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에 나서면 푸른 것들의 수런거림으로 왁자하다. 가뭄에 더디기만 하던 참외가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가지며 고추가 키 재기를 하듯 앞 다퉈 크고 있다. 그 녀석들 바라보는 재미로 아침이 기다려진다. 낮엔 누가 볼까봐 밤에만 자라는지 자고나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옥수수도 제 몫의 계절을 키우느라 분주하기만 하다. 붉게 꺼내놓은 수염이 며칠사이 마르고 나의 관심도 슬슬 옥수수에게 쏠린다. 수염이 마르면 먹을 때가 된 것이다. 어릴 때는 밭의 울타리가 옥수수였다. 무쇠 솥에 옥수수를 가득 넣고 불을 지피면 무쇠 솥이 눈물을 흘리고 옥수수 익는 냄새가 구수하게 났다. 한 김 푹 올리고 나서 뜨끈 뜨근한 옥수수를 소쿠리에 가득 담아 툇마루에 걸터앉아 먹던 생각에 군침이 돈다. 우리 밭은 만물상이다. 참깨 두어 줄, 토란 몇 개, 수박 다섯 포기 시장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은 대부분 이곳에도 있다. 토마토가 실하게 열렸는데 대추 토마토가 한 포기 시름시름 마르더니 이번에 큰 토마토도 마르기 시작한다. 원인을 알 수 없어 줄기를 잘라보고 뿌리를 캐 보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어 답답하다. 이곳에서 자라는 것이 야채들만은 아니다. 땅 밑에 달팽이가 집을 만들고 청
무예 수련의 기본은 동일한 자세의 반복이다. 처음에는 어설픈 몸놀림이지만, 동일한 움직임의 반복을 통해서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자세를 만들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치열하게 수련을 진행했다면 어제의 자세와 오늘의 자세는 다를 수밖에 없다. 만약 어제의 몸짓과 오늘의 몸짓이 같다면 그것은 오히려 퇴보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무예 수련은 흐르는 강물에 배를 띄우는 일이다. 쉼 없이 노를 젓지 않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저 멀리 흘러 가버리고 만다. 정확한 움직임과 목표의식이 없다면 배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종국에는 난파선처럼 표류하게 된다. 좋은 스승의 역할은 물살이 거칠수록 빛을 보게 된다. 온 힘을 다해 물길을 거슬러 오를 때 좀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배를 움직일 수 있도록 풀어내 주는 것이 좋은 스승인 것이다. 이러한 스승의 차별화된 가르침을 ‘노하우(Knowhow)’라고 부른다. 어떻게 그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 가에 대한 답을 전수하는 것이 스승인 것이다. 이런 이유로 좋은 스승을 만나면 보다 빠르게 무예의 요체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스승이 그것을 깨닫기 위해서 10년이 걸렸다면, 제자는 2~3년 안에 그 오랜 경험을 몸을 통해
예부터 복(伏)날 에는 보양식을 먹고 더위를 이겼다. 그중 대표적인게 계삼탕(鷄蔘湯), 복죽, 개장국, 민어탕, 장어탕 등이다. 지금이야 삼계탕과 보신탕이 복달임 음식으로 대변되지만 과거에는 이처럼 다양했다. 그중에서도 민어탕을 일품으로 쳤다. 속담도 있다.‘복더위에는 민어탕이 일품, 도미탕이 이품, 보신탕이 삼품’. 또 조선시대엔 ‘양반은 삼복에 민어를 먹고 평민들은 구탕(狗湯)을 먹는다’고 하며 오뉴월 여름의 고급 음식중 첫 손가락으로 꼽았다. 맛 있는건 탕과 회 뿐만이 아니다. 미식가들은 쫄깃하고 기름진 뱃살과 꼬리살, 지느러미살을 먼저 먹는다.뜨거운 물에 살짝 데쳤다가 찬물에 헹군 껍질을 참기름 소금에 찍어 먹는 것도 별미다. 구이, 전, 아가미무침, 뼈다짐 등 못 먹는 게 없다. 알마저 생선 알중 최고로 친다. 민어가 산란기를 앞둔 여름에 가장 맛있는 것도 식도락가들의 보양식으로 사랑받는 이유다. 단백질이 많고 비타민과 칼륨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해 노약자나 환자들의 건강 회복에 좋다고 한다. 콜라겐과 콘드로이틴 성분은 골다공증·고혈압·동맥경화·심근경색 예방과 피부 보습을 돕는다. 동의보감에도 ‘민어의 성질이 따뜻해 여름철에 냉해지기 쉬운 오장육부의
10분간 휴식 /박광덕 겨울보다 맑은 하늘에서 어쩌면 이다지 차가운 눈이 내릴 수 있을까 어둠마저 하얗게 덮인 설원에 이열종대로 선을 긋노라면 철모 밑으로 고드름이 생기고 얼어붙은 군화 속을 땀방울이 흐른다 주검처럼 달라붙는 군장을 둘러멘 채 끝없이 걷는 이길 발바닥이 부르트고 귓바퀴가 잘려나도 눈 위에 찍힌 발자국이 모두 다 내 나라 내 땅으로 될 수 만 있다면 압록강과 두만강을 단숨에 건너 횐곰마냥 시베리아 만주 벌판을 싸돌아도 이 길처럼 한스럽고 어둡지는 않으련만 전달, 휴식 끝! 절명(絶命)으로 들려오는 소리에 노랗게 핀 오줌꽃을 서둘러 지우고 우리는 또 겨울 속으로 걸어간다. 영화 ‘연평해전’를 4회나 봤다. 영화산책을 쓴다는 의무감도 있었지만 남자라면 군대를 다녀와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각기 다른 사람들과 사는 모습도 그러하거니와 인내의 한계를 시험하는 일은 군 생활만큼 좋은 게 없다. 지나가는 추억보다 군에 대한 얼룩진 회상들은 그래서 언제 들어도 즐겁다 생생하게 떠오르고 포장되어 전율되는 술잔속의 대화는 그래서 깊고 야릇하다. 겨울에 이 시를 접하면 맛깔스럽겠지만 자의보다는 타의로 개인보다는 조직이 우선이었던 명령과 복종
우리 속담에 ‘세 치 혀가 몸을 베는 칼’이라는 말이 있다. 혀를 잘못 놀려 큰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허다함을 빗댄 말이다. 누구보다 말의 위력을 잘 알았던 중국 오나라 명재상 풍도(馮道)은 구시화지문(口是禍之門:입은 재앙이 들어오는 문이고) 설시참신도(舌是斬身刀: 혀는 제 몸을 베는 칼이다) 폐구심장설(閉口深藏舌: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어 두면) 안신처처우(安身處處宇: 가는 곳마다 몸이 편안하리라)라며 말조심 하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사자성어엔 말조심에 관한 내용이 많다.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도 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사불급설(駟不及舌),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는 언비천리(言飛千里), 담에도 귀가 달려 있으니 말을 삼가라는 이속우원(耳屬于垣), 땀이 몸속으로 들어갈 수 없듯 한 번 내린 명령은 취소할 수 없다는 호령여한(號令如汗), 나쁜 소문은 세상에 빨리 퍼진다는 악사천리(惡事千里) 등등. 공연히 안 해도 될 쓸데없는 말로 남의 원한을 사거나 원망을 부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들이다. 그러나 어디 말을 안 하고 살 수 있나. 그래서 생겨난 말이 ‘가려서 하라’인가 보다.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를 지키지 못해 낭패 보는 사람 또한 부지기수
복숭아밭에서 /임동윤 산국농장이 연분홍빛으로 달아올랐다 수백그루의 나무와 수만 마리의 나비들이 투명한 햇살에 정수리를 내놓고 겹겹으로 불타올랐다, 화르르 화르르 바람으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푸른 허공이 일시에 무너지고 하늘 언저리로 나비 떼들 빨려 들어간다 뼈만 남은 가지에 살이 붙고 통통하게 물이 오른 아이의 종아리처럼 연분홍이 흘러내리는 산기슭 검은 흙 둘레가 나풀나풀 나비로 달아오른다 벌써 나무들은, 단물 뚝뚝 흐르는 푸른 여름을 손끝 가득 매달고 섰다 -임동윤 시집 ‘편자의 시간’ 잘 익은 복숭아가 산자락을 가득 메우고 있는 풍경화 한 폭이다. 한 문장 한 문장 읽기만 해도 단내가 푹푹 묻어날 것 같다. 보드랍고 말랑하고 향긋한, 그 물 줄 줄 흐르는 미식을 입안 가득 베어 물고 싶다. ‘푸른 허공이 무너지고 수백 그루의 나무와 수만 마리의 나비들이 날아오르고’ ‘연분홍이 흘러내리는 산기슭’, 하지만 어느 꿈속 같은 저 도원 속에는 농부의 수고가 들어있다. 가지마다 과일이 달리고 익어가는 동안 화가가 한 폭 그림을 완성하기까지 수만 번 붓질하는 것처럼 밤낮으로 쉬지 않고 오간 손길이 있다.
저는 개인적으로 관상을 한 3년 정도 공부를 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 얼굴이라는 의미. 또 우리 사람의 마음이라는 부분이 함께 간다는 사실을 많이 배우게 됐었는데요. 그때 새로운 사실을 하나 배우게 됐습니다. 어떤 사실이었냐면 우리가 갖고 있는 얼굴이라는 부분이 참 얼마나 중요한가? 관상을 공부를 하다가 책을 다 버렸던 그 책을 다 버렸어요. 관상, 수상, 족상에 대한 책을 버렸었는데요. 그 이유가 뭐냐면 관상 위가 있다는 겁니다. 최고의 상이 뭐냐면 심상이었다는 거예요. 그 사람의 마음 상태가 그 사람의 어떤 관상보다도 위에 있다는 사실. 제가 그때 새로운 사실 중에 하나가 기억에 남는 것 중에 하나가 뭐냐면 우리가 웃고 있는 이 미소 있지 않습니까? 웃음. 이 미소는 그 사람이 짓는 이 미소는 관상에서는 복 바가지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복 바가지를 만들면서 하루를 살고 있는 사람과 복 바가지 없이 사는 사람은 굉장히 다르다는 거예요. 장사가 잘되는 식당에 한번 가본 적 있습니까? 그 주인들의 표정은 밝다는 거예요. 표정이 밝기 때문에 장사가 잘될까? 장사가 잘되기 때문에 표정이 밝을까? 사실 두 가지는 같이 움직이게 되는데요. 제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소양강댐 수위가 4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저수위까지 불과 2m 밖에 여유가 없어 현 상태가 계속될 경우 수도권 급수공급에 차질이 우려된다. 국민들은 가뭄피해를 걱정하면서도 한편으론 과연 시민들은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는 상황에 대해 얼마나 걱정을 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물이 없으면 많은 부분에서 생활불편을 겪는 것도 놀라운데 더 놀라운 것은 정말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천재지변으로 도로가 망가지면 다른 도로로 돌아가거나 기차나 비행기를 이용하면 된다. 전기가 나갔을 땐 비상전원을 켜거나 촛불로 주위를 밝히고 가스로 밥을 해먹으면 된다. 그런데 한 공익광고에서도 나왔던 것처럼 물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물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산업화의 과정에서 급격히 증가된 공업용수 수요를 대규모 댐 건설을 통해 충당해왔다. 댐 및 저수지는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용수의 50% 이상을 부담하며 든든히 버텨왔다. 특히 소양강, 충주, 안동, 대청댐 등 대표적인 대규모 댐들은 1980년대 이전에 건설돼 상수도보급률 신장에 기여하며 위생적이고 윤택한 삶을 가능하게 했다. 1990년대에도 지역별 용수 공급을 위해 합천, 주암, 밀양댐 등 중규모 댐
많은 사람들이 요즘에 공권력이 많이 실추됐다고 이야기를 하곤 한다. 이러한 공권력 실추의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관공서의 주취소란 및 난동행위 일 것이다. 보통의 민원인들은 관공서에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방문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일부 시민들은 경찰관서뿐만 아니라 관공서에 술에 취한 상태로 이유 없이 찾아와 화풀이로 공무원에게 소란 난동 행위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 라고 이해하면서 넘기기에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할 문제인거 같다. 다수의 민원인들이 이용하는 관공서에서 주취소란 난동행위는 비정상의 정상화 차원에서라도 반드시 근절돼야만 한다. 관공서에서는 술을 마시고 소란을 해도 되겠지? 라는 생각은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도 상반된다. 지구대 지역경찰은 최일선에서 지역주민의 재산과 생명,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관공서 주취행위로 경찰력을 낭비하게 된다면 긴급하게 경찰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시민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관공서 주취소란 행위 후 술이 깨면 후회를 하면서 술이 죄다 라고 말을 하지만 술이 죄가 아니라 이러한 행위는 자기의 의지에 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