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여애반다라 3 /이성복 이 순간은 남의 순간이었던가 봄바람은 낡은 베니어판 덜 빠진 못에 걸려 있기도 하고 깊은 숨 들여 마시고 불어도 고운 먼지는 날아가지 않는다 깨우지 마라, 고운 잠 눈 감으면 벌건 살코기와 오돌토돌한 간처녑을 먹고 싶은 날들 깨우지 마라, 고운 잠, 아무래도 나는 남의 순간을 사는 것만 같다 이성복 시집 『래여애반다라』/문학과 지성사 봄 햇살 속, 거실 창에 기댄 채 깜빡 자고 깼을 때의 나른한 행복. 긴 인생이 일장춘몽이라 했던 선현들의 말씀을 반추한다. 눈 감고 떠올리는 상상들 또한 봄날의 감미로운 잠 같은 것이다. 깨고 싶지 않은 잠이므로 타인의 잠 또한 깨우지 말 일이다. 남루한 젊은 생에 꾸었던 꿈은 ‘남의 순간을 사는 것만 같다.’ 지나고 나면 그때(남의 순간을 사는 것만 같은)조차 행복한 삶이었던 것이다. 인간은 나이가 많아지면서 경제력이나 학력 등의 차이에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태어나 타인들과 같아지고 슬픔을 겪으며 어느 정도의 위치에 서니 지난 세월이 비단처럼 펼쳐진다는 뜻의 ‘래여애반다라’. 삶에 대한 성찰이다. ‘래여애반다라’는 신라 공덕
허술한 유치원 놀이시설 환경위해관리(본보 15일자 1면)와 경기도내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설치된 각종 놀이시설 중 38%가 ‘안전검사 불합격’ 시설로 드러났다(22일자 23면)는 보도를 접하고 다시 한 번 부끄러움을 느낀다. 나라의 보물인 어린이가 최소한 먹고 배울 곳만이라도 안심할 수 있어야 어른들이 기본 책임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다. 어린이는 즐겁고 유익한 놀이와 오락을 위한 시설과 공간을 제공받아야 하며, 또 해로운 사회환경과 위험으로부터 먼저 보호되어야 한다는 상식을 떠올리지 않아도 할 말이 없다. 보도에 따르면 도내엔 공·사립유치원 1천800여 곳에 다양한 어린이 놀이시설이 운영되고 있으며, 환경부 조사결과 이러한 시설물에서 환경관리 기준 초과 유해물질의 검출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교육청 등 관계기관은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위해관리마저 전문가가 아닌 유치원장에게 맡기고 있어 그 폐해의 심각성이 매우 크다. 가뜩이나 어린이들이 환경유해물질로 인해 건강이 위협받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오죽하면 부모들 사이에서 자식에게 유치원 가서 놀이기구를 만지지 말라는 당부까지 한다는 우스갯소
인천시가 수도권매립지 사용기한 연장을 위한 서울시의 최근 행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환경부와 인천시, 경기도, 서울시는 2004년 수도권매립지 이용 계획을 일부 수정할 때 이곳을 오는 2016년까지만 사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따라서 수도권매립지는 2016년 서울과 경기도의 쓰레기 매립이 종료될 예정이다. 그러나 서울시가 최근 이러한 합의와 상관없이 편법을 동원한 홍보전을 펼치는가 하면, 국회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사용기한 연장을 위해 갖가지 여론몰이식 행보를 벌이고 있어 인천시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쓰레기라는 첨예한 사안을 놓고 지역이기(利己)를 위해 또 다른 분쟁을 조장하는 서울시의 이 같은 행보는 즉각 중지되어야 옳다. 서울시는 “매립할 땅이 많이 남아 있으니 사용기한을 2044년까지 연장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서울엔 쓰레기를 매립할 땅이 없다는 이유다. 하지만 이는 이미 2004년 합의 시점부터 예견된 것이고, 서울시도 이 같은 내용을 잘 알고 그동안 대체 매립장 조성 부지 등을 찾는 작업을 벌여온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제 와서 대체부지가 없다는 이유를 내세워 수도권매립지가 마치 김포시 소재 김포쓰레기 매립지인 양 홍보에 열을 올리는가
요즘 방송사의 ‘인간의 조건’이라는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국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친숙한 분들이 출연한 까닭도 있겠지만 공중파에서는 전혀 다뤄지지 않았던 새로운 소재이기도 하고, 누군가 가끔 한번쯤은 상상했던 생활을 다큐형식으로 진솔하게 풀어내기 때문이다. 그들이 실행한 주제는 휴대전화 없이 살기, 자동차 없이 살기, 돈 없이 살기 등 우리 인간의 삶의 아주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생활양식으로 이미 깊숙이 자리 잡은 것이다. 삶과 생존의 조건들이 하나씩 배제되면서 불편을 호소하고 고민하고 서로 지혜롭게 이겨나가는 모습들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더 쉽고 더 빠르고, 공동체보다는 인간 개인의 편리함을 위해 만들어진 현대문명의 이기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처럼 포장되지만 편리하고 풍요로워진 것만큼 인간은 더욱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는 것일까? 라는 좀 더 본질적인 질문에 우리는 스스로가 그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동의하고 서로에게 길을 묻는 것이다. 매년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올해 44주년을 맞은 지구의 날은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해상 기름 유출사고를 계기로 1970년…
결코 그들만의 리그는 아니었다. 대충 앉아서 비비고 졸며 시간 때우는 그렇고 그런 자리, 그들만을 위한 기득권이 우세하여 기대권자는 어디 한 군데 발 붙일만한 곳 없는 그런 자리는 더더욱 아니었음을 자평하게 하는 설명회였다. 4월초 경남 산청에 위치한 모 연수원에서 소방방재청 주관으로 2박3일 일정의 소방제도분야 정책설명회에 다녀왔다. 16개 시·도별 소방서 민원담당자를 비롯해 안전협회와 기술원의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생활의 안전기반 구축과 안전관리의 합리적 개선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는 모습이 안전분야에 관한 한 명실상부한 최고 기관으로 발돋움하는 밝은 미래의 청사진을 보는 듯했다. 또한 현재 시행되고 있는 소방제도의 불합리한 규제 개선, 잘 보이지 않는 손톱 밑에 있는 가시를 발굴하여 제거하고 사후관리 하는 방안에 모두가 촉각을 세우고 경청하는 모습은 여느 설명회와는 사뭇 다름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알 수 있었다. 어릴 적 손톱 밑에 박힌 선인장 가시를 아버지가 핀셋으로 어렵게 빼 준 기억이 어렴풋이 생각난다. 자그마한 손에 잘 보이지도 않고 한낱 가시 몇 개에 불과한 존재가 왜 그리 불편하게 만드는지 도무지 이
글쟁이는 글 쓰는 것을 업(業)으로 하는 사람이다. 그저 직업이라면 바꿀 수도 있으련만 업으로 하는 글쟁이는 그러지도 못한다. 글을 써서 생계를 잇는 단순한 행위, 그 이상의 알맹이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물론 직업과 별도로 글을 써서 사회에 기여하는 이들도 많다. 변호사나 의사, 교수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글로써 멘토 자리를 구가하니 부럽다. 그들의 글에는 시대를 읽어내는 통찰력도 있고, 독자의 구미를 충족시키는 흡인력도 있다. 또 정파성이 치우친 정치적 글을 통해 입신양명(立身揚名)한 경우도 있으니 참으로 다양하다. 수많은 독자를 확보한 소설가나 문필가들의 글은 명예와 함께 부(富)까지 허락한다. 자신의 인생경험, 그것도 남들이 갖지 못한 독특한 세계를 치열하게 녹여낸 작품을 보노라면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또 타고난 이야기꾼이 풀어내는 글은 웬만한 영화나 드라마가 범접치 못할 재미가 있다. 과거에는 전문적 글쓰기를 위해 누구의 문하로 들어가거나 대학수업을 받아야 가능했다. 하지만 요즘같이 인터넷과 SNS가 발달한 세상에서는 국민 모두가 글쟁이다. 글쟁이들의 장(場)이 신문, 소설, 잡지 등 인쇄물에서 벗어나니 너무도 자유롭다. 인터넷에 남긴 글이 영화대본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 발생현황 및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22만3천656건으로 5천392명이 숨지고 34만4천565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특성을 부문별로 분석해 보면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37.6%로 매우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우리 광명시도 예외가 아닌 보행자 교통사고가 많은 것을 경찰서 집계 자료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광명시에서는 보행자의 안전과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 연간 차선도색비 7억을 세워 보행자 및 차량통행이 많은 중심 도로는 2년에 한 번 주기로 도색을 실시하여 운전자들이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쾌적한 교통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또한 야간 우천 시에는 차선 식별이 곤란하여 중앙선을 침범하는 사례가 빈번한바 도로 중앙 차선을 우천형 차선으로 도색하여 빗길 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도로의 경우 차선이 선명하게 유지될 경우 운전자의 안전한 차량주행을 유도하고 도로환경이 쾌적함을 느낌으로써 교통사고의 예방 효과가 매우 크다는 것을 알고 광명시는 차선도색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안전한 교통환경 조성을 위해 지난해 11월 및 금년 3월에 사업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이 4대악이라고? 일단 그렇다 치자. 더 큰 악도 얼마든지 있겠으나, 이 네 가지를 얼러 4대악이라 불러 안 될 것 없다. 불량식품이 좀 시대에 뒤떨어져 보이고, 격에 안 맞는다는 느낌이 드는 게 흠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 네 가지 악만 완전히 사라져도 대한민국은 천국 혹은 낙원에 성큼 다가서지 않을까? 문제는 4대악을 과연 ‘척결’할 수 있느냐다. 인간의 땅 사바세계에서 악을 일소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근절’, ‘척결’은 단지 ‘뿌리 뽑고 싶다’는 염원을 담은 말치레일 뿐이다.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던 대통령도, 이를 받들어 강력 실천을 부르짖는 경찰청장도, 연중무휴 단속에 동원되는 경찰들도, 지켜보는 국민도 다 안다. 그런데 왜 소동을 벌일까? 통치자가 바뀌었다는 강력한 사회적 시그널이다. 한바탕 난리굿이 벌어져야 저 바닥 서민들도 ‘아! 또 한 번 세상이 바뀌었구나’ 실감한다고 믿기에 벌이는 ‘사회적 쇼’인 거다. 역사를 돌이켜 보자. 5·16 군사쿠
봄 가뭄에 만난 단비/전영택 달구리 지난 동틀 녘 하늘과 땅이 물길 텄다. 봄비다! 꽃샘바람 잠재운 약비에 새 풀잎들 새벽 귀잠 깨어 남실바람에 춤사위가 귀엽다. 삼동 지낸 뭇나무들 긴 겨울잠에 마른 몸 우듬지에서 밑동까지 흠뻑 젖는다. 철겨운 봄철가뭄에 지친 들녘 추적추적 내리는 단비가 좀 고마울까. 산골 천둥지기에도 봄비는 종요로우려니. 우산 밖으로 내민 손바닥에 고인 빗물 맛이라도 보듯 혀끝을 대어본다. 산길 오르다 만났던 샘물 맛이 이랬던가!? 봄비, 약비, 봄 가뭄에 만난 단비! 꽃들이 만개하는 봄이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이맘때면 우리를 괴롭히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중국에서 날아온 황사다. 황사는 보통 중국대륙이 봄철에 건조해지면서 북부 고비사막과 타클라마칸사막, 황하 상류지대의 흙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까지 날아오는 현상이다. 이 황사 때문에 꽃들도 집들도 하늘도 온통 누렇게 변색되고 있다. 천연의 색을 만끽해야 할 이 봄날에! 다행히 봄비가 있다. 봄비는 황사에 찌든 우리 산하에겐 약비 같은 존재이다. 비록 황사에 찌든 것들을 씻겨주는 것을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전영택 시인은 <봄 가뭄에 만난 단비>에서 봄비는 그야말로 &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