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계(鬪鷄)는 목숨 건 닭들의 싸움을 말한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역사도 깊다. 고대 인도·중국·페르시아를 비롯한 동양의 여러 나라에서 성행했으며, 테미스토클레스(BC 524경~460) 시대에 그리스에 도입되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의 닭싸움은 1천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특히 경남 일대에서 활발히 전승되어 왔다. 2007년 진주에는 전국 최초 상설투계장이 생기기도 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같은 동남아시아에서도 대규모 닭싸움이 행해지는데 잔인하고 도박성이 강하다. 중국 전한시대 사마천이 쓴 사기에 닭싸움의 거친 일면을 추론할 수 있는 기록이 있다. ‘계평자와 후소백이 닭싸움을 붙였다. 계씨는 닭의 날개에 겨자가루를 뿌렸고, 후씨는 발톱에 쇠갈고리를 끼웠다. 계씨가 화가 나서 후씨를 침범하니 후씨 역시 계씨에게 화를 냈다’라는 기록이 그것이다. 당시 발톱에 끼운 날카로운 쇠갈고리는 현대 투계에서도 필수장비다. 살벌하기까지 하다. 3만6천개 넘어선 치킨집 버블 싸움방식도 여러 가지다. 그중 일명 ‘혈투’방식이 가장 잔인하다. 혈
내 고향은 강원도 속초다. 어린 시절, 수복지구라는 말을 귀에 달고 살았으며 수복탑을 조상 묘보다 더 많이 보면서 자랐다. 의심의 여지없이 ‘반공은 제1의 국시(國是)’였고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고 믿으며 성장했다. 당시 다니던 국민학교(현 초등학교)에는 공설운동장이 있었다. 우리들의 놀이터였다. 규모가 다른 학교에 비해 어마어마하게 커서 학생들의 자부심 또한 대단했다. 그 때문인지 수시로 ‘~~궐기대회’가 자주 열렸다. ‘규탄’이 주 메뉴였고 당연히 그 대상은 ‘북괴(북한 괴뢰군)’였다. 그들은 ‘인간의 탈을 쓴 늑대’였고 괴뢰였으며 타도의 대상이자 무찔러야 하는, 말 그대로 주적(主敵)이었다. 규탄대회가 열리던 날, 하이라이트는 피로 장식됐다. 건장한 ‘엉아(?)’가 본부석 앞에 나와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단지(斷指)를 하거나 배에 칼을 그었다. 무엇이 저들을 저렇게 분노하게 하는지 알지도 못했고 알 수도 없는 나이였다. 가슴속에서, 북한이라는 악마가 있어 선량한…
본보는 그동안 여러 차례 기획 보도와 본란 사설을 통해 불법 퇴폐업소의 발본색원(拔本塞源)을 주장하고, 이런 업소를 홍보하는 불법 선정적 전단 살포의 심각성을 지적해 왔다. 전국 어디라고 할 것도 없다. 주택가와 심지어 학교 앞에까지 무차별로 살포되는 이런 전단지는 청소년들의 정신을 병들게 하고 건강한 성(性)을 왜곡시키며 사회에 심각한 해악을 끼친다. 특히 인계동 수원시청 뒤 일명 ‘박스지역’에는 불법 음란퇴폐 업소가 많고 불법 전단지도 집중적으로 뿌려지고 있다. 물론 시당국에서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행정의 제한된 인력만으로는 오토바이 및 차량을 이용해 번개같이 매일 시 전역에 뿌려대는 엄청난 양의 전단을 단속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불법 전단지에 사용되고 있는 전화번호 대부분이 대포폰이나 차명폰이라 검거가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시에서 통신업체에 전화정지 요청을 해도 실주거지 파악이 어렵다. 차명폰의 경우 해당 전화번호 가입자 대부분이 불법으로 사용되는지 여부조차 모르고 있어 해지에 최장 3개월 이상의 장시간이 걸린다. 이 사이 업주는 또 다른 전화번호로 전단지를 인쇄한다. 지난 23일 수원시-통신3사(KT, SKT,…
한가위 명절 동안 흩어져 사는 가족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걱정거리 없는 가족이 없겠지만 장애인과 함께 사는 가족들의 고통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을 것이다. 장애를 가진 자녀 부모의 가장 큰 바람은 자녀보다 하루만 더 살았으면 한다고 한다. 심정적으로 이해가는 말이다. 그런 심정을 갖고 사는 가족들에게 반가운 소식을 전하려고 한다. 2013년 7월부터 성년후견인제도가 시행됐다. 성년후견인제도란 특정상황에서 판단이 부족하거나 결여되어 자신의 사무를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성인이 후견인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일을 스스로 결정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기존 재산관리에 중점을 두고 ‘본인의 의사와 잔존능력’에 대한 고려 없이 행위능력을 획일적으로 제한하던 금치산·한정치산제가 폐지되고, 발달장애인·치매노인·정신질환자 등 요보호 성인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개인의 신상보호에 중점을 두고 있다. 주요대상은 전국적으로 발달장애인 13만8천명, 정신장애인 9만4천명, 치매노인 57만6천명 등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전국 최다의 등록 장애인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현재 발달장애인이
창조경제가 국가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월 농촌의 활력을 증진시키고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농업의 6차 산업화 추진방안’이 제13차 국가정책조정회의를 거쳐 확정 발표되었다. 6차 산업화는 농촌에 존재하는 모든 유·무형의 자원을 바탕으로 농업과 식품·특산품 제조·가공(2차 산업) 및 유통·판매, 문화·체험·관광 서비스(3차 산업) 등을 복합적으로 연계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말한다. 그 중에서도 3차 산업에 속하는 농촌관광은 체험활동을 통한 직접적인 농가소득 창출은 물론 지역 농산물이나 가공식품 판매 등으로 연결되어 지역농업(1차 산업)과 제조업(2차 산업)을 견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고용 측면에서도 기여하는 바가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국내 농촌관광은 2000년대에 마을단위 농촌관광 정책이 시작된 이래 양적으로 성장하여 현재 농가민박, 관광농원, 체험마을, 교육농장 등 다양한 형태로 분화되었다. 이들 기반은 상당 수준 조성되었고, 방문객 및 매출액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에 있다. 그러나 민간과의 경쟁이 심화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6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복지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공약이었던 기초연금과 4대 중증환자 국고지원 문제를 비롯한 전반적인 복지와 교육예산이 축소된 데 대해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 이처럼 후퇴하는 게 사실이라면 국무회의에서 유감을 표하는 정도로 끝낼 문제인지 심각하게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진정으로 신뢰를 생명처럼 여기는 대통령이라면 국민들에게 정중하게 사과부터 하는 게 순서다. 청와대의 논리는 대통령이 대국민 약속을 반드시 지키려고 했으나 계속된 경제난과 재정악화로 부득이 지키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국민을 두 번 기만하는 논리다. 왜냐하면 기초연금과 4대 중증환자 지원은 대통령 당선 직후 인수위 시절부터 이행 가능성을 두고 논란이 빚어졌던 사안이다. 대부분의 복지 전문가들이 증세 등 획기적 재정대책이 수반되지 않는 한 실행되기 어려운 공약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제 와서 경제사정과 재정악화 때문에 못 지키게 됐다고 우기는 건 국민 우롱이다. 지난 5월 말 발표된 공약가계부 역시 꿰맞춘 숫자놀음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
누가 또 바람에 쓰러진 고춧대를 세우고 있다. 누가 또 수취인 부재로 반송된 편지로 울고 있다. 내 2 시의 구름은 어디로 흘러가는지 금속의 심장을 가진 새가 나르는데 누가 또 이별의 흔적 위에서 소주잔을 하염없이 비우고 있다. 한 땀 한 땀 기웠던 사랑의 실밥이 터져버려 괴로운 사람이 공복의 쓰라린 속에서 낙타로 터벅이고 있다. 내 2 시의 구름은 잔털이 수없이 돋아난 텔레파시가 눈처럼 펄펄 휘날리는 하늘을 건너 어느 목장으로 아니면 어느 남미의 바닷가로 용연향처럼 떠밀려 가는지 내 2 시의 구름에는 가사가 투명한 노래가 실렸는데 내 2 시의 구름에는 처녀막을 가진 내 영혼이 누웠는데 아직도 구름 노예사냥꾼이 날 뛰는지, 유린하는지 내 2 시의 구름을 찾다가 내 2 시의 구름 먼 곳에서 고꾸라지는 내 야윈 그림자들 -2013년 시와 경계 봄호 일상은 슬플 수 있다. 그러나 슬픔 속에서 희망을 보는 것이 사람이다. 괴로움 속에서 사람은 끈질기게 희망을 키운다. 가장 어두울 때 빛의 존재를 실감하고 빛을 향하는 것이 생존의 본능이자 사람이 가진 고귀한 장점이다. 생에 처음으로 끝없이 우는 여자의 등을 다독여 준 적이 있다. 울어라 한 적이 있다. 울다가 보면…
지난 추석 연휴 첫날, 국내 일간지들의 헤드라인 키워드는 한결같이 ‘저항’과 ‘불통’이었다. <靑·野, 추석상에 ‘국민 저항’ 올려놓다> <박 대통령-김한길 대표, 서로 “국민저항 부딪힐 것”> <박 “장외투쟁, 국민 저항 부딪힐 것”, 김 “불통정치, 국민 저항 부딪힐 것”>. 민족 최대의 명절을 앞두고 TV뉴스와 신문기사를 접한 국민들의 심정은 안타깝고 불편했다. 이 자리에서 누구의 입장에 편을 들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가는 논쟁과 대화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하고 싶을 뿐이다. 논쟁은 자신만의 정교한 논리와 방대한 지식으로 상대를 굴복시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논쟁의 진정한 능력과 자세는 상대의 설득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명쾌한 논리로 상대가 입 한번 뻥긋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을 논쟁이나 토론의 승리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논쟁의 결과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뭔가 억울하다는 느낌, 분노는 더욱 커지다가 언젠가 폭발하여 다시금 갈등을…
나라마다 자국의 언어와 문화를 외국인들에게 알리는 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 역할을 세종학당이 하고 있다. 학당에선 문화 상호주의에 입각한 문화 교류 활성화를 도모하고, 외국어 또는 제2언어로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자를 대상으로 실용 한국어도 가르친다. 다시 말해 외국인 상대 한국어교육 대표 브랜드인 셈이다. 세종학당은 현재 전 세계 51개국 117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유럽의 선진국들도 언어·문화 보급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의 ‘인스티튜트 프랑세즈’, 독일의 ‘괴테 인스티튜트’, 영국의 ‘브리티시 카운실’ 등이 그것이다. 중국도 일찌감치 공자를 내세워 문화적 위상을 키우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친중 인사 양성과 전 세계 인재를 중국으로 흡수하는 수단으로 이를 적극 활용하며 육성하고 있다. 교육기관의 명칭은 ‘공자학원’이며, 최근 확산과 육성의 속도가 매우 빨라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공자학원의 시작은 1987년 ‘국가대외한어교학영도소조’라는 상설 조직을 설치한 것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25년이 지난 현재 세계적으로는 112개국, 초·중등학교에 설립된 공자학당을 포함해 979곳에 공자학원이 세워졌다. 중국은 특히…
추석 연휴가 끝나기 무섭게 장바구니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공공요금 또한 줄줄이 인상을 대기 중이다. 상승 품목 수도 많은 데다, 상승 폭도 만만찮아 자칫 그 동안의 물가안정 기조까지 흔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서민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우유만 보더라도 지난달 말 서울우유는 리터당 흰 우유 가격을 2천550원으로 올렸다. 그러자 다른 업체도 덩달아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오늘(24일) 그리고 남양유업과 푸르밀은 26일을 전후로 200원 안팎으로 가격을 속속 올릴 예정이다. 때문에 우유를 주원료로 하는 가공식품의 가격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빙그레의 바나나우유는 100원 오르고, 치즈와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의 가격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은 올 상반기 물가 상승률을 1.4%라 발표했다. 그러나 민간경제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민이 실생활에서 느낀 물가 상승세는 정부 공식집계의 4배를 뛰어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전세가격 폭등, 무상복지 축소 등 추가적인 물가 상승 요인이 산재한 만큼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물가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공공요금 인상도 들썩이고 있어 서민들의 가계를 옥죄고 있다.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