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저녁 여권 대선경선후보 6인이 3차 TV토론을 벌였다. 이재명 후보가 지난 8월 8일 여권 후보자간의 네거티브를 중단하고 캠프간의 소통채널을 마련하자고 제안한 후 진행된 첫 토론회였다. 백제논란에서 인성시비, 경기도 지사직 유지문제, 탄핵찬성, 조국사태 방조, 삼부토건 비리 연루설 등으로 이어진 이낙연 캠프와 이재명 진영의 날 선 공방은 ‘명락대전’이라 부를 정도로 과열된 면이 있다. 주류언론은 양 캠프의 갈등을 부추겨 ‘명락공멸’ 분위기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배설물 같은 말’을 인용해 기사를 쓰는 언론사들을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3차 TV토론회에서 경선후보들은 상대적으로 뭔가를 ‘자제’하며 후보자의 과거 발언과 기본정책에 대한 공방에 치중하는 모습이었다. 인신공격과 같은 네거티브 캠페인으로 단기적 효과를 얻을 수는 있지만 길게 보면 망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대통령이 되면 무엇을 할 것인지,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정책과 비전을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한다. 여권 지지율 1위 이재명 지사의 핵심 공약은 기본소득이다. 이 지사가 주장하는 기본소득 정책은 3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는 코로나19 상
윤석열 캠프는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 대표와 강진구 기자 등 3명을 주거침입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열린공감tv에서 방송한 내용을 확산한 매체에 대해서도 즉시 기사를 내리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으면 추가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7일 '열린공감tv'와 '경기신문'은 공동취재를 통해 양재택 전 검사 모친과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경기신문은 “김건희는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 제목의 기사를 통해, 열린공감tv는 “얘가 너무 남자가 많았다” “남의 재산을 빼앗았다”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양 전 검사와 김건희 씨의 동거설 등에 대해 보도했다. 윤석열 예비후보는 전직 검찰총장이고 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 중 한사람이다. 모든 언론이 나서서 정치인으로서의 자질과 살아온 삶, 정책 등에 대해 혹독하게 검증할 수밖에 없는 ‘공인 중의 공인’이다. 열린공감tv는 ‘주거침입’ 주장에 대해 초인종을 누르고 ‘환대’ 받으며 만났다고 밝힌 바 있다. 공인의 명예훼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1964년 나온 미국 연방대법원의의 ‘'뉴욕타임스' vs. 설리번 판결’을 다시 소환해야 한다. 이 판결의 핵심은 명예훼손 소송에서 원고가 공인일 경우, 원고(공인)가
다시 대선의 계절이 돌아왔다. 민주당은 예비경선을 마치고 대선후보를 6명으로 압축했다. 선거는 정당 혹은 후보자 간의 ‘프레임 전쟁’이다. 프레임(틀짓기)은 사람들이 세상 혹은 사건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지킬 것이 많은 기득권 세력은 프레임을 만들고 미디어는 이를 널리 유포하고 강요한다. 우리는 가랑비에 옷 젖듯이 자신도 모르게 ‘그들의 프레임’에 함몰되는 경우가 많다. 가령 유권자가 국회의원 등 정치인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전형적인 ‘시민참여’ 방식이다. 하지만 미디어를 통해 ‘문자폭탄’이라는 말을 자꾸 듣다 보면 ‘가만히 있어!’에 익숙해질 수 있다. 송영길 민주당대표는 뜬금없이 ‘대깨문’ 운운하며 일갈한 데 이어 박정희를 소환하는 등 ‘당대표 리스크’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반면에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선 최문순 강원지사는 지난 1일 ‘조국사태 청년세대 좌절감’ 운운하는 질문에 대해 ‘조국사태’가 아니라 ‘윤석열사태’라고 직격했다. 추미애 후보는 촛불정신과 검찰개혁을 소환하여 전면에 내세우며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주류미디어는 진보인사죽이기에 이어 진보세력에 대한 부정적 틀짓기에 골몰해왔다. 포퓰리즘, 복지망국, 개혁피로증 같은
《조국의 시간》이 출간 4주 만에 40만부를 돌파했다고 한다. 현재 출판 시장 여건을 고려할 때 경이로운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조국 뉘우스’(전상훈)에 따르면 지난 2019년 8월 조국교수가 법무부장관으로 지명되던 무렵부터 약 4주간 신문과 방송에서 내보낸 조국관련 ‘의혹기사’는 무려 130만 건이 넘었다. 《조국의 시간》을 읽으면서, 사나운 사냥개로 전락한 한국 언론의 실상에 새삼 몸서리쳤다. 검찰이 정보를 흘리면 대다수 언론이 거국적으로 ‘단독’보를 양산하고, 야당이 메가톤급 확성기가 되어 소음을 굉음으로 키운다. 의도한대로 여론이 형성되면 검찰은 수사를 확대하고 정보를 또 언론에 흘린다. 이것이 검찰-언론-국힘당 삼각편대의 진보인사 죽이기 알고리즘이다. 핵심 고리가 언론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윤석열사태’ 전까지만 해도 국내 언론사를 조중동과 같은 보수언론과 한경('한겨레' '경향')같은 진보언론으로 구분하기도 했다. 옛날이야기다. 이제 중앙 일간지와 종편채널, 공민영 지상파방송과 같은 주류언론의 경우, 적어도 뉴스에 있어서는 별반 차이가 없다. 무한경쟁 환경이 그들을 추락시킨 면이 있지만 환경 탓만은 아니다. 스스로 기득권세력에 편입했다. 그들
구글과 유튜브, 넷플릭스에 이어 아마존,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와 같은 미국산 글로벌 미디어들이 속속 국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우리의 눈길을 잡기 위한 무한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닥치는 대로 데이터를 끌어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정교한 알고리즘을 만드는 기업이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다. 페이스북을 하다보면 그저 그런 상업 광고와 정치적 프로파간다에 가까운 유사 정보가 ‘사람사는 이야기’를 압도한다. 유튜브에 한번 들어가면 꼬리를 무는 ‘핫한’ 영상을 보느라 늪에 빠진 듯 정신 줄을 놓고 시간을 보내게 된다.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뉴스나 정보 검색, 쇼핑과 관련이 있는 포털과 손절하는 것은 아예 불가능해 보인다. 지구촌의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중독 상태라는 진단도 있다. 사실 다수의 사람들을 중독시키는 것이 ‘미디어 제국’의 목표이기도 하다. 디지털 기기나 유튜브같은 플렛폼, 각종 소셜미디어는 사람들이 그 곳에서 가능하면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설계되었고 계속 진화하고 있다. 불필요한 이용을 자제하려 애쓰는 사람들도 많다. 스크린 반대편에서 우리를 지켜보면서 우리의 자제력을 무너뜨리는 것이 임무이자 직업인 수천 명의 천재 전문가를 상대로 전투
지난 5월 27일 국회에서는 포털 알고리즘 관련 공청회가 열렸다. 포털의 뉴스관련 알고리즘을 매년 정부와 국회에 제출토록 하는 강제하는 법안에 대한 논의 자리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대부분 참석자들은 알고리즘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현재 국내 온라인 뉴스 유통을 복점(duopoly)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 측은 사회적 합의가 된다면 공개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포털의 ‘뉴스 편향노출’ 시비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지난 2007년 17대 대선 때, 대선미디어연대는 언론개혁 과제 중의 하나로 포털의 뉴스 편향성 시정을 꼽은 바 있다. 이후에도 포털의 미디어 생태계 파괴와 특정 언론 중심의 뉴스 노출에 대한 비판은 계속되었다. 문제는, 편향성과 관련하여 심증은 있지만 물증을 잡기 어렵다는 데 있었다. 지난 3월 9일 MBC ‘스트레이트’에서는 학습실험과 포털이 노출한 기사 누적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네이버의 뉴스 배열을 들여다봤다. 이 프로그램이 내린 실증적 결론은, "당신이 네이버 뉴스를 보는 사람이라면 보수, 진보, 중도 등 그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게 《중앙일보》와 《조선일보》계열, 《한국경제》와 《머니투데이》계열 언론사의 뉴스를
“방역당국이 감염자 수를 조작하고 있다.” “백신접종 후 수십 명이 사망했다.” “백신이 바닥났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주류 언론까지 나서서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를 퍼트리고 있다. 가짜뉴스란 “객관적 사실관계를 의도적으로 조작한 허위 정보”(허위조작정보)를 의미한다. EU에 따르면 경제적 이익을 얻거나 고의로 공중을 속이기 위해 제작, 유포된 정보다. 가짜뉴스는 동서고금을 통해 늘 존재했던 신문과 방송의 오보나 편파보도, 유언비어와 달리 출처조작 등을 통해 ‘의도적으로’ 대중을 기만하고 그 결과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거나 경제적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명백한 범죄행위다. 지난 2016년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와 미국 대선은 ‘가짜뉴스 경연장’이었다. 브렉시트 당시 널리 유포된 대표적 허위정보는 영국이 매주 3억5000만 파운드를 EU에 분담금으로 지불한다는 이야기였다. 실제 분담금은 1억7천500만 파운드였지만 투표일까지 대다수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영국의 언론인 제임스 볼에 따르면, 2016년 미국 대선 직전 8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미국인이 가장 많이 읽은 상위 20개 가짜뉴스는 SNS 등을 통해 무려 870만회
‘기레기’란 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다. 당연히 기자들을 경멸하는 모욕적인 표현이다. 위키백과에서는 “허위 사실과 과장된 부풀린 기사로 저널리즘의 수준을 현저하게 떨어뜨리고 기자로서의 전문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사람이나 현상”을 지칭하는 말로 규정한다. 얼마 전 대법원은 ‘기레기’란 말을 들을만한 기사를 쓴 기자에게 ‘기레기’라고 하는 것은 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기레기’라는 말은 2010년 무렵 MB정권이 언론을 장악한 이후 등장했고, 널리 쓰이게 된 것은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보도 이후다. 과거에도 사이비기자, 악덕기자, 어용기자와 같이 기자직을 비하하는 말은 있었다. 그렇다고 한국에서 기자라는 직업이 본래 그런 것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미 100년이 훌쩍 넘은 한국 언론의 역사는 한마디로 ‘영혼이 있는’ 기자가 반복적으로 추방되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구한말 지사(선비) 언론인과 식민지시절 민족주의 계열 기자들은 일제가 축출했다. 해방 직후 남한을 접수한 미군정은 40여 곳의 좌익계열의 언론사와 수많은 ‘반미’ 언론인을 ‘대학살’했다. 박정희는 쿠데타 이후 진보계열 《민족일보》 발행인 조용수를 처형했고, 10월 유신
‘신문지 한류’가 한창이다. 지난 4월 8일 문화방송 보도에 따르면, 태국의 가구시장과 소품시장, 인도네시아 꽃시장, 파키스탄의 길거리 음식점 등 동남아 시장에서 조중동을 비롯한 한국 신문지가 ‘물건 포장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신문지는 지난 2018년 1000톤, 2019년 4500톤에 이어 작년에는 무려 18,000톤이 수출되었다고 한다. 한국은 세계 5위의 펄프 수입국이다. 인쇄잉크도 상당 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신문용지는 나무를 죽이고, 폐기된 인쇄잉크는 환경을 훼손한다. 비싼 종이를 잉크로 ‘오염’시킨 후 원가의 십분의 일도 되지 않는 가격으로 수출하고 있는 셈이다. 수출로 ‘활로’를 찾기 이전에는 주로 국내 계란농가에서 재활용되었다. '미디어 오늘' 등의 보도에 따르면 매일 120톤(약 40만부)이 넘는 비닐포장도 뜯지 않은 ‘새 신문’이 계란판으로 둔갑하고 있다. 얼마 전 문화부의 신문 부수 조사에서 드러났듯이 주류 신문의 부수 부풀리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발행부수와 영향력을 과장하여 기업광고와 정부광고를 유치, 유지하는 데 혈안이다. 신문지의 무모한 과잉생산과 폐기는 엄청난 사회적 낭비와 부작용을 낳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독초에 물
구글 등 글로벌 미디어제국의 ‘갑질’이 점입가경이다. 지난해 7월 이후 민주당 조승래 의원을 비롯한 여러 의원들은 구글 등이 시장 우월적 지위를 무기로 특정 결제수단 강제(인앱결제)를 막기 위한 정보통신망법개정안을 제출한 바 있다. 이후 수차례 논의가 있었지만 아직도 이 법안은 국회 과방위 소위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구글의 물타기 전략과 야당(국민의힘)의 갈지자 행보 탓이다. 지난해 9월말 구글은 2021년부터 구글플레이에서 유통되는 게임뿐만 아니라 음원, 동영상 등에 대해서도 인앱결제를 강제하고, 그 수수료도 30%로 책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가령 어떤 대형백화점이 자신의 매장에서 구매하는 모든 물건은 자사의 카드로 결제해야 하고, 결제수수료를 30%(통상 2-3%)로 하겠다고 선언했다고 가정해보자. 불매운동을 하지 않아도 그 백화점은 순식간에 망해버릴 것이다. 구글이 그렇게 나올 수 있는 것은, 대체재가 없는 압도적인 글로벌 독점사업자이기 때문이다. 구글은 2020년 기준 전세계 검색엔진 시장의 92.5%를 차지하고 있다.(네이버 0.07%) 자회사 유튜브의 경우 매일 전세계에서 14억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고, 대한민국의 동영상OTT시장의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