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손병호 뿌리가 꽃 사는 세상을 알기나 할 것인가 꽃이 뿌리 사는 세상을 생각이나 할 것인가 뿌리나 꽃이나 그저 제 사는 세상 서로가 서로를 모르는 듯이 없는 듯이 그냥 그렇게 제 나름대로 사는 것이기는 하겠지만 그러나 어느 쪽도 서로가 서로를 영 모르고 사는 것 또한 아닐거라… -동인시집 <겨레와 시/도서출판 정경 1995> 지금은 이 나라에 살지 않는 선배의 시를 다시 음미해 본다. 시인은 다시 이 나라에 돌아오지 않겠노라 울분을 토하며 떠나갔다. 시는 지리멸렬해서 시를 살고자 하는 시인보다는 시를 입고 퍼포먼스 하는 이들이 승하다. 이 시는 시의 본연을 보여주는 시라 생각된다. 시 앞에 엄숙해지 기가 참 오랜만이다. /조길성 시인
2015년 완공 예정인 동탄2신도시엔 11만5천여 가구, 28만5천여명이 입주할 예정이다. 오산시 인구가 20만여명이고 동두천시가 9만7천여명, 과천시가 7만여명에 불과하다. 웬만한 소도시보다 인구가 많다. 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인구 순위 16위인 군포시가 28만6천여 명이므로 동탄2신도시는 경기도내 중간급 도시가 되는 셈이다. 따라서 동탄2신도시엔 잘 갖춰진 도시 인프라가 필요하다. 특히 교통인프라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삼성~동탄 광역급행철도(GTX) 타당성조사와 기본계획 용역에 본격 들어가며 올해 12월까지 기본계획을 고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삼성~동탄 간 GTX는 삼성~동탄 37.9㎞ 구간에 동탄·용인·성남·수서·삼성역 등 5개 역사를 신설하면서 수서~동탄 구간은 공용선로로, 삼성~수서 구간은 광역급행철도 전용선으로 설치할 계획이었다. 주민들은 강남(삼성역)까지 20분에 접근할 수 있어 지역주민의 교통편익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었다. 그런데 화성 동탄2신도시와 서울 등 수도권 핵심지역을 연결하는 교통망 건설이 불투명해지거나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국토교통부의…
인천시 연수구와 수원시가 모처럼 큰상을 받았다. 안전행정부와 한국생산성본부가 공동 주최한 ‘제3회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대상’에서 연수구는 전국 자치단체 중 1위인 종합대상을, 수원시는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이다. 잘사는 내 고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공무원들은 물론 시민들이 보람과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이번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대상은 지방정부간 무한경쟁시대를 맞이해서 민주성을 확보하고 효율적인 행정을 구현한 우수 지자체에 대해 시상하는 것으로서, 전국 188개 지자체가 신청했으며 금년 7월부터 10월까지 서면과 현지실사, 최종 심사를 거쳐 수상기관을 선정했다. 연수구는 2011·2012년 2년 연속 지방재정분야 생산성 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것이어서 감회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대상의 선정기준이 일반행정·지방재정·지역경제·생활환경·문화복지 5개 분야에 대한 효율성과 효과성을 바탕으로 한 것을 놓고 볼 때 의미 또한 매우 크다. 그 중에서도 일반행정 분야의 총예산액 대비 인건비 비중을 최대한 낮춘 공적은 칭찬받을 만하다. 공무원 증원 억제를 통한 인건비 축소로 조직과 인력관리의 효율성이 높아졌고, 덕분에 재
‘겨울이 오기 전에 이사를 가야 하는데….’ 지난 여름부터 노래를 부르듯이 되뇌었던 말이다. 지금 사는 집은 35년이나 족히 된 아파트로 재건축 예정지이다. 거의 모든 배관마다 녹이 슬어 온수에는 녹물이 섞여 나오고, 난방도 전혀 들어오지 않는다. 한여름을 제외하면 늘 겨울이었으니, 그 겨울은 너무도 길고 또 깊었다. 온 식구가 집안에서 내복에 파카를 입고 덧신을 신으면서 다소 과장을 하면, 입김을 불며(?) 살았다. 다시는 그 경험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칼럼이 게재되는 날에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아파트로 이사를 하게 된다. 본격적인 겨울이 오기 전에 가을철의 전형적인 이사를 선택한 셈이다. 이사하는 날짜가 정해지니 이삿짐 정리가 시작되었다. 그 일은 결국 버려야 할 것과 가지고 갈 것의 구분에 대한 판단의 연속이었다. 쓰지 않는 가전제품은 재활용 업체에 연락해서 치우고, 이사를 다니면서 풀어놓지 못한 채 따라다니던 짐을 과감하게 버리기로 했다. 선조들의 지혜로운 이사 조선시대 우리의 조상들은 좋은 조건을 갖춘 집을 찾아 이사를 하였다. 이중환의 <택리지>에 보면 “무릇 살…
벌써 경찰에 임관한 지 6년 남짓이 되었다. 새 정부가 들어서자 4대악 근절이 정부의 중점 추진사안이 되면서 언론을 통한 홍보 등으로 사회적 이슈가 됐고, 경찰의 업무 또한 4대악 근절에 중점을 두고 노력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 9월 현재 가정폭력 사범 검거건수는 1만2천94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천601건보다 6천345건(96.1%) 증가했다. 가정폭력이란 법률상,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부부 등 구성원 사이의 신체적 정신적 재산상 피해를 동반한 범죄를 말하는 것으로, 남의 문제가 아니다. 지구대에 근무하며 가정폭력 현장출동에 임하면, 피해자가 피해상황을 말하지 않고 울기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피해자 및 주변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하다 보면 오히려 가정사에 깊숙이 관여할 수 없는 문제라며 협조하기를 꺼려한다. 가정폭력은 사건처리와 신속한 피해자 구조도 경찰의 최우선 과제이지만, 범죄예방을 위한 순찰활동처럼 가정폭력이 일어나기 이전의 예방활동을 위하여 노력하는 대책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가정폭력 당사자들을 분석하고 상담하여, 1회성 처방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구축되어 있는 여러 시스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무엇보
누구나 한번쯤은 ‘청백리’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는 조선시대 선정을 위해 청렴결백한 관리를 양성하기 위해 실시한 표창제도를 말한다. 청백리 제도는 과거부터 ‘청렴’에 대한 관심과 그것을 지키기 위한 노력들이 많았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사회가 다원화되고 그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도덕불감증의 그늘 아래 청렴의 가치는 퇴색되어 왔다. 최근 들어 온갖 뇌물과 비리에 대한 뉴스를 접하는 국민들이야말로 이를 잘 알 것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는 청렴의 가치를 강조하고 대내외적으로 교육하며, 투명한 정부를 만들기 위한 각종 제도를 만들어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이 모든 것들이 ‘진정한 청렴’을 위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청렴이 탐욕이 없어 뇌물 등을 수수하지 않는 것을 일컫는 것은 맞다. 실제로 다수의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다소 물질적인 측면에 국한된 인식이라고 본다. 청렴은 곧 자세다. 자신의 임무를 직시하고 객관적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그것에 임하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아는 데에서 출발한다. 공직자의 경
그야말로 여야 모두 총력전을 펼친 화성갑 보궐선거의 투표율이 32%에 그쳤다. 새누리당 서청원 당선인으로 당락이 가려지긴 했지만 후보를 낸 새누리당과 민주당, 통진당 등 여야 지도부로서는 할 말을 잃고 얼굴을 못 들게 됐다. 수치에서도 나타났듯 농촌지역임에도 불구하고 30%대를 기록한 낮은 투표율 때문이다. 이처럼 한심한 유권자 동원력으로 무슨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승리한 집권당이나 패배한 야당이나 모두 반성해야 한다. 물론 투표율이 저조한 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다. 우선 지적될 것은 현실정치 상황에 대한 유권자의 실망과 염증이다. 여야는 만나기만 하면 정쟁을 일삼고, 국회는 열린 것도 열리지 않은 것도 아닌 가운데 민생법안은 산적해가고, 거기다 당리당략에 따른 논쟁은 끝이 없다. 이렇게 되니 신물이 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 점에 대해서는 정치권의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고질적인 병폐도 한몫했다. 공천과정에서부터 주민정서를 외면한 정치권의 아집과 함께 선거막판까지 고소 고발 등 네거티브공세가 난무하고 정책대결이 실종된 이번 보선에 주민들은 관심 없으니 정치인들끼리 제멋대로 해보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여기에 평일에 치러진
전국 광역시·도 공무원 노조가 국회의 지방자치단체 국정감사를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 29일 전국광역 자치단체공무원노동조합연합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전북도청 국정감사를 한 시간 앞둔 시점에 도청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들은 자치단체에 대한 국감은 한국에만 있는 그릇된 제도로, 지방분권과 풀뿌리 민주주의에 역행하기에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인천시 공무원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시 국정감사를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전국체육대회 개최도시의 경우 국감을 면제하던 그간의 관례를 깨고 대회기간 중에 시행하겠다고 밝혀 지역 간 형평성 문제는 물론 정치적 논쟁까지 야기했다. 여론의 뭇매를 맞자 국감일정을 연기했고, 결국 취소하고 말았다. 시민들에게 국감 무용론의 불씨를 남긴 것이다. 6월 민주화 항쟁으로 이룬 성과 중 하나가 국정감사의 부활이다. 유신헌법으로 폐지된 국감이 1987년 대통령직선제 개헌으로 부활됐고, 이듬해 10월부터 실시됐다. 그간 국감과정에서 다양한 국정 난맥을 해결해왔으며 많은 동량지재를 키워왔다. 행정부와 사법부를 견제?감시할 수 있는 민주주의적 장치이기에 그러하다. 매한가지로 지방자치제도 속에서도…
즈음 /권정일 누구나 즈음이 있고 그 즈음에서 서성거리는 자발적 고립이 있고 우리는 외로움을 가졌잖아 가지마 아무도 그립지 않은 것은 사치야 고운 음색으로 리듬 있게 흩날리며 반성 없이 꽃 피울 수 없어 느리게 자라 황홀하게 벌레 먹고 싶은 황금비를 쏟아내는 히말라야시다였잖니? 수천 개의 황금 종을 타종하며 내 심장의 즈음을 맴돌고 있는 노래를 어떻게 불러야 할까 허락 없이 짧게 나눈 이별처럼 허락 없이 길게 남은 키스처럼 아직 체온 같은 인상착의 누가 자꾸 눈물방울을 돌리고 있는 것 같다 쪼개진 눈물 같다 시다림과 간절함과 쓸쓸함이 헤어지는 시간 - - 계간 『시에』 2013년 봄호 시인이 발견한 서정의 타임머신 ‘즈음’은 영혼 없이는 갈 수 없는 카이로스의 시간이다. 외로움의 유전자를 가진 인간에게는 누구나 그 ‘즈음’이 있고 그 즈음에서 서성거리는 자발적인 고립이 있다. 그래서 우리들의 심장 안에는 그리움의 어느 절정에서 울리는 황금종이 있고 그 종소리가 노래로 울려 퍼지는 것이 시의 기다림 즉, ‘시다림’이다. 그러나 그 기다림은 허락 없이 짧게 나눈 이별이거나 허락 없이 길게 남은 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