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사회학자 마이클 영이 1958년 '능력주의의 등장'을 발간한 이후 능력주의가 시대의 화두로 떠올랐다. 우리 사회의 능력주의는 어떠한가? 능력주의는 자신의 능력과 재능에 따라 보상받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가문과 혈통에 의한 세습주의를 부정하고 인종, 성별 등에 의한 차별은 금지된다. 무상으로 의무교육이 이루어지고 교육을 통해 능력이 키워진다. 경쟁으로 사회성취가 이루어지므로 능력주의는 공정의 가치가 되었다. 부와 명예는 개인의 능력과 근면의 결과이고 가난은 무능과 게으름의 결과로 이해됐다. 산업화 시기에 능력주의는 고도 경제성장의 초석이 되었다. 조선시대 과거제도를 통해 관리를 등용하던 전통으로 능력주의는 고시제도 등 각종 시험제도에 자연스럽게 반영되었다. 공개경쟁으로 능력에 따른 사회이동(social mobility)이 가능해졌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이 실재가 되었다. 그러나 경제의 발전이 부의 편재를 초래하고 경제적 격차가 심해지면서 ‘금수저 흑수저’ 논쟁이 회자 되었다. 1994년부터 시행되어 온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대학입학 선발제도에 초점을 둘 뿐이다. 능력주의를 개선하기 위한 논의는 찾아보기 어렵다. 학생들의 성적을 서열화하여 어느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대부분의 유권자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어떤 업무를 하고 어떻게 선거를 준비하는지 잘 모른다. 이에 지난 국회의원선거에서 정당추천 선관위 위원으로서 활동하며 느낀 선거관리위원회와 그 업무의 성격 등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로 선관위는 ‘중립적’이다. 선관위는 말로만 외치는 중립이 아니라 구체적인 기준을 세워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 선거를 흔히 전쟁에 비유한다. 전쟁에는 아군과 적군이 존재한다. 한쪽 진영에서 볼 때 중립은 야속한 존재라 출마자들은 매사에 중립적인 자세를 견지하는 선관위에 서운함이나 불만을 표시하지만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하는 것이 기관의 사명인 선관위는 흔들림 없이 중립을 유지한다. 필자는 이번 국회의원선거에서 선거법 위반 신고에 대한 대응, 개표과정에서 투표지 유‧무효 심사 등 모든 업무에 있어 선관위가 명확한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선거를 관리하고 있음을 매번 확인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선관위 업무는 ‘확인의 연속’이다. 투표용지 인쇄 과정을 감독하거나, 선거공보 발송·투표함 이송, 우편투표 접수 등을 정당추천 위원 자격으로 직접 참관해보니 선관위의 업무 절차는 국민의 참정권을 온전히 보장하는 한편,
지난 6월 24일 화성시 이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의 악몽이 아직도 선연한데, 경기도 내의 공장들에서 크고 작은 사고들이 빈발해 산업현장 안전불감증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 안전사고나 안전수칙에 대한 주의 의식을 느끼지 못한 채 공장을 운영하거나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반증이다. 안전의식 고취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다. 부주의와 무감각은 반드시 비극을 잉태한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 명심할 때다. 지난달 28일 오후 화성시 장안면 석포리의 한 폐비닐 재활용 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43시간이 지나서 이틀 뒤인 30일 오전 11시 27분께나 돼서야 완전진화됐다. 불에 쉽게 타는 폐기물이 공장 내 다수 보관돼 있었던 데다가 강풍까지 겹쳐 진압이 오래 걸렸던 것으로 보인다. 이 화재로 공장 8개 동이 전소되고 차량 2대가 불에 탔다. 소방당국은 화재 규모가 크다고 판단, 신고 20여 분 만에 대응 1단계(3∼7개 소방서에서 31∼50대의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를 발령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오후 5시 6분께 대응 2단계(8∼14개 소방서에서 51∼80대의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로 격상했다. 화재 현장에서 발생한
필자는 야구를 좋아해서 특정 팀을 오랜 기간 응원했다. 방학을 맞이하여 집에서 차로 4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홈구장에 경기를 구경하러 갔다. 저녁 경기임에도 점심쯤에 도착해서 사고 싶었던 유니폼을 1시간 동안 줄 서서 구입했다. 지치지 않고 또 다른 이벤트를 위해 기꺼이 줄을 섰다. 이날 대략 2시간 30분 정도를 기다렸다. 평소였다면 바로 포기했을 텐데 멀리까지 왔으니 계획했던 일들을 다 해치울 심산이었다. 7월 마지막 날 여름 날씨는 그늘에 앉아 있어도 곧 땀이 흐를 정도였다. 야구단 직원이 연신 돌아다니며 몸에 이상 증세가 있으면 바로 알려 달라고 말할 정도였다. 공놀이가 뭐라고 땡볕에 서 있는 내 모습이 웃겼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대단하고 저 사람들도 대단하다고 느꼈다. 푹푹 찌고 습한 날씨에도 경기가 시작할 무렵이 되자 금세 관중석이 들어찼다. 오늘 경기는 매진이라는 문구가 전광판에 뜨고, 투수가 공을 던지기 시작하자 설레서 심장이 쿵쾅거렸다. 기분 좋은 설렘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날은 응원하는 팀이 KBO 최다 실점 신기록을 낸 날이었다. 무려 30실점을 했다. 경기 초부터 대량 실점하는 등 조짐이 좋지 않아서
우연히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마법 시계를 발견한다면 어떤 일을 하시겠습니까? 몇 년 전 한 한 여대생이 아버지의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마법 시계를 사용해 과거로 되돌아간 뒤 아버지의 목숨을 구하고 자신은 노인이 되어버린다는 다소 황당한 설정의 드라마가 방영된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는 한 할머니였습니다. 남편과 일찍 사별하고 장애를 가진 자식을 혼자 키우며 고되고 힘든 삶을 살았던 할머니는 치매에 걸리고 점차 잃어가는 기억 속에서도 가장 행복했던 과거 한순간의 기억 속으로 되돌아가 다시 살아갔던 것이었고 작가는 이것을 마법 시계라는 소재로 표현하였던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치매’를 가족들 또는 자식들의 입장에서 더 많이 바라본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치매 노인을 모시는 가족들의 고초나 어려움은 설명할 필요 없이 모두가 공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치매를 겪게 되는 노인의 입장에서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갈지, 그들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할지 과연 얼마나 생각을 해보았을까요? 최근에는 치매 노인과 같이 인지능력의 문제로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이들의 ‘자기결정권’을 옹호하기 위한 임의후견제도, 사
화성시가 철도망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3월엔 동탄역 GTX-A가 개통됐다. GTX-A를 이용하면 동탄역에서 수서역까지 20여 분만에 갈 수 있다. 강남과 판교 등으로 출퇴근하는 시민들 이동 편의가 높아졌다. 여기에 오는 10월에는 서해선(충남 홍성~화성 송산)이 개통될 예정이다. 앞으로 신안산선 향남 연장사업이 순차적으로 개통되면 시민들의 광역교통 수요가 어느 정도 충족될 것이다. 최근엔 경기남부권 주민들의 숙원인 동탄인덕원선(동인선) 11공구도 본격 공사에 들어갔다. 11공구는 동인선 구간 가운데 능동, 반송동 구간이다. 이곳에 들어서는 능동역(가칭)은 화성시의 적극적인 요구가 반영된 역이다. 이 구간이 개통되면 동탄1·2신도시 주민들의 철도교통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동인선은 오는 2029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화성시 동탄역~용인~수원~의왕~안양 인덕원 역까지 약 39Km를 40분대로 연결하는 노선이다. 이 구간에는 정류장 17개소가 생긴다. 동인선은 원래 2026년 완공예정이었다. 2003년 처음 제안됐지만 2018년 3월에야 기본계획을 고시했고, 2021년 전 구간 착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실시
현재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는 국가들에서 저출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구절벽이나 인구소멸이니 하는 말들이 많이 나온다. 후진국에서는 아이를 많이 낳으면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만, 선진국에서는 아이를 낳지 않으면 경제발전의 동력이 멈출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였던 중국을 보자. 중국은 과거 먹여 살려야 하는 인구가 너무 많아 산아제한 정책을 실시한 적이 있다. 그러나 개혁이 시작되면서 산아제한은 점차 풀리기 시작했다. 당시 ‘수돗물 한방울(1인당 생산성) × 13억 인구 = 저수지’라는 신화사의 그림은 인구의 중요성을 잘 말해주었다. 경제발전이 인구 숫자에 달려 있다는 논리였다. 그런데 요즘 들어 중국이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면서 중국의 출산율은 낮아지고 있고 오히려 인도가 중국의 인구를 넘어섰다. 중국 경제가 성장했지만 그 과정에서 불평등이 아주 심해지고 먹고 살기 힘들어지니까 아이를 낳을 여유가 없어진 것이다. 결국, 중국 정부도 출산을 장려하기 시작하였다. 유럽 국가들도 출산율이 인구 변동 없는 수준인 2.1명에 미치지 못해 이를 극복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 과정을 겪어왔고 똑같은
사그락 사그락. 쌀이 그릇에 부딪히는 소리가 참 듣기 좋다. 전통주 갤러리에 있으면 전통주를 홍보하거나 대외적으로 나서는 일이 참 많다. 예전에는 때때로 그런 일들이 어색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사명감을 가지고 즐기며 해나가고 있다. 우리의 전통주를 한 분에게라도 더 알리는데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그보다 기쁜 일이 어디 있을까. 그러나 나는 술을 빚는 일을 사랑한다. 그런 본질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고, 내가 해내는 모든 일들의 원동력이 되어준다. 송홧가루는 봄철에 사람들에게 골칫거리 취급을 받는 것 중 하나다. 하지만 나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술의 재료가 된다. 송홧가루는 예로부터 식용으로 사용했지만 귀한 재료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접하기는 어렵다. 송홧가루는 채취하기도 참 까다롭다. 나는 할머니의 어깨너머로 송홧가루를 얻는 법을 배웠는데, 그 방법을 살펴보면 옛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먼저 송화가 반쯤 피었을 때 채취하여 3~4일 숙성시킨 후 물에 담근다. 그러면 불순물들이 밑으로 가라앉고 노란 송홧가루가 물 위에 떠오르게 된다. 그 위를 한지로 덮어놓으면 노란가루와 물이 한지에 달라붙는다. 그대로 한지를 걷어서 말리면 노란 가루들을 얻을 수 있다.…
한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온열 질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코로나19 입원환자 수가 대폭 늘어나고 있고,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도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휴가철 성수기인 다음 주까지 천문학적 수의 사람들이 전국을 오갈 시점이라 전염병 방역에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온열 질환에 대한 국민의 경각심과 함께 위생 당국의 철두철미한 방역대응 또한 소홀해선 안 된다. 체감 온도 38도를 넘나들고 연일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등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경기지역에서 온열 질환자 발생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5월 20일부터 7월 24일까지 경기도의 온열 질환자 누계는 148명이다. 질환별로는 열탈진 86명, 열사병 29명, 열경련 17명, 열실신 14명, 기타 2명 등이다. 가축 피해도 상당하다. 전날 기준 닭과 돼지 등 1761두(수)가 피해를 입었다. 지난 6월 24일부터 전날까지 가축 피해 누계는 113건, 7760두(수)다. 질병관리청 온열 질환 감시체계에 따르면 올해 5월 20일부터 7월 27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온열 질환자는 925명(사망자 4명)으로서, 지난해 같은 기간 868명(사망자 3명)을 훌쩍 넘겼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1789년~1797년),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은 그의 어린 시절 “정직함”에 대한 이야기로 유명하다. 그의 정직함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유명하여 교과서에도 실렸다는 것인데, 짧게 요약하면: 그가 여섯 살 때 손도끼를 잘 다룰 줄 알게 되어 장난 삼아 이것 저것 자르고 베곤 하였고 마침 마당에 있던 벚나무를 잘랐다. 조지 워싱턴의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와 벚나무가 잘린 것을 봤다. 그 벚나무는 그의 아버지가 아주 아끼는 나무였다. 아버지가 누가 그 나무를 잘랐는지 물었을 때, 조지 워싱턴은 “정직하게” 자신이 그랬다고 고백했고, 아버지는 그의 정직함을 보고 용서해 주었다는 이야기다. “정직함”에 대한 교훈을 아이들에게 전하기에 대단히 효과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이야기를 비틀어서 그의 아버지가 조지 워싱턴을 용서한 이유가 그가 정직해서가 아니라 그가 아직도 손도끼를 손에 들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어찌됐든 정직함에 대한 이 미담에서 한 발자국 더 들어가 보면, 정직함의 진정한 덕목은 무엇일까? 단순히 아버지의 용서를 받기 위함일까? 사실 “정직함의 덕목”은 그보다 더 깊고 어쩌면 우리 삶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