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생들은 경영학 관련 스펙을 쌓느라 인문학을 공부하고 있지 않지만, 사회에서는 인문경영이 필요하다며 소위 CEO 자질에 인문학적 소양을 강조하고 있다. 서점가에서도 인문경영 관련 서적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왜 그럴까? 경기불황으로 불안 심리가 팽배한 현실에서 인문학이 개인과 기업에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스티브 잡스는 ‘애플은 변함없이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점에 서 있었다. 소크라테스와 점심을 함께할 수 있다면 애플이 가진 모든 기술을 그것과 바꾸겠다’면서 인문경영의 열풍을 가속시켰다. 오늘날의 리더에게는 인문경영이 필요하다. 인문학은 인간에 대한 학문이다. 인문학은 인간과 삶에 대해 성찰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인간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철학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르며, 문학을 통해 인간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인문경영을 통해 객체가 아닌 주체로서의 인간, 자원이 아닌 목적으로서의 인간을 중시하면, 조직을 관리(계획·조직·지휘·통제)하거나 조직원들을 이끌 때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요즘 뜨고 있는 디자인, 명품, 감성, 브랜드 등은 인간에 대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경기도교육청 스마트IT사업이 결국 백지화될 모양이다. 본보 어제 보도에 따르면 도교육청이 LG유플러스와 추진했던 4세대 이동통신망 LTE 구축사업을 사실상 중단키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가 이미 투자한 액수의 정산 문제를 놓고 한바탕 홍역을 치러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됐다. 정확한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소 수십억원으로 추정된다. 넉넉잖은 교육청 살림도 걱정이려니와 정책 신뢰도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듯하다. 물론 아무리 좋은 사업이라도 불가피한 변수가 생기면 접을 수 있다. 타당성이 의문스러워진 사업을 끌고 가는 게 더 문제일지 모른다. 그러나 교육 관련 사업은 시작할 때도 접을 때도 판단기준이 교육이어야 한다. 교육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은 어떠한 난관이 있더라도 뚫고 나가는 게 맞다. 여기저기서 의혹이 제기되고, 끌고 나가기 힘들다 해서 그만둔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도교육청은 이 사업이 어떻게 구상되고 추진되었으며, 이 시점에서 왜 중단하는지 명확하게 밝혀야만 한다. 특히 석연치 않은 점들에 대해 의혹을 남겨서는 안 될 것이다. 가장 이해하기 힘든 점은 이처럼 막대한 이권과 관계되는 중요 사업
수원시 인구는 115만이 넘지만 도시 총면적은 121.02㎢ 정도로 비좁기만 하다. 이에 비해 53만 정도 인구 규모인 인근 화성시는 약 844㎢로 수원시보다 약 7배나 더 넓다. 더구나 수원시는 전국 기초 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당연히 교통체증과 주차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수원 화성과 시장이 한 방송국의 인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방송된 이후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주말이면 시내 주차공간은 항상 만차 상태이다. 화성행궁 주차장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 시점에서 관광객들의 주차난 해결을 위한 조치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에 수원시가 화성행궁 앞 광장 지하 개발 계획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다.(본보 29일자 22면) 시는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에 어울리는 역사문화도시 조성을 위해 팔달구 신풍동 258-1번지 일원 1만7천635㎡ 화성행궁광장 일원에 대한 기본구상(안) 수립용역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계획은 눈에 띄게 증가하는 관광객들의 편의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또 오는 9월 행궁동 일원에서 한 달 동안 열리는 세계적인 환경행사 ‘생태교통 수원 2013’ 행사가 끝난 뒤 행궁동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주차
비가 오고 난 뒤에 우산을 보내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괜히 안 해도 될 일을 해서 정력과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는 주의 섞인 말이다. 사향노루가 배꼽(향주머니) 때문에 사냥꾼에게 잡힌 줄 알고 배꼽을 물어뜯으려 해도 이미 때가 늦었다는 말로, 숨은 뜻이 있어도 일을 그르친 뒤에는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즉, 사향노루는 배꼽에 향주머니가 있는데 죽기 전에 반드시 배꼽을 뜯어먹어 버린다. 그래서 사향의 값이 그토록 비싼 것이다. 몇십년 전만해도 유명필방에 들르면 사향(麝香)먹의 향기가 진동을 했는데 지금은 인조사향을 쓴다하니 사향노루의 향을 맡을 수가 없다. 고급 먹을 만드는 일본에서는 진짜 사향을 넣어 만드는데, 그 값이 우리 먹값의 10배에 이른다. 망아지 잃고 외양간 고쳐서는(失馬治廐) 안 되며, 목이 바짝 마른 다음에 우물을 파려는 우를 범하며 사는 그런 인생이 있다면 삶은 참으로 피곤하고 괴로울 것이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어느 봄날 공원 의자에서 머리맡에 술병을 두고 코를 곯고 낮잠을 자는 중년 남자가 있다. 마침 그 곁을 지나던 경제학자 두 분이 주고받던 논쟁을 멈추고, “이렇게 술 마시고 낮잠을 즐길 정도로 여유가 있다니, 살기 좋은 세상이네”라고 하자, 다른 교수는 “참 안됐구려. 일자리가 없어 이렇게 술 한 병 마시고 노숙을 하는데, 정부는 무얼 하는지”라며 안타까워한다. 경제 현상을 보는 고전학파와 케인즈학파의 시각을 잘 나타내고 있는데, 경제문제는 이처럼 늘 상반된 시각 속에서 최적의 방안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중소기업에 일자리가 있는데도 일할 사람이 없다는 현상은 자주 듣는 말이다. 실제 8만여명의 일자리가 남아 있지만 구직자들로부터는 외면 받고 있다. 이러한 일자리 불일치는 구직자가 정보를 모르든지 자신의 위치를 너무 높게 보거나, 기업들이 구직자들을 너무 낮춰 보거나, 정책 당국이 적절한 정책대응을 하지 못한 경우일 것이다. 근로자 수준에 맞지 않는 일자리는 시장에 내놓아도 잘 팔리지 않는다. 구직자가 찾아올 쓸 만한 일자리가 필요하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중소기업의 인력 부족률을 분석해 보면, 종업원…
올해로 5번째를 맞이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경기안산항공전 행사가 5월 1일부터 5일까지 안산시에서 개최된다. 항공에 대한 국민 관심제고 및 잠재수요 창출로 항공레저산업 육성 기반을 조성하고 아시아 최대 항공축제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레저항공 스포츠의 건전한 육성 및 선진국형 레저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한 결과, 지난해 포털사이트 실시간 1위와 행사기간 동안 42만명이라는 관람객을 유치하는 등 새로운 레저문화 시대를 선도하는 행사로 자리 잡게 됐다. 또 한 번의 화려한 에어쇼가 안산 하늘에 펼쳐지는데, 대한민국 공군의 특수비행팀 ‘블랙이글’과 스위스의 최고 엘리트 민간 곡예비행 ‘브라이틀링 제트팀’의 환상적인 특수비행을 만나 볼 수 있다. 반면, 관람예상 인원이 하루 6만~8만명(총 4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어, 행사장 내외의 안전사고 및 주변 차량혼잡이 예상된다. 언제부턴가 의무는 하지 않으면서 권리만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났다. 특히 집단행동이나 이기주의, 개인주의가 난무해 기초적인 법을 경시하는 풍조가 우리 주변에 만연해 있다. 이로 인해 법을 지키면 손해고, 나만 재수 없어 걸렸다는 식의 준법의식…
어떤 사안에 대해 대립하는 두 집단이 있다. 이때 그 사안을 포기하는 한쪽은 상대방에 비해 손해를 보게 된다. 그러나 반대로 양쪽 모두 포기하지 않을 경우 가장 나쁜 상황이 벌어진다. 이처럼 어느 한쪽도 양보하지 않고 극단으로 치닫는 게임이 바로 치킨게임이다. 이 용어는 우리가 잘 알다시피 냉전 시대에 미국과 옛 소련의 극심한 군비 경쟁을 비꼬는 말로 쓰이면서 그동안 국제 정치학 용어로도 자주 등장했다. 최근에 와서는 여러 가지 극단적인 경쟁으로 치닫는 상황을 가리킬 때 자주 인용된다. 그만큼 보편화 됐다는 얘기다. 특히 노사대립의 양상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데도 인용됨은 물론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갈 데까지 가보자’식의 대립양상을 표현할 때 으레 이 같은 단어를 쓴다. 여기에는 무한경쟁의 늪에 빠진 대학생들과 취업에 안간힘을 쓰는 실업자들에게도 적용됨은 물론이다. 치킨게임의 유래는 알려진 바와 같이 한밤중 도로의 양쪽에서 두 명의 경쟁자가 자신의 차를 몰고 정면으로 돌진하다가 충돌 직전에 핸들을 꺾는 사람이 지는 경기다.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핸들을 꺾은 사람은 겁쟁이, 즉 치킨으로 몰려 명예롭지…
밤이 되면 /김충규 밤이 되면 왠지 얼굴이 다 뭉개지는 기분이다 내 얼굴을 누가 흙처럼 주물러버린 기분이다 더러운 기분이 들기도 하고 식은 국을 후루룩 마셨을 때처럼 스스로 측은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낮에 멀쩡하던 얼굴이 밤이 되면 뭉개지는 기분 이런 기분 때문에 밤에는 외출을 삼간다 내 얼굴을 본 사람들이 마루 주물러 버릴까봐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반죽 덩어리인 줄 알고 수제비 속에 집어 넣을까봐 아내가 밀가루 반죽을 할 때도 가까이 가지 않는다 얼굴에 책을 덮고 자는 버릇이 생긴 것 순전히 그 탓이다 - 김충규 시집, 『라일락과 고래와 내 사람』 2013, 문학동네- 시인은 마지막 메모에서 ‘허공에 바치는 시를 쓰고 싶은 밤이다. 비어 있는 듯하나 가득한 허공을 위하여, 허공의 공허와 허공의 아우성과 허공의 피 흘림과 허공의 광기와 허공의 침묵을 위하여…’ 그렇게 허공을 향해 자신의 영혼을 한 편의 시로 바쳤다. 2012년 3월 느닷없이 날아온 한 통의 부고(訃告), 시인이 광활한 허공을 향해 떠나기 전 그의 밤은 두려움과 회피의 흔적으로 남았다. 세상은 누구의 얼굴이건 어둠속에서는 뭉개버리는 불쾌한 공기들로 둘러싸여
오월이다. 아름다움의 절정, 계절의 절창(絶唱) 사이를 관통하고 있다. 오월의 시인, 김영랑은 자신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에서 모란을, 오월을 이렇게 읊조린다. “모란이 피기까지는/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버리고는/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모란이 피기까지는/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찬란한 슬픔의 봄을.” 영랑은 유난히 모란을 좋아했다. 자신의 집 마당에 손수 모란 300여 그루를 심었다니 말 다했다. 모란이 피면 그 좋아하던 술도 끊고, 모란 향에 취해 나날을 보냈다고 한다. 영랑에게 모란은 오월의 다른 이름이다. 오월은 또 라일락 꽃잎이다. 흔히 첫사랑과 등치(等値)되는 라일락 꽃잎의 쓴 맛은 영랑의 모란에 비해 보다 적극적인 오월이다. 혀끝을 아리며 인생의 쓴 맛을 직접 지도하시니, 어쩌면 10대 시절 처음 만난 ‘우리들의 스승’인지도 모르겠다. 하여, 뜨거운 심장에 불을 지르고 떠난 첫사랑 하나쯤, 누구나 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