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향한다. 서둘러 준비한 도시락을 챙겨 두어 시간 달려 다다른 곳, 서해안의 끝자락이다. 만리포 해변을 끼고 돌면 수십만 평방미터의 수목원이 천리포를 감싸고 있다. 늪지에 허리를 반쯤 담근 느티나무에 푸른 물이 오르고 목련이며 진달래 등이 제 몫의 계절을 읽어내느라 분주하다. 어디쯤에선가 비둘기 알 품는 소리가 산을 깨우고 출항 준비를 끝낸 고깃배에 올라탄 진달래 향이 바다를 향해 붉은 질주를 시작할 것 같은 곳이다. 파도처럼 출렁이는 보리이삭 사이로 백리포라고 쓰인 낡고 허름한 팻말을 본 후에야 다른 포구를 지나고 있음을 알아챈다. 한때 이곳도 기름 유출로 몸살을 앓았던 곳이다. 먹빛이 된 바다와 돌 틈에 낀 기름을 닦아내는 손길로 분주했던 곳이지만 지금은 그때의 상처를 잊은 듯 바다는 평온하고 돌을 들척일 때마다 화들짝 달아나는 작은 게들이 바다가 살아나고 있음을 말해준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을 듯 고요하고 평온한 곳. 아직은 쌉싸롬한 바람이 옷자락을 여미게 하지만 파도가 곱게 다듬어 놓은 모래에 어떤 이는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쓰고 누군가는 소망을 쓴다. 밀물이 들면 바다로 옮겨질 희망을 서둘러 쓰는 이들, 자연과 동화되고 자연 속에서 천진해지는
1928년 4월 22일, 시내버스가 경성 거리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경성부가 직접 운영하기 위해 일본에서 들여온 상자형 버스로, 14석의 좌석 외에 가죽 손잡이 8개가 달려 있어 모두 22명이 탈 수 있었다. 노선은 3개, 요금은 구간당 7전, 운행 간격은 10분이었다. 경성부는 부영(府營)버스 운행을 앞두고 12명의 여차장(안내양)을 모집했는데, 75명이 지원했다. 그중 한국인이 73명이었고 여고보 출신도 2명이나 됐다. 그러나 서울보다 앞서 우리나라에 시내버스가 처음 도입된 곳은 대구다. 대구에는 1920년 7월에 우리나라 최초로 시내버스가 등장하게 되는데 대구 호텔 사장이었던 베이무라 다마치로(米村玉次郞)가 일본에서 버스 4대를 들여와 대구역을 기점으로 대구 북쪽의 팔달교와 동쪽의 동촌까지를 오가는 노선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총독부로부터 시내버스 운영권을 받은 경성부는 경성역을 기점으로 남대문~부청앞~총독부~창덕궁~초동~필동~저동~조선은행을 거쳐 경성역으로 되돌아오는 순환 코스로 운행을 시작했다. 운행 시간은 여름철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였고, 겨울철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5세 미만 어린이는 한 명까지 무료였다. 그러나 당시
‘브릭스(BRICS)’는 향후 세계경제의 중심에 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등 다섯 나라를 가리킨다. 그 중 세계인구 70억명 중 5분의 1을 점하고 있는 거인국 중국은 경이로움과 두려움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이 경제호황과 함께 곡물소비가 증대하자 밀가루 파동이 일어나고 산업발달로 공업화를 이루자 국제유류 파동이 일어 났다. 베이징올림픽 특수로 세계 철강업계에 초비상이 걸릴 정도다. 어디서 이런 힘이 나올까? 탁월한 정치적 지도자의 파워다. 이들은 하나같이 검소하며 청렴 결백하다. 등소평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다. 섬나라 일본은 중국대륙의 최고 지도자에게 일본의 위대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마침 신간센 고속철이 준공돼 첫 번째 승객으로 등소평을 승차시켰는데 시속 300km로 세계 최고속이었다. 그 당시 중국에서 보면 상상도 못할 일이었고, 이 정도면 아무리 등소평이라 해도 일본의 최첨단 과학에 놀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본 언론은 시승을 끝낸 등소평의 소감을 듣고 싶어했다. 당시 프랑스 떼제베와 경쟁하고 있는 일본으로서는 등소평의 말 한마디에 국운이 걸려 있는 상태였기에 초조하게 시승 소감을 기다렸다. 그러나 등소평은 빙그
우리나라는 유라시아판 경계부분 내부에 위치해 대표적 고위험 지진대 주변국보다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지진관측을 시작한 1978년 이후 계속해서 지진의 발생빈도가 10년 주기로 2배가량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90년 이후 규모 3이상의 지진이 179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각 분야별 전문가들은 이제 우리도 지진발생 때 시민행동 요령을 수립해 피해를 방지하고 앞으로 건축물 내진설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선 건물붕괴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내진설계를 강화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전체 건축물의 약 82% 정도 밖에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있다. 지진발생 때 대규모의 재산 및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또 전 국민이 지진발생 때 시민행동 요령을 숙지, 대비해야 한다. 집안에 있을 경우 튼튼한 테이블 등의 밑에 들어가 몸을 피하고 화기사용 중지와 야외에서는 머리를 보호하고 낙하물이 없는 평지로 이동해야 한다. 엘리베이터에 있을 땐 가장 가까운 층에 내려 신속하게 지상으로 대피해야 하며 지진이 발생하면 자동차 타이어가 펑크가 난 상태가 돼 제대로 운전
경철이는 목발을 짚고 구청을 다니는 행정직 공무원이다. 말하자면 장애를 지닌 사람인 것이다. 얼굴은 항상 밝은 웃음이 떠나지 않았고, 생각 역시 매우 긍정적이었다. 고향이 같은 해남이라 종종 만나서 막걸리 잔을 기울인다. 서로 바쁘고 근무처가 다르니까 자주 만나는 편은 아니나 어쩌다 만나게 되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고향 얘기서부터 아직도 밭에서 일하시는 근력 좋으신 아버지의 이야기로 시종 긍정적인 화제로만 가득하다. 목소리도 경쾌하고 얘기를 풀어나가는 솜씨 또한 구수하고 재미가 있다. 얘기 중간 중간에 내비치는 번득이는 예리함이라든가 섬광처럼 비치는 천재성은 다른 사람들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귀중한 것들이었다. 애초 그는 기획 부서에 배치돼 일을 했다. 그를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적재적소의 배치라고 생각을 했다. 현재는 총무부서에 근무하고 있는 그가 적격의 기획부서와는 떨어진 총무부서에서 일을 한다. 뭔가 잘못됐다고 나는 한편으로 생각했다. 언젠가 영화에 관한 기획의 건을 토의한 적이 있었다. 영화에 대해 그리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그지만 워낙 우수한 두뇌의 소유자이고 보니, 속으로 나는 놀랐다. 영화에 대해서는 전문적은 아니었어도 그것을 기획하
지난 7일 퇴직 후 한 달여의 칩거생활에서 벗어나 ‘경기교육사랑 학부모지원단’ 연수에 특강 강사로 초청돼 참여했다. 연수는 학부모지원단의 활동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여주교육지원청에서 마련한 연수로 초중고교 관리자와 학부모지원단의 합동연수였다. 오랜만에 교원들과 학부모들을 만나게 돼 무척 반갑고 진솔한 대화를 할 수 있었다. 한 아이의 올바른 교육을 위해서는 온 마을 전체가 나서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오케스트라가 다양한 여러가지 악기의 집합체로 구성돼 앙상블을 이루듯이 교육도 다양하고 많은 구성원들로 구성돼 수많은 구성원들의 협동적 노력에 의해서만이 효과적인 교육이 이뤄진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또한 교육의 근본은 가정이다. 가정교육이 제대로 돼야 그 바탕 위에서 학교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 우선 부모의 자녀교육관이 일치되고 모범이 돼 행동으로써 자녀를 교육할 수 있어야 한다. 이같은 이유에서 ‘경기교육사랑 학부모지원단’ 연수는 그 당위성과 필요성을 찾아야 하며 활성화해야 한다. 이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첫째, 학생과 학부모에게 경기교육에 대한 믿음을 심어 줘야 한다. 공자도 국가를 편안하게 하기 위해서는 ‘식량’ ‘무기’ ‘믿음’이 필요한데 이중 믿음이
결핵은 흔히 ‘못 먹어서 생긴 병’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유정과 이상도 1937년에 서른을 못 넘기고 결핵으로 죽었다. 어떤 평론가는 김소월의 시들이 ‘결핵과의 싸움에서 지친 한(恨)을 담고 있다’고도 했다. 셸리나 키츠 같은 이들도 결핵을 앓았다. 결핵은 과거 가난하던 시절 우리나라 사망률 상위권을 유지하던 전염병이었다. 결핵은 1965년 전후에는 124만명이 감염될 정도로 전염성이 강한 무서운 질병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경제사정이 좋아지면서 점차 자취를 감추었던 결핵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특히 걱정되는 것은 노숙인, 외국인노동자, 노인 등 이른바 취약계층 뿐 아니라 청소년들에게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3분의 1이 결핵균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평균 발병율은 감염자의 10%로 나머지 90%는 발병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보균자라 해도 건강만 조심하면 발병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런데 사라진 기억 속의 질병 정도로 생각했던 결핵환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결핵환자의 증가는 결핵에 대한 무지와 불규칙한 생활,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 불균형 등이 원인이 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안산의 한 고교에서 집단 결핵 감
염태영 수원시장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근무지인 수원시청에 출근하는 사진이 19일자 신문에 일제히 실렸다. ‘내가 먼저 대중교통 이용!’이라는 주제로 저탄소 녹색사회 구현과 국가가 정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8일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1일 차없이 출근하기’ 캠페인의 일환이다. 염 시장은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자택에서 시청까지 가는 버스에 올라타 시민들에게 지구의 날인 오는 22일 전국적으로 동시에 실시되는 ‘전국 한 등 끄기’행사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예창근 제1부시장과 이재준 제2부시장은 자택에서 각각 도보로 출근했다고 한다. 최대호 안양시장도 같은날 아침 8시에 자전거를 타고 자택을 출발해 2.7km에 이르는 시청까지 가면서 출근길에 나선 직장인들과 등교길의 학생들과 인사를 나눴다. 또 최 시장은 도로변을 점검하면서 주민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는 요인을 찾아내 공무원들에게 개선을 지시하기도 했다. 현삼식 양주시장도 ‘내가 먼저(Me First)!’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실천의지를 갖고 자택에서 버스를 이용해 출근했다. 현 시장은 버스 안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녹색생활 실천 및 에너지 절약 실천을 통해 고유가 시대의 위기를…
주말이면 이따금 지인들과 부락산에 오른다. 보통 서너 명이 함께 산에 오르는데 왕복 세 시간 정도로 길이 완만해서 나 같은 초보자도 산책하는 마음으로 걷기에 그만이다. 그러나 평소 엉뚱한 곳에 정신을 잘 빼앗기는 나는 번번이 주변을 탐색하며 한눈을 판다. 나뭇가지에 내려앉은 새들과 눈도 마주치고, 물이 오르는 나무들도 만져보고, 쪼그리고 앉아 작은 야생화에게 이야기도 건네고, 뺨을 스치는 바람에 잠시 딴 세상에라도 간 듯 눈을 감기도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행에서 뒤떨어져 지인들을 속 터지게 만들기 일쑤인데 일행의 타박에도 초지일관이라 지인들은 매번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내게 ‘참 철없다. 언제 철들래’ 한다. 산이 좋아지는 이유 중 하나는 조금만 눈을 돌려도 지난 주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늘 가던 길을 가는데도 지난 주에 보지 못했던 꽃이나 새싹이 피어 있고 나무 끝색이 달라져있다. 늘 가던 길을 가는 데도 지난 번에는 꼼짝 않고 있던 다람쥐가 활발하게 이 나무 저 나무로 옮겨 다니는 것이 눈에 띈다. 정말 봄이 왔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산에서는 촉각이나 시각, 후각도 되살아나 행여 비 오는 날 산에 오를라치면 수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