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권은 지난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언급한 ‘무기체계 5개년 계획“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한편으로 남한의 ’종전선언 목매기‘를 이용하여 ’한미연합훈련 영구중단‘을 조건으로 제시하는 등 남한의 방위력 약화 기도와 동시에 자신들의 군사력 확충계획을 차근차근 실천하고 있다. 지난 10월 19일 신포항 인근 동해상에서 발사한 소형SLBM이 대표적이다. 기존의 북극성을 개량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무기체계임을 공언했다. 요격이 쉽지 않은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인 지대지전술유도탄(KN-23)과 유사한 수중발사용 버전이다. 북한 잠수함에 실린 SLBM이 선제기습공격 능력을 갖고 있고 전술핵과 결합할 경우, 가공할 파괴력을 갖는 것은 상식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한미 양국의 방어수단이 미비한데다, 우리 최고지휘부에 대한 기습공격능력과도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서울의 북한산은 전통적으로 최고지휘부를 보호하는 천연의 요새로 작용해왔다. 북한의 장거리포와 방사포, 지대지탄도미사일의 공격에서 안심할 수 있는 지역으로 평가해왔다. 그러나 북한의 소형SLBM은 남해상에서 우리 최고지휘부를, 120도 각의 미사일방어망을 갖고 있는 사드기지 후방을 동남해상에서, 서남
2022년 3월 대통령 선거는 두 가지 지점에서 역대 선거와 차별적 특징을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첫 번째는 출마 후보에 대한 지지 양상이 기이하다는 점이다. 선거는 기본적으로 후보자와 그의 정책에 대한 평가 이벤트 아닌가. 그럼에도 이번의 경우 그 같은 핵심 변수가 별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대한 흔들림 없는 지지를 보라.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이 기본적으로 없었다고 강변하고 주 120시간 노동제를 입에 담는다. “손발 노동은 인도도 안 하고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며 육체노동을 비하하고, 없는 사람은 부정식품도 먹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후보자 자신이 대리고발 사주 의혹에 얽혀있고 가족들이 줄줄이 형사 사건에 연루되었다. 장차 퍼스트레이디가 될지도 모르는 사람은 적나라한 논문 표절과 주가조작 의혹에 휩싸여 있다. 11월 10일에는 굳이 오지 말라는 5·18 민주묘역을 방문하여 또 사고를 쳤다. 방명록에 "5월 정신 반듯이 세우겠"다는 문장을 남긴 것이다. 이렇게 쓴 원인은 둘 중 하나다. 첫째는 '반드시'를 '반듯이'로 잘못 알고 적은 게다. 초등학생 받아쓰기에 나오는 수준의 한글 맞춤법을 모른다는 뜻이다. 둘째는 (설
지난 3일 《뉴욕타임스》는 ‘BTS에서 오징어게임까지’라는 제목으로 세계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한국의 문화 콘텐츠 특집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에서는 한국이 세계 문화계의 ‘거물’이 될 수 있었던 이유로 ‘겨울연가’에서 소녀시대로 이어져 온 짧지 않은 한류의 역사, 할리우드를 비롯한 세계적인 콘텐츠 성공 사례에 대한 빠른 벤치마킹, 급격한 사회변화에 따른 불평등 확대와 계급갈등과 같은 보편적 소재의 적절한 활용 등을 꼽았다. 그럴듯한 분석이지만 한류 성공의 핵심을 놓치고 있다. 한국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 수준의 문화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는 DJ정부 등장 이후 민주화의 진전과 이에 따른 표현의 자유 등 시민 공론권 확대, 그리고 2016년 이후 촛불혁명에서 찾아야 한다. ‘한류’라는 말은 1999년 처음 등장했다. 당시 문화부는 한국 대중음악 해외 홍보를 위해 ‘한류(Song from Korea)’라는 제목의 음반을 만들어 널리 보급했다. 그 결실로 2000년 무렵 H.O.T.와 보아가 중국과 일본에서 한류 붐을 일으켰고, 이어 드라마 ‘겨울연가’(2002)와 ‘대장금’(2003), 영화 ‘살인의 추억’(2003)과 ‘올드보이’(2004)와 같은 걸작
모든 일은 그것이 아직 모습을 드러내기 전에 대처하는 것이 좋다. 큰 나무도 어린 가지에서 시작 되고, 구층탑도 작은 벽돌 한 장에서 시작되며,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다. 자신의 사상에 주의하라. 사상은 바로 행위이다. (노자) 만약 내가 피와 살에 의해서가 아니라, 신이 우리들 각자에게 내려준 육체보다 고귀한 영혼, 우리의 본질을 이루고 있는 영혼에 의해 우리 모두가 이웃이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나는 그토록 나와 가까운 존재에게 화를 내거나 불쾌감을 느낄 수 없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위해 창조되어 있어서, 마치 손과 손, 발과 발이 언제나 서로를 돕는 것처럼, 서로를 도와야 하는 사명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를 모욕하는 이웃한테서 등을 돌리는 것은 우리의 본성에 어긋나는 일이다. 그리고 모욕을 받은 상대를 미워하는 자는 모두 본성에 반하는 일을 하고 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불꽃이 조용한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바람이 불지 않는 곳에 촛대를 놓아야 한다. 바람이 불면 불꽃이 일렁거리며 어둡고 이상한 그림자를 던진다. 그러한 그림자는 너의 깨끗한 영혼의 표면에 나쁜 사상을 던져줄 것이다. (바라문의 금언) 세상의 번거로
극장 한 켠에서 ‘은둔형’으로 개봉중인 미국 독립영화계의 기라성 같은 인물, 켈리 라이카트의 영화 ‘퍼스트 카우’는 제목부터 심상치가 않다. 우리 말로 번역하면 ‘첫 젖소’이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일지 전혀 짐작하기 힘들게 한다. 그리고 영화를 보다 보면, '아 이런 얘기도 영화로 만들어질 수가 있구나' 하는 놀라움을 갖게 된다. 여기서 이런 얘기란, 말 그대로 별로 이야깃거리가 안 되는 얘기가 시나리오로 쓰여질 수 있다는 측면과 이런 이야기조차 제작과 투자가 이루어진다는 생경함 같은 감정이 복합적으로 담겨져 있다. 글쎄, 대체 어떤 투자자가 이런 ‘말도 안되는 얘기’를 ‘투자분이 회수할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하겠는가. 예술은 종종 있을 수 없는 기이한 용기의 결합에서 탄생한다. 투자와 제작, 연출, 촬영, 연기의 모든 면에서 이 영화 ‘퍼스트 카우’는 대단한 용기가 전제돼야 했을 것이다. 특히 연기자들이 놀랍다. 이런 얘기로 연기가 돼? ‘퍼스트 카우’는 19세기 미 북서부를 배경으로 한다. 퍼스트 카우. 그러니까 한 마을에 처음으로 젖소 한 마리가 들어 오게 되고 이 젖소의 젖을 두고 벌어지는 일종의 암투극이다. 코미디라고? 절대 코미디가 아니다. 실제로
11월의 어느 날. 프랑스 북부 해안가 아치형 절벽 밑에서 한 남자가 그만 화폭을 접는다. 그리곤 곧장 연인에게 편지를 쓴다. “이곳은 지금이 제일 좋아요. 이 모든 것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내 무능함에 화가 납니다.” 끌로드 모네(Claude Monet)의 이야기다. 이 남자를 절망시킨 곳. 그곳은 도대체 어디일까. 에트르타(Etretat). 파리 북서쪽 200킬로 지점에 있는 알바트르(Albâtre) 해안가의 작은 마을이다. 이 마을에는 희한하고 아름다운 석회암 절벽들이 있다. 이 절벽들 위로 미끄러지듯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광선은 신비 그 자체다. 코끼리 형상의 절벽 끝에 나 있는 성문의 실루엣은 어떠한가. 천국으로 들어가는 문을 닮았다. 여기에 풍요로운 전원, 울퉁불퉁한 절벽에 출렁이는 바다, 해안에 좌초된 배까지. 이 보다 더 완벽한 그림 구도는 없다. 에트르타 마법. 이 마법에 걸린 모네는 50여 점이 넘는 그림을 여기서 남겼다. 사실 모네 하면 아름다운 수련(Nymphéas)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의 신비롭고 몽환적인 수련 연작은 모든 걸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모네는 자연 속에 빠져 풍경을 그리는 것도 좋아했다. 그중 하나가 에트르타
깊은 가을이다. 알록달록 단풍이 산천을 수놓는다. 절기는 입동이 지나 겨울의 시작을 알린다. 이맘때가 되면 나는 '가을 우체국 앞에서'라는 노래를 종종 튼다. 가사가 떨어진 낙엽이 바람에 휘날리는 풍경과 잘 어울린다. 특히 “한여름 소나기 쏟아져도 굳세게 버틴 꽃들과 지난 겨울 눈보라에도 우뚝 솓아있는 나무들 같이 하늘 아래 모든 것이 저 홀로 설 수 있을까”라는 구절이 특히 울림이 있다. 바쁜 일상에서 잊고 살 때가 많지만 문득 멈춰서 돌아보면 정말 삶에서 어느 하나도 오롯이 혼자서 이룬 것이 없다. 모든 인간은 태어나서 죽는 그순간까지 이 우주, 지구에서 만물들과 주변의 인간들과 함께 서로 영향을 받으면 살아간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천인상응이라는 개념이 있다. 인간의 생명활동이 자연계와 상응한다는 개념이다. 천은 자연계를 뜻하며 상응이라는 것은 자연계의 변화가 인체에 영향을 미칠 때 인체는 반드시 자연계에 상응하는 반응을 일으킴을 가리킨다. 응(應)은 감응(感應)을 뜻하는 것으로 자극과 반응으로서의 감응은 똑같이 조율되어 있는 악기가 공명하듯이 하나의 변화는 다른 것에의 변화를 초래하는 생각이라고 볼 수 있겠다. 나의 생명을 기르는 것은 타인의 생명을 기
논쟁은 언제나 진리를 분명히 밝히기보다는 오히려 애매하게 만든다. 진리는 고독 속에서 성장한다. 그리고 그것이 성장하면 논쟁이 없이도 받아들여질 만큼 명확해진다. 자기가 옳을 때도 끝까지 침묵할 줄 아는 사람에게는 큰 힘이 있다. (칸트) 논쟁을 하지 말라. 논쟁은 설득하는 데 가장 불리한 방법이다. 사람들의 의견은 못과 같아서 때리면 때릴수록 깊이 들어가 뺄 수 없게 된다. (유베날리우스) 누군가가 너희를 슬프게 하거나 모욕을 줄 때는 흥분이 가라앉기 전에는 반박하지 말 것이며, 꼭 해명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무엇보다 먼저 자신의 정신적 동요부터 가라앉히라. (성현의 사상) 지금 당장 분노를 가라앉힐 수 없을 때는 침묵하라. 잠시 침묵하다보면 이윽고 마음도 가라앉을 것이다. (박스터) 나쁜 병에 걸린 사람에게 화를 낼 수 없듯이 마음의 병에 걸린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이다. “그렇지만” 하고 너는 말할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결점을 의식할 수 있는 이성을 가지고 있다”고. 맞는 말이다. 그러므로 너도 이성을 가지고 있으니 이웃에게 그 결점을 일깨우기 위해 이성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너 자신의 이성의 힘을 발휘해 이웃의 마음에 양심을 눈뜨게 하여,
서울시는 내년도 TBS(교통방송)의 라디오본부 예산을 62억 5574만원에서 96.1% 삭감된 2억 4498만 원으로 깎았다. 이유는 재정자립이라지만 한마디로 라디오방송을 하지 마라는 이야기다. 알다시피 TBS는 서울시 소속 미디어재단으로 현재 여권의 스피커로 불리는 김어준 씨가 뉴스공장을 진행하고 있다. 예산안 96% 삭감은 이유여하를 떠나 참혹하리만치 잔인하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아예 죽이겠다는 이야기다. 또 서울시가 버스기사들에게 “교통방송을 절대 틀지 말 것”이란 지시를 했다는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사실이라면 심하게 치졸하다. 하나 더,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의 시정을 비판하는 기사를 낸 한겨레신문에 광고중단 통보를 했다. 그들은 욕망에 솔직하고 집요하다. 서울시는 예고편일 뿐이다. 우리는 이미 이런 사례에 익숙하다. 이명박 씨나 박근혜 씨, 같은 당이면서 불화했던 둘 사이에 공통점이라면 두 사람 모두 언론을 장악하는데 집요하고 꼼꼼했다는 것이다. 만일 다가오는 대선에서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가 이긴다면 그 일등공신은 누구일까? 내가 보기에 TV조선, 채널A, JTBC, MBN 종편방송 4개를 허용해준 이명박정권일 것이다. 청와대 차원에서 블랙리스
예수는 이미 그 도덕적 기초가 흔들리고 있던 기존 사회의 종말을 내다보고 있었다. 그는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만들어낸 생활 질서의 물질적 상징인 신전은 더욱 완전한 것의 건설을 위해 무너져야 한다.’고 예언했다. 그리고 그는 조만간 실현될 그 예언 위에, 훨씬 훗날 실현될 똑같은 사태에 대한 예언을 덧붙이며, 그 사태를 당시 사람들이 세상의 종말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하고 상상하던 모습으로 그려 보여주었다. 우리는 지금 그가 예언한 시대에 살고 있다. 전 세계의 끝에서 끝까지 모든 것이 흔들리고 있다. 모든 사람들의 생활에 기초가 되는 모든 시설과 질서를 살펴보면 튼튼한 것은 한 가지도 없다. 사람들은 그러한 것들이 곧 모두 붕괴되어 예루살렘 신전처럼 신전의 돌 위에 돌멩이 하나 남지 않는 상태가 되리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라므네) 산꼭대기에 있는 사람들은 평지에 있는 사람들보다도 빨리 해돋이를 본다. 정신적으로 높은 수준에 있는 사람도 이와 마찬가지다. 그들은 육체적인 생활만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보다 빨리 영적인 해돋이를 본다. 그러나 얼마 후 때가 되어 해가 솟아오르면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보이게 된다. 지금까지 종종 사람들이 남을 위해 죽는 것이 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