대신 삼성반도체 공장을 방문한다. 이것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한의 목적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우리가 참여하는 것과 관련돼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현재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고, IPEF도 이와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방한에서 가장 주목됐던 부분은 바로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회동 여부였다. 미국 대통령이 방한할 때, 전직 대통령을 만난 사례는 찾기 힘들다. 외국의 외교 사례를 보더라도, 외국의 국가 원수가 특정 국가를 방문해서 전직 국가 원수를 만나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다. 하지만, 이런 사례는 있었다. 아베
"한 후보자는 즉각 자진 사퇴하길 바란다" 민주당 지도부의 말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부적격 인사라는 뜻이다. 총리 후보자는 국회의 “인준” 대상이어서, 국회의 동의를 받지 못하면 윤석열 당선인이 총리로 임명할 수 없는데, 민주당이 국회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낙마시킬 수 있다. 만일 한덕수 후보자가 낙마하게 되면, 이론적으로 윤 당선인은 인사청문 보고서가 채택된 장관 후보자들도 장관으로 임명할 수 없다. 법적으로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장관을 임명해야 하는데, 제청할 총리가 공석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현직 총리인 김부겸 총리가 추경호 경제 부총리 임명 제청을 하고, 이렇게 임명된 추경호 부총리가 “공석”인 총리를 대신해 장관 임명 제청권을 행사하거나, 아니면 김부겸 총리가 윤석열 행정부 내각에 대한 임명 제청권을 행사하고 내려오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래저래 모양새가 이상할 수밖에 없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를 낙마시키면 이렇듯 “이색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진짜” 한덕수 총리 후보자를 부적격 인물이라고 생각해서 낙마시킨다면, 국회의 다
정치는 이성적 프로세스여야 한다. 하지만 정치를 하는 주체는 감정을 가진 사람이어서, 감정적 갈등이 이성적 프로세스이어야 할 정치 과정을 때로는 망치기도 한다. 이런 언급을 하는 이유는, 요즘 윤석열 당선인 측과 문재인 대통령 간의 갈등이 간단치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갈등의 표면적인 발단은 청와대 이전 문제다. 하지만 그 이전에 이미 인사 문제를 두고 윤 당선인 측과 문 대통령 측이 갈등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과거에도 “등장할 권력”과 “퇴장할 권력” 사이의 갈등은 있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첨예한 경우는 없었다. 이처럼 갈등이 첨예한 이유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측면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들 수 있는 것은, 이번 대선에서 표 차이가 아주 근소했다는 점이다. 표 차이가 근소했기 때문에, 현재의 여권은 패했지만 “자신만만”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여권이 참고해야 할 부분이 있다. 윤 당선인과 이재명 전 지사 사이의 표 차이는 근소했지만, 전체 유권자 대비 윤 당선인이 받은 득표 비율은, 박근혜 전 대통령 다음으로 역대 2위라는 점이다. 참고로 문재인 대통령은 18대 대선에서 77.2%의 투표율 속에서 41.08%를 득표했는데, 이를 전체
이제 금요일부터 사전투표가 시작된다. 우리나라에서 사전투표는, 전국 단위 선거로는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때 처음 적용됐었다. 사전 투표가 처음 실시됐을 당시, 사전투표를 가장 많이 한 세대는 19세와 20대였던 반면, 가장 저조한 사전투표율을 보였던 세대는 70대 이상이었다. 하지만 최종 세대별 투표율을 보면, 20대의 투표율은 끝에서 두 번째로 저조했지만, 70대 이상의 투표율은 60대 투표율 다음으로 높았다. 처음 실시된 제도였기 때문에,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젊은 세대들이 사전투표에 많이 참여했던 반면, 상대적으로 새롭게 도입된 제도에 대해 생소함이 있을 수 있었던 고연령층은 본 투표에 참여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 사전투표율은 점점 올라갔다. 젊은 세대부터 고령층까지 점점 사전투표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갔기 때문인데,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세대가 60대와 70대였다는 점만 봐도 이런 추론이 틀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생각하듯이,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최종 투표율도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19대 대선의 사전투표율은 26.1%였고, 최종 투표율은 77.2%였던 반면, 21
선거의 계절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있다. 바로 정치 광고다. 정치 광고는 일반 상업 광고와는 다른 특징이 있다. 상업 광고의 경우, 광고 덕분에 매출이 1%라도 올라가면, 성공작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정치 광고는 그렇지 않다. 정치 광고 덕에 지지율이 1% 올라갔다고 하더라도, 선거에서 패배하면 그 광고는 실패작으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업 광고의 논리와 정치 광고의 논리는 다를 수밖에 없다. 정치 광고는 일반적으로 선거 전략이라는 큰 틀 안에서 만들어진다. 이번에 등장한 정치 광고를 봐도, 이번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의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이재명 후보의 광고에는, 자신을 둘러싼 여러 비호감적 요소들을 최대한 축소하려는 전략이 포함돼 있다. “이재명은 흠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상처가 많은 사람”이라는 광고 카피는 바로 이 후보 캠프의 이런 전략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후보의 경우에는, 광고에 걸음마를 하는 아기를 등장시키며 “국민이 키워낸 후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고, 동시에 공정을 강조하면서 정권 심판론을 키우려는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심상정 후보의 경우에는, 광고에 본인의 모습보다는 심 후보가 강조하는 지향점을 “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지난 16일, 이재명 후보의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유예 제안에 청와대가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에 대해 "혼란의 책임은 전적으로 이재명 후보"라며 이재명 후보를 직접 겨냥했다. 윤 후보는 지난 15일에도 "하도 말을 자주 바꾸니 후보가 콩으로 메주를 쑨대도 국민은 믿지 못할 것"이라고 이재명 후보를 직접 비판했다. 과거에 비해 이재명 후보를 직접 겨냥해 공격하는 빈도수가 잦아진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윤석열 후보의 주공격 대상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윤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비판했던 이유는 대략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로 꼽을 수 있는 점은, 대통령을 직접 비판해야 본인의 위상이 확고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계산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즉, 대통령을 직접 겨냥함으로써 문 대통령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는 이미지를 줌과 동시에, 여당 내의 야당이라는 이미지를 가졌던 이재명 후보의 차별화 전략을 물타기 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본인의 이미지가 문재인 정권과의 대립을 통해 형성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윤석열 후보가 제1야당의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현 정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