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9일 치러질 20대 대통령 선거가 7개월 여 앞으로 다가왔다. 후보들의 각축 만큼 언론의 보도 열기도 뜨겁다. 여론조사 보도는 선거보도의 핵심이다. 선거-여론조사-언론은 삼각동맹을 구축한다. 정치 여론조사는 단순하지만 순위가 보도되면 최고의 클릭수를 기록한다. 언론의 효자상품이다. 거의 모든 언론사가 보도경쟁에 뛰어든다. 유명 연예인의 스캔들 보도를 방불한다. 여론조사를 의뢰한 언론사와 여론조사기관 입장에서는 최고의 홍보효과를 얻는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 보면 걱정이다. 언론사는 경영이 어렵고, 여론조사기관은 조사원이 투입되지 않는 기계음을 활용한 ARS 조사기법이 개발돼 저비용 조사가 가능해졌다. 언론사가 의뢰하는 ARS를 통한 지지율 조사는 3-400만 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일부 조사회사는 유명 언론사를 상대로 무료 조사까지 제안하는 현실이다. 유명 언론사와 손을 잡은 조사회사는 정치여론조사를 기업컨설팅 등 다른 수익사업을 위한 교두보로 활용한다. 언론사와 여론조사 회사가 ‘누이좋고 매부 좋은’ 공생관계가 형성된다. 지난 7월 13일 머니투데이는 윤석열 캠프에서 제기한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는 자사 입장문 냈다. 이에 앞서 윤석열 캠프에
한순간 지속되는 사랑. 밤, 그것은 빛의 그림자, 생명, 그것은 죽음의 그림자. (알제논 스윈번) 생명은 지구에 충만한 하나의 태양 현상이다. 생명은 지구 대기와 물, 태양을 세포로 바꾸며, 우주 전체로 볼 때 극히 제한된 곳에서 일어나는 변화다. 생명은 성장과 죽음, 처리와 배제, 변화와 부패가 뒤얽힌 복잡한 패턴이다. 생명은 다윈의 시간을 통해 최초의 세균과 연결되고, 베르나드 스키의 공간을 통해 생물권의 모든 구성원과 연결되는 팽창하고 있는 하나의 조직이다. 신이고 음악이고 탄소이며 에너지로서 생명은 성장하고, 융합하고, 죽어가는 존재들이 소용돌이치는 결합체다. 생명은 피할 수 없는 열역학적 평형의 순간(죽음)을 무한정 앞지르기 위해 자신의 방향을 정할 수 있는 억척스러운 물질이다. 생명은 또한 우주가 인간의 형태로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살아있는 물체를 그토록 다르게 만들기 위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그 답은 과학적이면서도 역사적이다. 생명은 모방할 수 없는 자신만의 역사다. 일상의 눈으로 보면 “여러분”은 나이가 몇 살이든 태어나기 약 9개월 전에 어머니의 자궁 속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진화적 관점에서 더 깊숙이 보면 “여러분”은 생명의 대담
- 발걸음으로 시작된 인류 인류학자 마빈 해리스(Marvin Harris)는 그의 책 《우리 인간이라는 종자(Our Kind)》에서 인간 역사의 시초에 “발걸음이 있었다”라고 적고 있다. 성서의 창세기 첫 문장 “태초에”를 본뜬 건데 직립보행의 인류사를 압축한 문장이다. 그런데 이 발걸음이 있기 위해서 가장 결정적인 것이 생물학적 진화 못지않게 기후다. 또는 기후의 변화가 진화를 촉진했다고 할 수 있다. 빙하기가 지속되는 한 인간의 활동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다가 기온이 올라가면서 얼었던 땅이 녹고 그만큼 초목이 들어차면서 초식동물의 이동이 있게 되고 그 뒤를 따라 이들의 포식자가 움직이고 인간의 생활영토 역시 넓어지게 된다. 최초의 인류 발상지를 아프리카로 설정하고 있는 것은 ‘루시’라는 이름으로 불려진 원시 유골 발견이기도 한데 거기에서 시작된 인류의 역사가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것 역시도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의 압박 때문이었다. 방하기를 지나 적도 지대의 온도가 급상승하면서 숲이 건조한 사바나 초원이 되자 나무 위에서 땅으로 내려와 살아야 하는 상황은 직립보행의 결정적 조건을 만들었다. 고대 이집트 제국의 젖줄인 나일강 유역도 주변이 사막화되면서…
벌써 10년 전이다. 한 산모가 증상이 너무 심해 입덧이 심한 시기인 산후 9주-11주 사이 거의 음식을 못 먹고 힘들어서 내원했다. 인터넷 검색으로 자가요법을 하던 중 다른 것은 효과가 없고 맘까페에서 추천받아 해외직구로 구입한 것이 조금 효과가 있었다고 가지고 왔는데 바로 내관혈 자극기라고 부르는 손목밴드였다. 손목에 시계처럼 찰 수 있게 되었는데 내관이라는 손목 내측에 있는 혈자리 부위에는 볼록하게 요철이 있어서 그 요철을 압박하면 혈 근처를 자극을 할 수 있게 만들어진 단순한 장치였다. 내관혈이 소화기 질환 등에 효과적인 혈자리인지라 입덧에도 효과가 있기에 만들어진 것이었다. 오늘 언급하려는 EFT도 한의학의 경락의 경혈을 자극하는 법만 달리했고 외국에서 만들어졌다는 큰 맥락에서 내관혈 자극기와 비슷하다. EFT는 한의학에 관심이 많았던 로저 칼라한이라는 임상심리학자가 우연히 물 공포증 환자를 치료하다가 경락을 손가락으로 두드리는 것이 감정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해 만든 치료법을 공학을 전공한 게리 그레이그가 보다 쉽게 실용적이고 대중적으로 만든 것이다. 그는 EFT를 기존의 약물, 상담치료 등에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호전이 없었던 베트남
음악의 치유효과를 수없이 경험했다. 노라 존스의 목소리가 처음 세상에 알려진 2000년대 초반, 어느 날의 이야기. 가을밤, 예고 없는 비에 젖은 생쥐꼴로 귀가하던 중 아파트 밖 자전거를 들이다 발목을 삐었다. 절룩대며 집안에 들어섰는데 열어놓은 베란다 사이로 들이친 비에 책들이 흠뻑 젖어있었다. 으악, 비명이 올라오는데 울리는 전화벨. 반가울 리 없다. 더군다나 ‘죽이는 목소리가 있어 들려주려고’라는 말에 짜증이 더해졌다. 지금 음악 따위 들을 분위기 아니라고! 냅다 지르려는 소리를 전화선을 타고 넘어온 목소리가 덮는다. 수화기를 든 채 커피포트 스위치를 올렸다. 커피 향이 번지는 창가 소파에 몸을 기댔다. 구질구질한 비에 젖은 시가가 천천히 영화 속 풍경으로 바뀐다. 친구의 표현은 적확했다. 죽이는 ‘음악’이 아니라 ‘목. 소. 리’였다. 대체 불가의 목소리. 가을, 밤, 비, 커피와 너무나 어울리는 목소리. 노라 존스. 컴 어웨이 위드 미(Come Away With Me) 지금이야 세계적인 재즈 가수지만 그때는 첫 앨범을 냈을 때니 신예였다. 앨범이 발표되자마자 400만 장 팔려 대히트를 기록했고 그다음 해 2003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음반, 올
동일한 상태에 머물기 위해 변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바로 자기 생산의 핵심이다. 이는 세포뿐만 아니라 생물권에도 적용된다. 종에 적용되면 진화가 일어난다. 그렇다면, 생명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느리게 밀려오는 기묘한 파도처럼 물질 위에 나타나 파도타기를 하는 물질적인 과정이다. 그것은 통제된 예술적 혼돈이며 기절할 만큼 복잡한 일련의 화학 반응으로, 8,000만 년보다 더 전에 표유류의 뇌를 만들었고, 이제 인간의 모습으로 연애 편지를 쓰고, 컴퓨터를 이용하여 우주 탄생 당시 물질의 온도를 계산하기에 이르렀다. 게다가 생명은 바야흐로 가차없이 진화하는 우주에서 자신의 낯설지만 진정한 위치를 처음으로 자각하려는 듯하다. 지구 표면의 국지적인 현상인 생명은 사실상 우주 환경을 함께 생각할 때에만 비로소 이해될 수 있다. 46억 년 전 초신성 폭발의 잔재가 응축하여 지구를 탄생시킨 지 얼마 되지 않아 생명은 별의 구성 물질로부터 생겨났다. 생명은 대기 자원의 감소와 태양으로부터 오는 열의 증가로 인해 지국의 온도 조절 시스템이 마침내 붕괴하여 단 1억 년 안에 끝날지도 모른다. 아니면 생명은, 생태계에 둘러싸인 채 탈출하여 안전한 피난처에서 약 50억 년 후…
정치인들과 그 지지자들의 말과 글이 살풍경하다. 그 어느 것에 비할 수 없을 정도이다. 더이상 들을 수 없고, 읽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민의힘당 전유물이 모든 당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즈음이다.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과정을 지켜보면서 내 귀와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부 대선 후보의 말과 글은 옮겨 적는 것조차 주저하게 된다. 상스러워도 너무 상스럽기 때문이다. 시민으로서, 유권자로서 모멸감이 인다. 특정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말과 글도 그 후보의 것 못지 않게 폭력적이다. 유튜브나 포털 뉴스 댓글, 페이스북, 누리집 익명 게시판 등 아무 것이나 딱 10초만 들여다봐도 폭언이 튀어나온다. 피해가는 것이 더 어려운 실정이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자신하기에 말과 글을 흉기처럼 휘두르나? 그런 후보에게 도대체 무엇을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하기에 폭언을 일삼나? 자신들만의 집단 광기로 권력을 잡아 이 나라를 전리품으로 통째로 손아귀에 넣을 수 있다고 확신이라도 하는 건가? 폭언은 폭력이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차원을 뛰어넘는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상대를 무릎 꿇리겠다는 선언이다. 독선도 이런 독선이 없다. 그런데 이
1. “이 자들은 너무 적게 일하고 너무 많이 받으려 한다.” 산업혁명이 개시된 18세기 중반부터 250여 년 동안 고용주들이 유행가처럼 흥얼거리던 말이다. 뼈가 부서지는 초과 노동 아래 신음해온 노동자들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들에게 해당되는 말을. 특히 1830년대는 상상을 초월하는 가혹한 노동이 일상이었다. 하지만 이 시기조차도 영국 노동자 1일 평균 노동시간은 12시간에서 최대 16시간이었다. 일주일에 하루도 안 쉰다고 가정하면 112시간, 일요일 하루는 쉬는 것으로 계산해도 96시간이다. 심지어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미 지적했듯이) 수용자 사망 확률이 85%였던, ‘강제노동을 통한 절멸을 목표로 했던’ 아우슈비츠에서조차 주당 최대 노동시간이 98시간이었다. 나치가 인간적이어서가 아니었다. 실제로 한계 이상의 노동이 강제되면 몸이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백 년 동안 전 세계 노동자들이 목숨을 걸고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한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이 문제가 말 그대로 죽고 사는 생존의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2.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정부의 주 52시간 노동정책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간에 “주당 120시간 근무” 운운을 들이밀었다. (
사람은 저항하는 거다. 저항하는 것이 곧 인간이다. 저항할 줄 모르는 것은 사람이 아니다. 왜 그런가? 사람은 인격이요 생명이기 때문이다. 인격이 무엇인가? 자유하는 것 아닌가? 우선 나는 나다 하는 자아의식을 가지고 나는 나를 위한 것이다 하는 자주하는 의지로서, 내 뜻대로 내 마음껏, 나를 발전시켜 완전에까지 이르자는 것이 인격이다. 저항! 얼마나 좋은 말인가? 모든 말이 다 늙어버려 노망을 하다가 죽게 된다 해도, 아마 이 저항이라는 말만은 새파랗게 살아나고 또 살아나 영원의 젊은이로 남을 것이다. 아마 ‘맨 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하던 그 말슴은 바로 이 말 곧 ‘저항’이었을 것이다. 왜 그러냐고? 말씀은 근본이 반항이다. 가슴 속에 갇혀 있지 못해 터지고 나오는 기(氣), 음(陰)한 주머니 속에 자지 못해 소아 나오는 정(精), 맨송맨송한 골통 속에 곯고 있지 못해 날개치고 나오는 신(神), 그것이 곧 말씀이다. 깨끗하다는 동정녀의 탯집도 그냥 있을 수 없어 말구유 안으로하도 박차고 나오는 아들이 곧 말씀이다. 천지창조하려는 ᄒᆞᆫ님 곧 물 위에 운동하셨다는 그 운동은 무슨 운동이었나? 반항운동이었다. 암탉이 알을 까려 품고 앉은 듯한, 무슨 큰일을
불과 10년 뒤면 50대 이상 인구가 나라 전체의 절반을 넘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네요. 일찌감치 벌어진 잠룡들의 혈전 속에 흘려넘기고 있지만, 예사로 여길 문제가 아닙니다. 고령화 현상이 이런 속도로 가파르게 심화하면 경제인구가 대폭 줄어들게 되고, 머지않아 국가소멸 위기를 불러올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이니까요. 인류의 삶을 피폐화시키고 있는 코로나 펜데믹 그 끝에 필경 닥쳐올 생존의 위협은 가늠조차 쉽지 않은 요즘 아닙니까? 행정안전부 발표에 등장하는 올 6월 30일 현재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 통계가 아찔합니다. 40대 이하는 큰 폭으로 감소하고, 50대 이상은 대폭 증가하는 추세예요. 50대는 모두 859만314명으로 전체 인구의 16.6%를 차지하고 있어요. 40~50대는 다 합치면 32.5%로서 비중이 가장 높네요. 이어서 20~30대가 26.2%, 60~70대가 20.7%입니다. 10대 인구는 계속 줄어들어 9.2%에 불과하고 10대 이하는 16.6%, 80대 이상은 4%로 나타났군요. 이 자료를 놓고 최병관 행안부 지방행정정책관은 “10년 뒤에는 50대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고, 평균연령이 50세를 넘어서는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