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천어인 ‘아롱이’와 ‘다롱이’이는 제천에 있는 산천어 양식장에서 함께 살고 있었다. 2019년 1월 2일, 양식장 주인이 대기하고 있는 여러 대의 수족관 차량에 물고기 모두를 옮겨 태웠다. 물론 아롱이와 다롱이도 같이 실려갔지만 다행히도 같은 차량에 있게 됐다. 오랜 시간을 수족관에 갇혀 이동하다 보니 다른 물고기와도 부딪치기도 하고 산소도 부족해 몹시 고통스러웠다. 아롱이가 물었다. “우리는 어디로 가는 걸까?” “응, 아마 양식장보다 더 좋은 데일꺼야. 사람들이 우리를 넓은 강과 바다로 보내주려는 것이 아닐까? 희망을 갖고 조금만 힘을 내, 응?” 다롱이가 불안해하는 아롱이를 위로했다. 약 3시간여를 달리던 차량은 북한강 지류인 화천천변에 도착했다. 산천어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귀한 손님들이 오셨다”하며 물고기들을 마중나왔다. “아롱아, 내말이 맞지? 여기 강가야. 우리를 강에 풀어주려나 봐. 북한강을 계속 헤엄치다 보면 바다로 갈 수도 있어. 저 사람들이 우리를 무척 반가워하고 있어.” 다롱이가 기뻐하며 말했다. “응. 그래 네 말이 맞았네.”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물고기들을 하천에 풀어놓았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하천에 놓인 물고기들은 2
(좋은 사람들) 1990년대 말 불어닥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지방차치단체들이 외국투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필자가 경기도 관련 홍보영상물을 제작하기 위해 미국인 몰몬교 선교사 두 명을 찾아가 외국투자가 연기를 부탁했다. 한여름 오후 내내 실내와 실외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촬영을 마치고 수당을 지급하려 하자 받기를 사양했다. 미국의 몰몬교 청년들은 대부분 선교를 위해 집을 떠나는 것이 전통이다. 그러나 순수 자비로 선교생활을 해야 하며, 선교지에서 봉사할 때 절대 대가를 받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군 관련 업무를 담당할 때 한국에 온 미군장병들을 위한 교육용 비디오를 제작한 일이 있다. 제작완료 전 의견 청취를 위해 홍보전문가와 한미 군 관련 인사들을 초청해 시연회를 열었다. 그런데 미군장교 두 명이 수당지급 문서에 계좌번호를 기재하지 않았다. 회의 참석이 공무수행이므로 별도의 수당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동행한 군부대 소속 통역관이 계좌번호를 적으려 하자 나무라기까지 했다. (나쁜 사람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지난해 5·18 관련하여 명예훼손죄로 기소됐지만 치매질환을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했다. 그런데 며칠 전 강
모델 A : 애니메이션 영화 ‘마이펫의 이중생활’은 뉴욕의 한 아파트에 사는 애완동물들의 이중생활을 흥미롭게 전개한다. 이들은 각자의 주인이 출근한 사이 함께 모여 놀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한다. 어느 날 주인공 맥스가 유기견 보호소에 붙잡혀 가자 구출작전을 펼친다. 작전에 성공한 후 진정한 우정을 느끼고 한층 성숙해진다. 각자 집으로 돌아와서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귀가하는 주인을 반긴다. 주인에게 사랑받는 것만 좋아했지만, 유기견같은 가엾은 처지에 있는 동물을 위로하고, 위기에 처한 친구를 구하기 위해 합심하여 모험을 펼치는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기특하다. 자신들이 한 일을 서로에게는 물론 주인에게도 자랑하지 않는다. 대견한 일을 한 것 그 자체에 뿌듯함을 느낄 뿐이다. 행적을 과대포장하거나 명절과 연말만 되면 연례행사 하듯, 공금으로 구입한 선물을 복지시설에 전달하며 그 선물이 자신이 마련한 것인 양 단체 사진을 찍고 홍보하는 기관장이나 정치인들이 새겨야 할 메시지다. 모델 B :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는 한 인간의 처절한 이중생활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걸작이다. 낮에는 존경받는 의학박사이자 법학박사이지만, 밤에는 이기적이며 다른 사람들에
미국의 에드워드 스노든은 CIA(중앙정보국)와 NSA(국가 안보국)의 정보분석 요원이었다. 그는 고등학교를 중퇴할 정도로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2001년 9·11테러를 계기로 국가안보에 몸바치겠다고 결심하며 애국심을 키웠다. 그 후 뛰어난 정보분석 능력을 인정받아 미국 CIA와 NSA에서 고액의 연봉을 받으며 근무하던 중, 이곳에서 국내외 사람들의 일상을 비밀리에 사찰하는 것을 목격하고 이를 언론에 제보했다.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가장 고귀한 가치로 신봉하고 있는, ‘가장 위대한 민주주의 국가’라고 불리는 미국의 추악한 민낯을 용기 있게 폭로한 것이다. 그는 미국정부의 수사망을 피해 현재 러시아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다. 한 조직에서 벌어지는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행위는 조직 내 직원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내부 직원의 도움 없이는 그것들을 제대로 밝혀내기는 쉽지 않다. 역사적으로 볼 때 커다란 비리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 배경에는 대부분 내부자의 제보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내부 제보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첫째, 제보 내용이 대부분 사실(fact)이라는 점이다. 그 내용이 사실이라도 신분상의 불이익이 따를 수 있는데, 하물며 거짓이라면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공평한 것은 시간과 죽음이라는 말이 있듯이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그래서 죽음을 두려워하고 죽음에 대해 논하는 것조차 금기시 해왔다. 지금까지 인간이 풀지 못한 과제 하나가 죽음 이후의 세계이다. ‘죽음은 삶의 끝일까? 아니면 또 다른 세계의 시작일까’ 하는 의문이 끝없이 생긴다. 성직자들은 죄를 짓지 않고 교리를 따르며 착하게 살면 천국으로 갈 수 있다며 천국티켓이 종교를 선택한 사람들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인 양 강조한다. 천국은 경쟁, 고통, 물질적인 부족함이 없는 낙원이라는 희망을 끊임없이 주입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천국에 대해 다음 세 가지 의문을 던진다. “죽음의 경지를 넘어서 돌아온 이가 한 사람도 없다. 그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안 때문에 이 세상을 떠나 우리가 알 수 없는 고통을 받기보다는, 세상에 남아서 그 괴로움을 참고 견디려 한다.”라고 말한 햄릿처럼 천국의 존재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둘째 의문은, 천국에 가고자 하는 사람들은 경건하게 살아야 하며, 혹여 가벼운 죄도 범하면 회개하면서 행복을 절제한 채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살아야만 하는가이다. 또 한 의문은, 왜 수많은 성직자가 말로는 천국이 그렇게 살기 좋다고 하
안희정 충남지사에 이어 지금 세 명의 시·도지사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드루킹 댓글 작업을 주도해 재판 중인 김경수 경남지사, 아내가 트위터에 허위와 명예훼손의 글을 올려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로 국정조사를 받게 된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모두 혐의사실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이들의 공통점은 여당의 영향력 있는 대선 주자라는 점이다. 여기서 질문을 한번 던져보자. 이들 세 명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 것을 가정할 때, 어느 죄가 가장 클까? 필자가 내린 답은 박원순 시장, 김경수 지사, 이재명 지사 순이다.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 직원 1만7천84명에 대해 조사한 결과, 1천912명이 친인척 관계인 것으로 밝혔다. 그러나 야당측에서는 조사 응답률이 11.2%에 불과하며, 전수조사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사의 인사처장은 자신의 아내까지 정규직으로 만들고 조사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이 정도면 공사의 뿌리까지 부패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기업보다 투명할 것으로 믿고 공기업의 문을 두드린 취업준비생에게는 “일자리 약탈행위”이며 “테러행위”이다. 차라리 외국으로 가는 게 낫겠다는 체념이 커지고 있다.
올해 2월 ‘경기시민연구소 울림’이라는 단체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가 추진해야 할 3대 핵심 정책과제 발표 기자회견이 있었다. 2017년 3월 출범한 이 단체는 경기 경실련과 연대해 정치·사회 운동을 벌이는 단체다. 그런데 3대 핵심과제 중 ‘산하기관 관피아 청산’이 포함되었으며, 정치중립을 지키며 공무에 전념해야 할 한 경기도 산하기관장이 이 단체의 이사라는 점이 의아했다. 도내 어느 산하기관에 관피아가 있으며, 어떤 폐해를 일으키고 있는지, 관피아가 핵심과제에 포함될 정도로 절실한 과제인지, 진정 관피아의 의미를 아는지 반문하고 싶다. 관피아로 단정 지으려면 적어도 다음 두 가지 조건에 해당해야 한다. 우선 퇴직 후 산하 기관·단체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이전에 근무했던 행정기관 공무원들과 조직적이고 은밀한 카르텔을 형성하여 상호 공조를 통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여야 한다. 이런 행위는 개인의 부당이익에 한하지 않고 행정기관과 재취업기관의 공정한 업무수행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세월호 침몰의 주요 원인의 하나가 해수부-한국해운조합-한국선급 간의 뿌리 깊은 부패고리였다
士자가 들어가는 직업군 중 변호사, 법무사, 노무사, 행정사가 있다. 왜 선비를 뜻하는 士가 들어가 있을까? 높은 학식과 올곧은 성품이 요구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황퇴계집에 보면 선비는 자기 몸을 깨끗이 하고 옳게 행하는 것 뿐이니, 화와 복을 논할 것이 못 된다고 하였다. 여기 세 개의 일화를 소개한다. 지난 6월, A라는 사람이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되어 구제를 위해 한 행정사를 찾았다. 행정사가 어떻게 술을 마시게 됐냐고 물었다. 의뢰인은 “그냥 마셨어요. 여러 번 음주운전을 했는데 운이 없어 적발됐어요”라고 반성의 기색 없이 내던지는 식으로 말했다. 행정사는 사건 수임을 거절했다. 당장 수임료를 받겠지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불가피하게 음주운전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거짓 상황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양심에 걸릴뿐더러, 설사 그 거짓이 운좋게 받아들여져 구제가 된다 하더라도, 그는 다시 또 음주운전을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행정사가 공공의 적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장인 B씨는 서울 서초에 있는 변호사 사무실을 찾았다. 소속직원을 해임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변호사는 해임에 이를 만한 중대한 사유를
초지일관(初志一貫)이란 처음 세운 뜻을 변하지 않고 끝까지 밀고 나간다는 뜻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목표를 향해 부단히 노력한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바보스러우니만큼 초지일관했던 사람들이 있다. 이태석 신부는 좀처럼 입학하기 어려운 의대를 졸업한 의사였다. 그러나 청소년 시절부터 그의 꿈은 가난하고 의지할 곳 없는 사람들을 돌보는 신부가 되는 것이었다. 그는 장래가 보장되는 의사임에도 신부가 되어 낯선 아프리카 수단에서 병들고 굶주리는 사람들을 위해 헌신했다. 정작 자신이 대장암 말기 환자라는 것도 몰랐고 결국 48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교세 확장과 자신의 권위를 높이는 데만 몰두하는 성직자들이 이 신부의 삶을 곰곰이 반추하면서 자신을 성찰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넬슨 만델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만연한 인종주의(Apartheid) 철폐를 위해 일생을 헌신했다. 이 때문에 정부와 백인들의 핍박을 받았으며, 급기야 케이프타운의 로벤아일랜드 감옥에서 27년간 감옥살이를 했다. 하지만 그는 백인과 정부에 대해 증오심을 품지 않았고, 대통령이 된 후에도 보복이 아닌 용서와 화해의 정치를 폈다. 오늘의 한국정치를 들여다보면 정적에 대한 분노의 드라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