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치레 하지 말고 신바람 나게 사는 해가 되길….’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새해 덕담을 나눈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하고도 사흘이다. 만물이 얼어붙고 매서운 찬바람이 기승을 부린 깊은 겨울 한가운데에서 그 새 입춘을 맞았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다. 시일이 빨리 지나가며 계절 또한 한 발 앞서는 것 같아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입춘 추위는 꿔다 해도 한다’라고 했던 속담이 요즘 같으면 실감난다. 연일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면서 봄빛은 보이지 않고 덩달아 마음속 겨울도 녹을 기미가 없어 더욱 그렇다. 하지만 금세 녹아 자취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세월이란 본디 멈춤을 허락하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해서 조만간 ‘어느 틈엔가 마음속에 살포시 들어앉는 사랑’처럼 봄도 그렇게 우리 곁에 다가올 게 분명하다. 하지만 마음은 왠지 무겁다. 가슴속 묵은 먼지들을 훌훌 털어내고 새로운 시절을 맞으려 해도 쉽지 않아서다. 우선 코앞으로 다가온 설이 먼저 마음을 짓누른다. 매년 어김없이 찾아오는 연례행사인데도 다가오는 무게감이 영 가벼워지질 않는다. 모레부터 시작되는 연휴도 달갑지…
클라우디 /최세라 때로는 구름 아래 서 있고 가끔은 구름 없이 누웠다. 통이 점점 넓어지는 바지를 입는 날이 많았다. 인파 속에서 너를 찾듯이 까치발 섰다. 내일 질 꽃이 가장 아름다웠다. 바깥의 가식으로부터 안쪽의 가식으로 삶의 방향이 달라졌지만 볶은 콩과 날콩을 분리하는 일은 여전히 어려웠다. 눕히면 눈동자가 흔들리는 인형처럼 내가 모르는 사람이 나는 되고 싶었다. 어제의 기분이 엉겨 붙을 땐 홑청 같은 나비 떼를 날리라고 배웠다. 아무에게도 그날의 행방에 대해 묻지 말라고 배웠다 오늘의 기분은 4그램 한 근을 맞추기 위해 고깃덩이에서 떼어낸 자투리 구름 - 웹진 ‘시인광장’ 2015년 8월호 발췌 클라우디는 사전적 의미로 ‘흐린, 구름이 잔뜩 낀, 탁한’이고 와인에서 부유물이 많을 때를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시에서 너무 지나친 상상력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안감을 주거나 불쾌감을 던져 준다. 시를 어렵게 하고 객관성과 보편성을 얻기 어려워 버려진 시가 된다. 그러나 클라우디 시는 상상력이 발랄하고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큼함을 느끼게 한다. 전혀 흐리거나 혼탁하지 않아 클라우디 대한 반어법 같아 더 큰 매력
루마니아의 베가강가에 티미소아라란 도시가 있다. 그 도시 중앙에 있는 산책로에 4개 국어로 된 팻말이 세워져 있다. “바로 이곳에서 한 독재자를 쓰러뜨린 위대한 혁명이 시작되었다.” 그 독재자는 차우세스큐를 말한다. 2차 세계대전 후 소련이 루마니아를 침공하엿을 때에 루마니아 안의 공산주의자는 일천명이 되지 못하였다. 그들 중에 구두 만드는 직공이었던 니콜 차우세스큐란 젊은이가 있었다. 전쟁 중에는 줄곧 교도소에 있다가 전쟁이 끝나자 석방되었고 이어 공산청년동맹의 비서로 임명되었다. 그때부터 소련을 등에 업은 그는 온갖 잔인한 방법으로 권력을 장악하였다. 그로 인하여 수백만의 지식인 학생 종교인들이 투옥되었고 그중 많은 수가 옥중에서 죽었다. 드디어 최고 권력자가 된 그는 평양을 방문하고 김일성의 통치술에 감명을 받았다. 그래서 김일성과 의형제를 맺고 귀국 후 루마니아를 북한체제처럼 만들어 가는 데 전력을 다하였다. 그의 권력기반은 영구불변한 반석 위에 세워진 것처럼 보였다. 아무도 차우세스큐 정권이 무너지리란 것을 상상조차 못하였다. 그러나 1989년 12월 성탄절을 앞두고 차우세스큐 정권은 갑자기 허물어졌다. 그와 그의 부인은 분노한
신생아의 소두증(小頭症)을 유발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지카 바이러스가 무서운 속도로 퍼지고 있다. 지난해 메르스의 공포를 경험했던 우리로서는 이를 더욱 주시할 필요성이 있다. 보건복지부는 마침 선제적 대응을 위해 지난달 29일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을 제4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했다. 국내에서 환자가 발생하기도 전에 법정감염병 지정이 이뤄진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잘한 일이다. 이에 따라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및 의심환자를 진료한 의료진은 관할 보건소에 즉시 신고해야 하고, 위반시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지난해 11월 지카 바이러스가 소두증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브라질 정부의 발표가 나오면서 이 바이러스는 특히 임신부와 예비 임신부들에게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은 주로 중남미 지역에서 보고됐으나 최근 들어서는 급속히 세계 전역으로 퍼져 현재는 남북 아메리카와 아시아, 아프리카, 대양주 등의 23개국에서 발생 사례가 보고됐다고 한다. 발병지역의 하나인 브라질에서 우리나라로 1주일에 약 600명 정도가 들어온다. 더욱이 올 여름에는 브라질 리우에서 하계올림픽도 열린다. 신경이 바짝 써야 하는 이유다. 신종 및 변형된 바이러스는
화기를 많이 다루는 월동기에 접어들면서 화재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하면 반드시 뒤따르는 것이 인명과 재산피해다. 특히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밀폐된 공간에서의 화재사고는 적지 않은 인명을 앗아간다. 인명피해의 가장 큰 원인은 실내장식물이 불에 타면서 내뿜는 유독가스와 연기다. 이로 인해 호흡장애와 시각장애를 일으켜 사망하는 경우가 전체의 60%를 차지한다. 반면, 불에 타서 죽는 경우는 전체의 20%에 불과하다. 이런 현상이 빚어진 데는 비상구에 대한 일부 사람들의 안전불감증이 한몫을 하고 있다. 또 건물마다 설치된 ‘비상구’가 비상구의 역할과 용도로 쓰여 지지 못하고, 건축법규정에 맞지 않거나 장애물 방치 등으로 폐쇄된 곳이 문제가 되고 있다. 화재현장 또는 건물에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일이지만, 비상구에 대한 건물 관계자의 인식은 여전히 안전불감증이라는 생각을 저버릴 수 없는 지경이다. 비상구는 생명의 통로임에도 장애물 방치 또는 폐쇄는 살인, 자살행위가 될 수도 있는데 설마 괜찮겠지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를 않는다. 대부분의 건축물 관계자는 한결같이 불편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비상통로에 물건을 적재한다든가, 또는 도난방지
수원시의회 새누리당 의원들이 지난달 29일 낸 성명을 두고 지역 사회가 시끄럽다. 새누리당 시의원들은 ‘염태영 수원시장은 국토부 시절 비리 의혹으로 징계를 받자 스스로 옷을 벗은 인물에 대한 부시장 임명을 철회하고 시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수원시가 신임 부시장을 선임하기 위해 비위공직자의 취업제한을 명시한 관련법률 조항을 삭제한 내용의 임용공고문을 냈다는 말까지 돌고 있다’ ‘청렴도시 수원의 120만 시민과 3천여 공직자의 명예에 먹칠을 한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수원시가 발끈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시는 ‘전형적인 흠집 내기이자 총선을 겨냥한 정치공세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시는 기본적인 사실 확인도 없이 일방적으로 도태호 수원시 제2부시장을 비리인물로 규정하고 임명을 철회하라는 새누리당 시의원들의 주장에 ‘도 제2부시장은 경징계 처분 뒤 후배들을 위해 스스로 용퇴했고, 정부의 인사검증을 통해 작년 7월부터 정부 출연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 재직했다’ ‘민생안정에 주력하고 있는 수원시정에 대한 근거 없는 정치공세를 당장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특히 임용 전 법제처와 경기도, 경찰서 등의 비위
대자연에는 질서가 있다. 나무가 자라고 풀과 꽃이 필 때도 자연의 순리를 따른다. 자연은 질서가 있어야 아름답다. 질서를 어지럽히는 사람도 꽤나 아름답지 못하다. 아름다운 질서는 개인이 아닌 여러 사람이 만들 수 있다. 조금씩 양보하고 인내해야만 도로의 질서가 바로 잡히고 사고가 없어진다. 우리 사회에서 질서는 도로 위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횡단보도 정지선 지키기, 노란불 멈추기, 무단횡단 하지 않기 등 간단하면서도 잊어버리기 쉬운 일 들이다. 경기지방경찰청에서는 도내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안매켜소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안매켜소’라는 단어가 생소하게 들리는 시민들이 많을 것이다. 안전띠를 매고, 주간 전조등을 켜고, 방향지시등을 켜서 교통사고를 예방하자는 뜻의 줄임말이다. 안매켜소 운동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교통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안전띠를 매면 사망사고 위험이 12배나 감소한다고 한다. 답답해서 귀찮다는 이유로 메지 않았다면 지금 당장 운전 전 꼭 안전띠 착용하기를 당부드린다. 둘째, 주간 전조등을 켜면 자신의 차량 위치를 다른 사람에게 쉽게 알릴 수 있어 약 19% 교통사고
서향각은 1776년 정조가 즉위하면서 창덕궁 후원에 규장각 등 왕실의 연구도서관 단지를 조성하면서 여러 시설의 중 하나로 포쇄(종이류의 책을 햇빛에 말리거나 바람을 쐬는 일)를 주관하는 건물로 건립되었다. 당시 이곳에 많은 건물이 건축되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여러 이유로 인해 없어지고 주합루와 서향각만 남았다. 그리고 지금은 이 두 건물도 비공개 시설로 분류되어 인적이 닿지 않고 사진의 배경 장소로만 활용되고 있다. ‘책의 향기가 나는 곳’의 이름을 가진 서향각의 내력을 살펴보면, 창건 시기에는 왕실 관련 책들의 포쇄를 위한 건물로 건립되었지만 포쇄는 항상 하는 것이 아니므로 평상시에는 여러 용도로 사용하였던 것 같다. 규장각을 건립(1776년)한 후 정조는 자주 찾아와 규장각 각신들과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격려하였고 만나는 장소는 주로 서향각에서 이루어졌다. 그만큼 서향각이 편하게 느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규장각의 역할이 커져 1781년 금호문의 근처로 이전하게 된다. 규장각이 이전한 후 조용해진 후원의 이곳은 왕실연구기관 용도보다는 포쇄의 역할을 충실히 하였고 순조 3년(1803) 인정전의 화재 발생 시기에는 선원전의 어진을 이곳에…
공연한 질문을 한 것 같다. 국민들 십중팔구는 만족하지 않는다고 대답할 것이다. 경제가 어려운데 정치에 만족할 리 없다. 단순히 경제문제뿐만은 아니다. 요즘 정치권을 살펴보자. 각 정당들은 4월 총선을 앞두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여당은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문제로 진통 중이고, 야당은 아예 판을 다시 짜고 있다. 총선승리가 각 당의 지상목표라는 점을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국민들이 피곤해 하는 것은 앞뒤가 바뀐 느낌 때문이다. 선거는 관문일 뿐 국회 본연의 업무는 입법과 국정통제인데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물론 통과된 법안도 많기 때문에 19대 국회가 최악의 국회라는 것은 과장된 표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시급한 쟁점법안들은 꽉 막혀있다. 선거가 코앞인데 선거구 획정도 안 되어 있고, 지난 29일 여야 원내대표간 합의로 통과시키기로 했던 북한인권법과 기업활력제고법조차 아직 통과되지 못했다. 그러니 국민들이 요즘 정치에 만족할 리가 없다. 합의가 안 되면 다수결로 정하는 것이 민주주의 그렇다면 다가오는 총선에서 어느 정당, 어느 후보를 선택해야 할까? 물론 국민의 뜻을 잘 헤아려 입법과 국정통제를 잘 할 정당과 후보를 뽑는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