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징글벨을 들으면 동심 세계로 빠져든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크리스마스의 행복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크리스마스 전날 실종된 가족이 살해되는 아픔을 간직한 유족에게는 매년 돌아오는 12월은 지우고 싶은 계절이다. 상당수의 일반 국민이나 매스컴에서 ‘강력범죄’ 혹은 ‘흉악범죄’라는 용어를 언어적인 의미 그대로 범죄의 수법이나 결과가 끔찍한 범죄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강력범죄는 특정한 범죄 유형을 묶어 놓은 형사사법기관의 실무상 의미다. 주로 살인, 강도, 강간, 방화 등의 범죄로서 흉기사용 및 물리적인 힘을 가해 1차적으로는 생명, 신체에 위해를 가하지만 2차적으로 재산상의 피해를 야기하는 범죄를 말한다. 강력범죄 피해자는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된다. 뿐만 아니라 피의자가 검거되고 사건이 마무리 된 이후에도 우울, 실직, 자살 등 장기간에 걸쳐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5년 전 안양 어린이 살인사건 유족 중에는 술에 의존해 하루를 버티기도 하며, 2008년 나영이 사건 피해아동 역시 최근까지도 지속인 치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강력범죄 피해자를 보호&m
‘민생’을 내세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제18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자대통령, 부친인 박정희 대통령의 딸로 ‘부녀 대통령’이라는 진기록을 남기게 됐다.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에 보여준 국민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우리정치가 풀어가야 할 과제와 또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국민들은 두 후보의 숨 막히는 개표결과를 지켜보면서 나라가 반 토막 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지울 수가 없다. 새정치 전도사 안철수 전 예비후보는 미국발 비행기를 타기에 앞서 “이긴 쪽은 패자를 포용하고, 진 쪽은 승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통합과 상생은 온 국민이 염원하는 우리정치의 현주소다. 박 당선자도 선거운동기간 국민들에게 풀어 놓았던 각종 정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민통합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박 당선자는 “집권을 하게 되면 대탕평 인사를 실시하고, 여야 지도자가 참여하는 연석회의를 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국민통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집권 기간 내내 여야로 나뉘어 대립하다가는 국민의 지탄을 받게 될 것이 뻔하다.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정치현실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
18대 대통령 선거가 시작되기 전, 이번만큼은 깨끗한 선거가 되기를 바랐다. 국민을 위한 정책을 발표하고 대한민국의 미래경영에 대한 포부를 당당하게 내세우는 한마당 ‘선거축제’가 되기를 원했다. 결과는? 독자들이 모두 아는 바와 같다. 미래를 위한 정책보다는 감정을 자극하는 언사(言辭)들이 난무했다. 서로의 흠을 들춰내고 상처주기 바빴으며, 있지도 않은 사실을 확산 유포시키는 일들도 있었다. 지지하는 후보가 달라 편이 갈라지기도 했다. 따라서 선거 후유증이 참으로 걱정이다. 가장 우려되는 일은 이번 선거로 인해 국민들이 이처럼 양분된 일이다. 선거가 박빙의 판세로 전개됨으로 해서 보수와 진보 간의 간극은 더욱 커졌다. 서로 자기 지지후보만이 옳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며 건전한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장·노년층과 청·중년층도 갈렸다. 인터넷상에는 ‘젊은 놈’들과 ‘노인네’들의 격한 감정이 섞인 위아래 없는 댓글 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예외 없이 ‘동·서 지역 간 감정의 골이 아직도 깊고도 넓구나’ 하는 시름도 더욱 깊어졌다. 선거란 축제여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누가 대권을 잡느냐 하는 전쟁이긴 한데 평화 속의 축제 같은 전쟁이다. 진짜 주인인 국민들
참빗 하나 이민호 어릴 적 외할머니 반짇고리 속에서 유난히 빛나던 참빗 하나 살며시 귀에 대고 고운 빗살 튕기면 또르르 공글려 떨어지던 귀뚜라미 소리에 움찔 뒤돌아본 종로 거리 좌판 한 구석에 저 노파 앙상한 가슴 살 우리말을 이렇게 감칠맛 나게 다루는 시인이 있다니 참 신기한 일이다. 시인이라면 우선 제일 먼저 모국어를 책임질 의무가 있다는 생각인데 시인은 우선 모국어에 대한 책임을 넘어 예의를 다하는 모습이 보여 참으로 고맙다. 햇살 반짝이는 이아침에 나도 가만히 귀 기울여 본다. 어린 날이 그 옛날이 쨍쨍 맑은 소리를 하며 들려온다. 출처 시집 <참빗 하나/삶이 보이는 창 2005>…
막걸리 반주를 곁들인, 저녁 밥상머리에서 아내가 훌쩍거린다. 나 또한 눈시울이 뜨거워져 말을 잇지 못하고 허허로운 웃음만 흘린다. 20대 초반의 풋풋한 만남이 엊그제 같은데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세월은 우리를 60대로 밀쳐 내었다. 언제 벌써, 우리가 이런 이야기 할 때가 되었냐며 먹먹해진 가슴은 뚫리지를 않는다. 얼마 후에는 다시 이사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였다. 내가 먼저 죽을 확률이 높으니, 당신 혼자서는 전원생활이 힘들다. 해떨어지면 문밖이 칠흑이라, 나 혼자는 바깥잠은 물론 늦은 외출도 자제하고 있다. 은퇴 후, 이곳에 성공적인 정착을 하였다 하나 심중을 뒤집어 보여줄 사람 없는 객지이다. 봄부터 잔디 깎기, 텃밭 가꾸기, 여름 장마철, 눈치우기 등 집안 팎의 관리는 누가 할 것인가. 최근 수명이 많이 늘어났다 해도 친구들은 이미 가고 있다. 오늘도 한 친구가 죽었다는 연락을 받지 않았느냐. 내가 건재할 때, 당신 혼자서도 지낼 수 있는 고향에 작은 아파트를 마련하여 가야 할 것 같다. 자식들이 외국에 있어 뒷일을 봐줄 사람도 없으니 내 손으로 모든 준비를 해놓고 가겠다. 말하는 나도, 듣는 아내도 부정할 수 없는 우리의 미래이기에 목이 메기는
어느 큰 부자가 잔치를 벌였다. 내로라하는 주위의 마을 사람들이 다 모여들었다. 이때 한 선비가 허름한 옷차림으로 잔칫집을 찾았다. 그러나 선비의 행색을 훑어보던 문지기가 그를 들여보내지 않았다. “당신 같은 거지는 들여보낼 수 없소.” 선비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거지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지기는 곧이듣지 않았다. “어디서 거짓말을 하는 거요? 썩 물러나시오.” 이렇게 문전박대를 당한 선비가 한쪽에 비켜서서 보니, 문지기는 의복을 근사하게 차려 입은 사람들에게는 무조건 허리를 굽실거리며 안으로 안내를 하는 것이었다. 선비는 집으로 돌아와 의관을 깨끗하게 갖추어 입고 다시 문지기 앞에 섰다. 문지기는 누구인지 물어보지도 않고, 깍듯하게 안내를 했다. 선비는 문지기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았다. 앞에 놓인 상에는 온갖 맛있는 음식이 가득 차려져 있었다. 선비는 이 자리에 앉게 된 것은 순전히 의복 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선비는 술잔을 들어 자기 옷에다 부었다. 옆에 앉은 사람이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아니, 술을 왜 옷에다 따르십니까?” 선비가 대답했다. “내
중국인들이 흠모하는 역대 제왕 가운데 당나라 태종은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고구려와의 질긴 악연으로 우리에게는 기꺼운 존재가 아니나 중국인들은 ‘정관(貞觀)의 치(治)’라는 태평성대를 연 명군(名君)으로 기억한다. 당태종 이세민은 아버지 고조가 당나라를 창건하는 데 1등 공신으로, 형과 아우를 척살한 후 왕위에 올랐다. 대장정을 이끌며 중국 전역을 공산화한 마오쩌뚱이 “중국 역사 이래 최고의 군사전략가”라고 태종을 숭배할 정도다. 그런데 태종의 위대함은 불패의 무력에 머물지 않고, 문민정치를 통한 태평성대를 열었다는 데 있다. 과거 역사에서 뛰어난 전략과 무력으로 숭앙받던 수많은 제왕들이 있었지만 태종과 같은 반열에 오르지 못했다. 태종이 ‘정관의 치’라는 찬란한 업적을 쌓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대재상 ‘위징(魏徵)’이다. 위징은 당초 태종에 의해 살해당한 이건성의 책사였다. 그는 당시 태자였던 이건성에게 태종을 먼저 독살해야 한다는 계책을 내놓은 바도 있다. 따라서 태종이 정권을 잡자 주변에서는 당연히 위징을 참살할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태종은 위징의 인물됨을 알아보고 그를 자신의 근거리에 두고 고언(苦言)을 들었다. 위징은 바른 말을 잘했다.…
지도자가 자신이 올바르면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모든 일이 지도자의 뜻에 따라 행하여진다. 그러나 지도자 자신이 바르지 않으면 비록 명령을 내린다 해도 그 뜻을 따르지 아니 한다. 공자는 정치하는 사람 자신이 정직하다면 명령하지 않아도 여러 일들이 행해지지만 그 사람 자신이 정직하지 않다면 비록 명령을 내려도 백성이 따르지 않는다(其身이 正이면 不令而行하고其身이 不正이면 雖令不從)고 했다. 정치 지도자가 정직하다함은 백성이 그만큼 편안할 수가 있는 논리인 것이다. 권력을 앞세울 게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는 데 더 많은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바로 공자(孔子)의 위정이덕(爲政以德)이다. 진실로 제 자신이 바르다면 정치에 종사하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며, 또 제 자신을 바르게 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남을 바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인가. 고전(古典)에 나라를 바르게 다스리면 세상이 순조로워지고, 지도자들이 청렴하고 충직하면 국민들 마음 저절로 편안하게 된다. 부인의 행실이 현숙하면 남편이 재앙을 만나는 일이 적고, 자식들이 효도하면 부모 마음은 즐겁게 된다(國正天心順 官淸民自安 妻賢夫禍少 子效父心樂)고 했다. 나는 법규를 지키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또한 자녀
지인의 얘기다. 내년 새 학기에 대학 4학년에 올라가는 아들이 휴학을 한다고 한다. 4학년 대학과정을 마친다고 해도 취직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아들이 선택한 최선의 방법이 휴학이라는 것이다. 휴학을 하고 스펙을 쌓거나 경제여건이 나아질 때까지 내실을 다지겠다는 것이 아들의 각오였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암울한 사회에 대한 현실기피가 아닌가 우려스럽다. “과외 알바는 고사하고, 학원강사나 방문교사 자리도 하늘의 별따기에요. 편의점이나 PC방 알바라도 구해야 되는데 그것도 어려워요.” 천정부지의 등록금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생활비 등으로 고난의 한 학기를 어렵사리 마감하고 있는 대학생들이 겨울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들고 있지만, 극심한 경제 불황으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안절부절 하고 있다는 본보의 보도다. 알바의 현실이 이 정도니 취업은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다. 대학 휴학생 100만 명 시대가 10년을 넘기고 있다. 장기불황이 젊은 세대의 의지를 꺾고 그들의 얼굴에서 웃음을 사라지게 하고 있다. 슬픈 일이다. 취업해 본 적이 아예 없는 청년실업자 비율이 지난 10월 기준으로 6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