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에는 청년 일자리와 함께 장년세대의 일자리 보장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글로벌 경쟁과 기술발전으로 인해 고용 없는 성장이 일상화된 현실에서 어느 계층이건 일자리를 얻고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부당해고나 비정규직 차별시정 등을 주업무로 담당하고 있는 노동위원회에서 관련된 사건을 처리하면서 산업현장의 생생한 모습들을 보고 있다. 판례와 관련 사례가 축적돼 있는 징계나 정리해고 사건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2007년 이후에는 새로운 유형의 부당해고나 차별사건들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정년을 전후한 장년 근로자들의 일자리 문제, 그 중에서도 장년근로자들이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사업장에서 나타나는 혼선과 갈등으로 인해 접수되는 사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정년 후 재취업 관련 갈등 증가 사례를 보면, 먼저 노동조합이 회사와 합의해 퇴직자를 계약직으로 재고용했지만 이들 근로자가 정규직에 비해 임금과 근로조건에서 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경우다. 이 사례에서는 노조 위원장이 재고용을 위한 노조의 노력을 설명하면서 근로자들을 설득하는 모습도 있었다. 또 공기업에서 정년을 마친 후 단순노무 업무에 비정규직으로 취업한 장년 근로자가 회사 내 갈등으
소설가 오정희씨가 쓴 ‘중국인 거리’라는 작품이 있다. 6.25 도중에 인천으로 이주해 와 중국인 거리 속에 살게 된 한 소녀의 눈을 통해 본 전쟁의 비극상을 그리고 있다. 중국인거리를 비롯한 외국인거리는 인천 차이나타운 말고도 여러 곳에 존재한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아예 관광객을 노린 관광지로 육성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외국인 거리는 해당 지자체에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안산의 경우 원곡본동에 형성된 다문화거리는 중국 등 60여 개국 6만여 외국인의 생활공간으로, 2009년 안산시로부터 다문화마을특구로 지정됐지만 문제점이 많다. 일명 ‘국경 없는 마을’로도 불리는 안산 다문화거리는 외국인들이 어우러진 이색 공간으로, 외국인들이 80%가량 자체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아시아권의 100개가 넘는 다양하고 별난 음식을 맛볼 수 있지만 외국인 범죄도 그만큼 많이 일어난다. 안산 단원경찰서에 접수된 외국인 범죄는 2007년 408건, 2009년 790건, 2011년 863건 등으로 매년 증가추세를 보인다. 특히 밤의 안산 다문화거리는 '무법천지'라고 이곳에 사는 내국인 주민들이 탄식하고 있을 정도다. 안산만 그런 것이 아니다. 수원역 일대에도 중국인…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입안의 비린내를 헹궈내고 달이 솟아오르는 창가 그의 옆에 앉는다 이미 궁기는 감춰두었건만 손을 핥고 연신 등을 부벼대는 이 마음의 비린내를 어쩐다? 나는 처마 끝 달의 찬장을 열고 맑게 씻은 접시 하나 꺼낸다 오늘 저녁엔 내어줄 게 아무것도 없구나 여기 희고 둥근 것이나 핥아보렴 - 송찬호 시집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2009년/문학과지성사 실제로 고양이를 키울 수도 있겠으나 시집 전체에서 보이듯 사물의 의인화로 가득한 시집이라는 점에서도 고양이는 퇴근하는 시인의 모습이거나 종일토록 드리우고 다니던 그림자이며, 나아가 시인 마음속의 깊은 그늘이 아닐까. 또는 우리들 모두의 그늘이며 문명의 그늘이 아닐까. 그래서 허기로 가득한 자신에게 우리 모두에게 달의 꿈 옥토끼와 함께 방아를 찧는 꿈을 나누자는 이야기가 아닐까. /조길성 시인
1963년 오늘 부산지역에 휴교령과 집회 금지령이 내려진다. 콜레라의 급속한 확산 때문이다. 이미 부산 감천동 등에서 50여 명의 콜레라 환자가 발생하고 그 중 13명이 숨졌다. 보건당국은 공중소독과 함께 부산항에 들어오는 모든 여객들에 대해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콜레라가 전국으로 번져 천 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하고 70명이 목숨을 잃는다.
1965년 오늘 경상북도 포항. 베트남전쟁에 참전할 우리나라의 첫 전투부대인 청룡부대의 결단식이 거행된다. 비전투부대인 비둘기부대 병력 2천 명이 베트남에 파병된 지 7개월 만의 일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결단식에서 해병 제2여단을 청룡부대로 명명하고 부대기를 수여한다. 박 대통령은 베트남 파병이 우리 나라의 안전보장을 위한 방위활동의 하나라며 청룡부대 장병들을 격려했다. 청룡부대는 같은 해 10월 3일 부산을 출발해 10월 9일 베트남에 도착한다.
대법원이 불심검문 기준을 판결문에 기재해 치안 현장에서 경찰의 올바른 공무집행 보장해야 한다는 대원칙을 재확인했다. 이외수 작가는 “불심검문, 기분 더럽다”라고 트윗을 날렸다. 날로 흉포화·잔혹화되는 범죄에 경찰이 ‘방범비상령’을 선포하고 성폭력·강력범죄 총력 대응 흉기소지 등 확인을 위한 불심검문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한 말 같다. 미국의 불심검문은 형사상의 정식 수사절차가 진행되기 이전에 현장에서 혐의가 있는 자에 대해 정지시켜 신체수색과 질문을 하는 것을 총칭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경찰관이 개인의 비정상적인 행동이 범죄행동의 진행과 관련이 있다고 합리적으로 의심되며, 이러한 의심을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이고 명백한 사실을 적시할 수 있는 경우에 행인을 영장 없이 정지시키고 신체외부에 대한 몸수색을 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영국은 ‘경찰 및 형사증거법’, ‘형사사법 및 공공질서법’, ‘테러리즘법’ 등 의심의 합리적 근거를 요하는 정지 및 수색권한과 함께 의심할 만한 근거가 없는 경우에는 정지 및 수색권
대통령 선거 분위기가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박근혜, 민주통합당 후보로 문재인이 선정된데 이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대학원장이 19일 대권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나온다 안온다, 할거냐 말거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안 원장의 대권 거취표명으로 일단 3자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이번 대선의 특이한 점은 정당 후보보다는 일반 후보자의 인기가 더 크다는데 있다. 그렇다고 범 야권 유력주자로 일컬어지는 안 원장이 대선에 성공한다면 우리나라 정당정치의 고질병이 해소될 것이라고 보는 국민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우리나라 현실정치의 한계라는 인식이 많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새누리당 후보로 확정된 박근혜 후보는 깨끗한 정치를 표방하며 큰폭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정당후보로 선출되고도 여의도 정치의 탈피를 표방하는 등 거리를 두는 표정이 역력하다. 이는 안 원장과의 후보 단일화를 의식한 선거전략으로 보인다. 이제 대선은 9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선의 특징은 ‘여성대 남성’의 성(性) 대결구도에 기존 정당정치와 안철수식 새로운 정치형태의 대립 양상도 띠고 있어 역대 어느 선거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시선을…
2012 경기정원문화박람회(이하 정원박람회)가 약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도와 수원시가 주최하는 정원박람회는 오는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수원 청소년문화공원에서 펼쳐진다. 당초엔 개최 장소를 서호공원으로 준비했다. 그러나 문화재청이 문화재구역이라는 이유로 박람회 개최 뒤 시설을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여러 차례 협의 끝에 시설 존치가 가능한 인계동 청소년문화공원으로 변경했다. 사실 이 행사는 서호공원이나 만석공원에서 하는 것이 어울린다. 왜냐하면 이번 정원박람회 주제가 ‘공원, 도시농업을 품다’이기 때문이다. 서호나 만석거는 조선조 22대 정조대왕이 만든 농업용 인공저수지이다. 이 농업시설로 인해 당시 가뭄에서도 만족할 만한 소출을 올릴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역사적인 의의로 보나 ‘도시농업의 재조명’이라는 면에서나 잘 어울리는 장소이다. 그러나 문화재구역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행사 뒤 해체하는 기존 박람회와 달리 정원박람회의 모델정원 등 시설은 공원 전시공간으로 보존해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의 요구로 장소를 변경할 수밖에 없지만 수원시민들이 정원박람회에 거는 기대는 크다. 이 행사는 도시 정원문화의 새로운 패러다
고요한 여자는 잠이 들어 깨어나지 않고 새소리를 잡아먹으며 눈이 내리고 세 개의 발가락은 얼음을 가두고 숲 속에는 누가 사나 검은 발톱 바람 흘러내리는 시간은 시계에 잊어버리는 표정은 벽지에 고독한 여자는 잠이 들어 깨어나지 않고 윤곽을 지우며 고양이의 눈은 내리고 여자는 잠에서, 고요한 고독에서 그리고 ‘슬픔’에서 언제 깨어날까요? 어느 행에도 슬프다고 쓰지 않았지만, 행간은 여자의 잠이 슬픔으로부터 비롯됐으며, 슬픔으로부터 탈출하려는 안간힘이라고 간절히 일러주는 듯합니다. 눈은, 소리를 잡아먹으며, 윤곽을 지우며, 슬픈데도 슬프다고 가까운 이에게조차 고백하지 못한 채 홀로 찾아든 어느 머나먼 민박집에서 시간도 표정도 잊고 하염없이 빠져든 여자의 잠처럼, 역시 하염없이 내릴 것 같은데. 여자의 잠이 혹 영원한 잠이 아니기를, 찐득한 슬픔이 말개지도록 자고 난 후에 크게 기지개 켜며 일어난 여자가 온통 흰빛인 바깥으로 걸어 나와 눈 위에 노루처럼 깨끗한 발자국을 남기기를 바래봅니다. /이진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