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윤석열 탄핵이 가결됐다. 12월 3일 현직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내란을 일으킨 이후부터 내 일상은 엉망이 됐다. 대다수 국민들도 그랬을 것이다. 무슨 일을 하든 마음은 콩밭에 가 있었다. 농경시대 땅 없던 민초들이 주인 없는 자투리 땅이 보이면 심었던 콩. 자신이 주인 행세를 할 수 있었던 콩밭에 마음이 가 있는 농부처럼 나는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의 주권자로서 국가의 안위에 마음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2024년 민주주의 선진국 대한민국에서 벌어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친위쿠데타에 참여하거나 동원됐던 사람들의 증언과 당시 영상들을 보며, 남북한 간의 국지전을 일으킬 시도를 했다는 사실도 알게 되며, 수십 년 애써 만든 밭이 한순간에 쑥대밭이 될 뻔했구나 하는 공포감에 소름이 돋았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윤석열이라는 콩은 어떻게 길러진 콩이길래 헌법과 국민을 지켜야 할 대통령이 헌법을 유린하고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쿠데타를 기획했을까? 쿠데타에 동조하고, 방관한 국무위원들, 국군의 사령관들 그리고 헌법기관인 국회를 위헌, 위법적으로 침탈했음에도 불구하고 헌법에서 명한 질서 있는 절차인 탄핵을 반대한 국회의원들.
[ 경기신문 = 황기홍 기자 ]
상상을 초월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소동에 따른 충격이 온 나라에 격랑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잖아도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지속되고, 국제 경제환경도 날로 강퍅해지고 있는 판이다. 정신을 똑바로 가누고 헤쳐 나가도 어려울 판에 이런 정변 사태라니, 땅을 칠 노릇이다. 정략적 관점을 넘어서는 지혜가 더없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민 대다수의 생존과 직결되는 경제와 안보만큼은 빈틈이 드러나서는 안 된다. 이미 저성장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우리 경제에 덮친 계엄·탄핵 정국의 소용돌이로 우리는 국가적 다층 복합위기를 모면하기 어려운 상태다. 외신들도 계엄으로 ‘코리아디스카운트’가 더 심해졌고 탄핵 불발로 정치적 혼란까지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쉽지 않지만, 정치와 경제 현안을 분리해 대응하는 슬기로 대외신인도의 급전직하를 방어해나가야 한다. 우선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폭탄이 목전에 닥친 가장 큰 외생변수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이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2% 아래로 끌어내릴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마저 쏟아진다. 느닷없는 메가톤급 ‘자폭 정치’로 인한 국정 마비 위기가 민생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고, 국가안보마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