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개봉됐던 영화 중에 ‘굿바이 미스터 칩스’라는 영화가 있다. 제임스 힐튼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사회의 제반 부조리 밑에서도 분명한 신념을 지니고 의연히 어려운 상황에 맞서서 교육자로서의 강인한 자세와 아울러 사랑의 만남과 따뜻한 인간미를 보여준 영화로 교직에 몸담고 있는 모든 이에게 큰 감동을 안겨줬다. 불신과 불확실의 세대에 생존하고 있는 우리에게 가장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생명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이해와 순수한 사랑일 것이다. 인간은 자신과 더불어 나 아닌 다른 이를 이해하고 사랑하면서 공감하고 공존한다. 또한 삶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보다 가치 있는 것을 추구하고 성취해 나가는데 큰 목적을 둔다. 따라서 우리는 끊임없이 교양정신을 높이며 생명적인 것을 추구하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해야 한다. 요즘 정치권을 비롯해 반값 등록금 문제로 대학들이 본의 아니게 소용돌이에 휩쓸려 시끄럽다. 시끄럽다고 표현한 것은 문제의 사안이 중요하지 않다거나 의미 없는 소모적 논쟁이라고 폄하하는 표현이 아니다. 다만 문제의 본질보다 외면적인 사안을 가지고 가열된 분위기로 인해 그 수습을 어떻게 할 것인지 염려되는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언론을 비롯해 사회의 여
등태산소천하(登泰山小天下)란 말이 있다. 태산에 오르면 천하가 작게 보인다는 말로, 큰 도리를 익힌 사람은 사물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공자는 어릴 적부터 노나라 동쪽에 있는 동산을 자주 등정했다는데, 산 정상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그 큰 읍성도 보잘 것 없는 한줌의 땅에 불과하다는 걸 알았고, 또 장성해서는 중국 오대악산(岳山) 중 하나인 태산에 자주 오르면서 천하가 작은 세계라는 것을 간파했다고 한다. 산 아래에서 아웅다웅하며 살다보면 시야가 좁아질 수 밖에 없고 생각이 협소해 질 수 밖에 없기에 사람들이 등산을 하는지 모르지만 자신이 경험한 것만을 고집하며 자신이 가장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할 수도 성장할 수도 없다. 큰 바다에 나가보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강이나 시냇물을 가지고 크냐 작으냐를 시비한다. 경험이 미천한 사람일수록 자신이 최고라고 여겨 남을 가소롭게 평가하고 도토리 키재기 식으로 우열을 가리려 한다. 공자가 말한 군자의 도를 보라. 해와 달은 그 밝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는 조그마한 틈만 있어도 반드시 비춰 준다. 흐르는 물도 그 성질이 낮은 웅덩이를 먼저 채워 놓지
지난달 27일 장애인가족지원센터 5주년 기념식과 경기도 장애인부모회장 이·취임식이 있었다. 5년 전 부모회의 제안에 따라 기안을 했던 담당이었기에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마침 부모회장이 이임사 첫머리에서 센터를 거론하며 진정성이 묻어나는 고마움을 언급할 때 나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지며 눈시울이 뜨거워져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공치사를 들으니 쑥스럽게도 하고 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의 기대에 얼마나 부응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죄송한 생각도 들어 아쉬움에 만감이 교차했다. 이렇게 협의하며, 논의도 하며, 때로는 함께 아파하며, 함께 즐거워하며 보다 진전된 내일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인데 현실은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아 안타깝다. 지난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즈음해 조금씩 일어났던 일부 장애인 그룹의 권익 증진과 복지시책 확대 요구가 급기야 수원역 철야 농성과 도청 정문 앞 충돌로 이어져 경미하나마 몇몇 부상자도 발생하는 불상사를 치렀다. 그 와중에서도 복지, 교통, 교육 등 분야별로 협의가 이루어져 집회는 막을 내렸지만 마음 한곳에 쉽게 지워질 것 같지 않은 상처를 남겼다. 평상시 장애인계의 욕구에 충분히 귀 기울여
수원시가 발행하는 인터넷신문 e수원뉴스에는 시민기자 서정일 씨의 주목할 만한 글이 실려 있다. 수원의 서울방향 입구인 지지대 고개에 수원 제1관문을 세우자는 것이다. 사실 이런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 1996년 수원화성축성 200주년을 기념해 지지대 고개에 가칭 ‘효행문’을 세우겠다는 계획이 수립된바 있었다. 예산 등 이런저런 사정으로 해서 사업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지대 고개는 수원사람들에게 있어 효의 성지나 다름이 없기 때문에 효행문을 만들자고 했던 것이다. 지지대고개는 조선시대 정조의 효심이 담긴 곳이다. 아버지 사도세자가 영면하고 있는 화산땅과 자신의 노년을 보내기 위해 축성한 수원화성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이 고개를 넘어가면 아버지가 묻힌 곳을 볼 수없기 때문에 자꾸 지체했다 해서 지지대라고 불린다. 이곳에는 지지대 비가 세워져 있고 그 아래에는 휴게소와 어린이 미술체험관(공사중, 구 효행기념관), 프랑스군 한국전쟁 참전기념비, 정조대왕 동상 등 시설이 있고 노송지대가 펼쳐지고 있어 여건만 구비되면 많은 관광객들이 찾을 만한 곳이다. 그런데 지지대 비 앞으로는 1번국도가 지나가고 있어 관광객이나 답사
성남시 분당구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판교분기점~성남나들목 중간지점에는 판교신도시에서 가장 많은 25개동 1천100여 가구가 입주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는 곳이다. 고속도로변과 아파트 건축물 사이 거리는 30~40m 정도에 불과하고 고속도로 위로 아파트 5개동 10개층 정도가 불쑥 솟아 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 소음이 고스란히 아파트로 전달된다. 누가 봐도 이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당연히 아파트 주민들의 원성이 커 졌다. 공동 사업자인 성남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분당구 운중동 판교신도시 북단과 인접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1.84㎞ 구간이 110m 가량 북쪽으로 옮겨진다. 이 계획은 2008년 10월 국토해양부가 LH, 성남시, 도로공사 등과 가진 대책회의에서 확정됐다고 한다. 총 1천63억원이 소요될 이 공사는 올해 말부터 2015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인접한 아파트 단지의 주민들이 극심한 차량 소음을 견디다 못해 집단민원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운 2개 동의 경우 고속도로에서 불과 33m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하니 소음이 얼마나 심했을지 충분히 짐작할 만하다. 도로 이전 자금은 원래 판교신도시의 공공시설물 건설에 투자
지난 5월은 가정의 달이자 청소년의 달이기도 해 학교에서는 교내 체육대회가 성황리에 치러졌다. 소설 <상록수>를 보면 ‘아는 것이 힘, 배워야 산다’라는 구절이 가장 인상적이다. 힘은 ‘지력(知力), 덕력(德力), 체력(體力)’의 힘이다. 그 중에서 자신의 신체를 지탱하게 하는 것은 힘, 즉 체력이다. 소크라테스는 기골이 장대하고 힘이 센 사람이었다. 아테네는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시민군대를 조직 운영했다. 그 시민군대의 일원으로 소크라테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철갑옷을 입고 전투에 참여했다. 물론 무겁고 둔탁한 칼등에 날카로운 칼날의 칼을 차고 전투에 참여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미스테리는 소크라테스가 한 번 명상에 들어가면 밤새도록 그 자리에 선 채로 하늘을 응시하며 영혼과 대화를 주고받았다는 점이다. 플라톤의 이데아는 스승인 소크라테스가 묵상하며 지향점을 뒀던 아마도 이 세상 밖의 그 어떤 공간이었는지 모른다. 그래도 그 다음날은 가벼웠다고 한다. 그만큼 체력은 신체를 지탱하는 근원으로 중요하다. 20대 후반에 교편을 잡기 시작했는데 벌써 27년차다. 젊어서는 남고에서 오십 중반인 지금은 중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교내 체육대회
한동안 풀리지 않던 의문이 있었다.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 바로 성경 마태복음에도 나오는 ‘가난한 마음’이다. 이를 제목으로 한 노랫말도 있었다. ‘가난한 마음속에 행복이 있다고 누군가 그렇게 말을 했어요…’ 도대체 왜? 마음이 부자가 아니라 마음이 가난해야 행복하다고 한 걸까. 그러나 그 때는 몰랐다. 술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오랜 친구가 있다. 술을 좋아하다 보니 별별 일들을 다 겪었다. 아리랑치기를 당하지 않나, 추운 겨울 벤치에 쓰러져 잠 들었다 동사(凍死)할 뻔 하지를 않나, 악재가 잇따르자 친구의 아내가 마침내 ‘내 남편 구하기’를 선언했다. 술을 마시면 장소를 귀신같이 알아내곤 찾아와 싣고 갔다. “당신들이 친구냐”며 독설도 퍼부었다. 그래도 친구는 단 한 번도 금주를 선언하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에 친구들은 친구의 아내로부터, 친구의 아내는 친구들로부터 멀어져 갔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 친구에게 자유(?)가 주어졌다. 멋쩍게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는 모습도 보였다. 친구는 아내에게 서투르나마 문자로 애정표현을 하기 시작했다. 적어도 그 시간만은 왠지 행복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 친구와 술을 마시고…
하남시 생활체육회(이하 생체)가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사무국에서 관리해 오던 수 백만 원의 직원 퇴직적립금을 편법 지급했다. 수 백만 원의 공금을 사무국 근무자들의 개인통장으로 지급했다가 뒤늦게 문제가 되자, 최근 다시 통장에 입금했다. 이 돈은 사무국 직원들에게 지급하기 위해 A은행의 통장에 적립했던 공금이다. 그런데도 슬그머니 4명의 직원들에게 나눴다. 그래서 그만 둔 직원들에게 돌아가야 할 성격의 지급금을 가로 채려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통장에 쌓여 휴면(休眠)상태로 남아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본보 취재결과 지난 5월 6일과 30일 두 차례에 걸쳐 지급금 대부분이 통장에 다시 입금된 사실이 확인됐다. 하지만 생체사무국은 “당시 회계법을 제대로 알지 못해 빚어진 실수였다”며 “나중에 전액 변재했다”고 궁색하게 변명했다. 그러나 이 말은 곧 거짓말로 드러났다. 전 생체 A간사는 “적립금은 전임자들의 몫이며, 전임자들이 찾아가야 할 공금”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돈을 내가 요구해서 받은 것은 더욱 아니다”고 항변했다. 또 다른 체육회 B간사는 “명백한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두 사람 모두 업무상 실수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사실…
6.25전쟁 61주년. 무상한 세월에 밀려 우리의 국민들에게 6.25에 대한 기억은 어느덧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만 가고 있다. 그러나 그 긴 시간 동안에도 하루도 빠짐없이 뼈 마디 마다 상흔을 안고, 한반도의 정 중앙 허리에서 그 무거운 역사의 짐을 지고 살아온 도시와 사람들이 있다. 바로 동두천, 동두천 시민들이다. 올해는 동두천시에 미군이 주둔한지 60년째가 되는 해이다. 동두천은 산악지형이 68%, 미군기지 공여구역이 42%, 군사시설보호구역이 28%로 온갖 그물규제에 개발이 제한돼 왔고, 수도권 역차별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나라의 안전과 국민의 행복이라는 명목으로 지난 60년 간 수많은 희생을 감수해 왔다. 지난해 경기도와 동두천시가 동두천 지원을 주제로 개최했던 토론회에서 박한상 박사는 “미군기지가 주둔한 58년 간 총 지역경제 손실은 17조4천511억원(연간 약 3천억원 규모)에 달하고, 기지이전이 2011년에서 2016년으로 5년 지연되면 총 2조2천968억원(연간 4천594억원)의 손실을 입게 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에 의하면 공여구역이 40%가 넘는 지역에 대해 지원도시로서 지정할 수 있는 근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