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지방을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주중이어서 정체 없이 달리는 차창 밖 풍경에는 봄이 이미 곁에 성큼 다가와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봄 가을은 없고, 여름 겨울 두 계절만 남았다. 지난 겨울은 기상관측 이래 가장 추웠다. 지구온난화로 그동안 겨울이 겨울답지 않았고 그 정도의 추위에 익숙해진 우리는 겨울이 겨울다웠을 때 속수무책이었다. 내가 어린 시절이던 1970년대 전후의 겨울은 시리도록 추웠다. 봄은 봄답고, 여름은 여름답고, 가을은 가을답고, 겨울은 겨울다운 것이 자연의 이치일 것이다. 이제 정국은 보궐선거로 뜨거워지고 있다. 4대강 사업,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 등의 복지문제, 고유가, 고물가, 실업문제, 전월세 대란 등으로 여야는 목숨을 건 경쟁에 돌입했다. 2012년의 19대 총선, 대선의 전초전으로서 여야는 정권을 차지하기 위한 교두보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책 사안에 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 아닌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는 것에 골몰해 국민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동서를 막론하고 수백 년을 수성한 왕조들에서 교훈을 얻을 수
아저씨가 수면총을 쏩니다. 목표는 꽃사슴, 한 마리가 쓰러집니다. 우리에서 끌려나온 짐승의 눈을 수건으로 가립니다. 뿔을 자릅니다. 잘 생긴 저 뿔을 자르다니(얘 야, 더 강하고 아름다운 뿔을 위해 지금 이 뿔은 잘라줘 야 하는 거란다) 불쌍한 사슴! 방울방울 고이는 사발에 다 아저씨는 활명수를 흘려 넣습니다. 따뜻한 피, 사슴 의 체온이 알코올기와 함께 산을 넘어 갑니다. 산수유 꽃 노랗게 폭발하는 봄. 시인소개 ; 1952년 서울 출생.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졸업, 1993년 <문예사조>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깊은 잠에 빠진 방의 열쇠> <시간의 반란> <언어로 만든 집 한 채> <금빛해를 마중할 때> 등 다수, 천상병 시상, 한국 기 독교문학상, 서울문예상 등 수상
올해 2월 발표된 통계청자료를 보면 청년 실업률은 8.5%로 전체실업률 4.5%의 2배에 달한다. 여기에 취업준비자 및 자발적 실업자를 포함하면 피부로 느끼는 청년실업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같이 청년실업이 사회적 이슈인데도 지난해 말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중소제조업 부족인원 5.3만명, 부족률 2.51%로 지난해에 비해 인력부족인원 2.9천 명, 부족률 0.15%p 증가했다. 통계를 볼 필요도 없이 내 직업상 중소기업 간담회나 기업 현장을 방문해 고충을 들어보면 잘나가는 우수한 중소기업일수록 가장 큰 애로로 꼽는 것이 인력난이다. 자금애로가 첫 번째가 아니다. 심각한 문제다. 해결 못 할 땐 우리 산업기반은 취약하게 되고 우리 성장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 그런데 해결이 요원하다. 중소기업은 인력이 부족하다고 외국인력이라도 쓰게 T/O 늘려달라고 아우성인데, 왜 우리 젊은이들이 중소기업에 취업을 안할까? 흔히들 구인정보, 구직 정보에 대한 소통 부족이라고 한다. 마찰적 실업인 것 같은데 이는 그리 본질적인 문제는 아니다. 해법은 어렵지 않다. 구인구직 중개시스템을 잘 만들어 운영하면 된다. 중소기업들은 주장하기를 산업수요와 괴리된 인력양성시스템, 즉 자기들이
축제가 여러 곳에서 개최되면서 봄의 상춘(常春)을 알리는 꽃을 주제로 열리는 축제가 산수유꽃, 벚꽃을 중심으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러한 축제들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 중에서 외부 관광객을 끌어들여 적정 수익을 남기는 축제는 10%에도 못 미친다는 통계이다. 이렇게 보면 이천의 경우 ‘도자기축제’는 이미 전국의 축제로, 아니 세계적인 행사로 자리를 굳혔고, ‘이천쌀문화축제’ 또한 문화관광 우수축제로 지정되어 전국적인 축제로 공인 받았다. 지난 주에 막을 내린 ‘이천백사산수유꽃축제’ 역시 많은 상춘객으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광자원이 풍부하지 못한 이천의 현실성을 감안할 때 대단한 문화적 마케팅의 성공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봄의 전령사, 봄에 제일 먼저 피는 꽃으로 기억되는 산수유꽃은 노오란 자태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선비의 꽃으로 칭송받듯 마음을 한결 여유롭게 만든다. 올해로 열 두번째 행사를 성공리에 마쳤으니 주관처의 노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필자는‘이천백사산수유꽃축제’와 큰 인연이 있다. 이천예총 초대 사무국장을 맡고 최초 사업으로 1년여 준비해서 4회까지 진행했던 축제로 어려움도 많았지만 지나고 보니…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생과 교수의 잇단 자살이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키는 가운데 경기도가 자살방지 TF팀을 꾸리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행정부지사 산하에 TF팀을 구성해 연구·강연 및 순회공연 등을 통해 자살을 줄이는 작업에 돌입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12일 김문수 지사가 실국장회의에 앞서 아주대 의대 이영문 교수의 ‘한국사회의 자살현황과 대책방향’을 주제로 한 전문가발표를 듣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즉석에서 TF팀을 꾸리도록 지시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2009년 자살로 인한 국내 사망자수가 1만5천413명으로 지난 해에 비해 19.3% 증가했다고 한다. 이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이고 OECD 평균의 3배다. 도내에서는 2009년 하루 평균 9명이 자살했고, 지난해에도 비슷한 추이를 보여 자살로 인한 사망자수는 3천281명에 달했다. 도광역보건센터는 지난해 5천 건의 자살관련 상담을 했고, 설득을 통해 자살 직전에 이른 사람을 살려낸 사례가 34건이었다. 누구나 죽고 싶을 때가 있다. 어떤 이유로든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가 생기고 도움을 구할 곳이 없을 때 우리는 절망한다. 절망을 극복하지 못하면 결국 죽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
학생 4명과 교수 2명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사태가 서남표 총장의 거취 논쟁을 불러왔다. 이 문제와 관련해 지난 11일엔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본관 앞에서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회의가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현수막을 거는 등 사퇴여론이 만만치 않다. 특히 같은 대학의 일부 교수와 학생들도 사퇴를 주장하고 있고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여야 의원들도 자살사태의 책임을 지라며 강하게 질책했다. 하지만 서총장은 사퇴할 뜻이 없어 보인다. 다만 서 총장은 12일 열린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소중한 학생들이 잇따라 안타까운 선택을 한 점에 대해 이유를 불문하고 총장으로서 유족과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함으로써 책임을 인정했다. 또 잇따른 학내 자살 배경으로 알려진 ‘징벌적 등록금제’를 폐지하고 ‘100% 영어수업’의 경우도 한국어와 영어 수업을 같이 해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두언 의원은 “우주와도 바꿀 수 없는 생명이 총장 재임 중에 다섯이나 떠나갔는데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 할 말이 있어도 그 자리에
지난 해 11월 22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열린 물축제 ‘본 옴 뚝’ 도중 최악의 압사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는 이날 밤 9시 30분쯤 프놈펜에서 해마다 사흘 동안 열리는 물축제 ‘본 옴 뚝’이 끝난 뒤 벌어졌다. 이 물축제는 매년 우기가 끝나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열리는 축제다. 이 사고로 최소 378명이 사망하고 750여명이 부상당하는 등 1천 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1970년대 크메르루주 정권의 대학살 이후 최악의 참사로 2006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362명의 이슬람 순례자들이 숨진 사고 이후 가장 큰 압사 사고로 기록됐다. 세계에서 12번째로 긴 메콩 강은 티베트에서 발원하여 중국의 윈난 성과 미얀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을 거쳐 남중국해로 흐른다. 메콩강 유역에 있는 나라들은 농경국가로 오래 전부터 물을 신성시 해왔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물과 관련한 축제가 국가적인 행사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물축제의 백미(白眉)는 배 경주다. 캄보디아 ‘본 옴 뚝’은 축제때면 전국에서 경주에 참가하려고 프놈펜으로 몰려든다. 미얀마의 ‘띤잔(Thingyan)’은 4월 중 3~4일 간 열리는 새해맞이 물축제다. 띤잔은…
1919년 오늘은 우리 선조들이 상하이에 대한민국입시정부를 수립한 날이다. 한일합방으로 주권을 빼앗긴 지 9년, 해외 각지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우리 대표들이 삼권분립, 정부기능을 갖춘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수립함으로써 국민들에게 큰 희망을 안겨준 날이기에 감회가 깊다. 지금 대한민국과 국호가 같다는 점과 민주적인 공화제를 채택하고 있는 헌법정신이 미래를 내다본 식견이었다는 점을 알게 한다. 단순히 일본을 이기고 압제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국가로서, 세계평화를 위해 정통성 있는 정부를 수립하여 우리의 자주역량을 온 세계에 밝히고 활동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 오늘을 맞으면서 주변을 돌아본다. 조상들 덕에 세계에서 경제 10위권에 올라 복지를 누리며 살고 있는데 그 사실을 까맣게 잊고 살아간다. 젊은이들의 이런 모습을 걱정하는 사람은 많지만 이것이 기성세대들의 책임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제대로 가르치지 않아서 모르는데 뒤에서 한숨이나 쉬고 요즘 아이들은 잘못 되었다는 말만 한다. 예나 지금이나 어른은 어른다워야 하는데도 말이다. 임시정부 수립기념일에 한 번 내 나라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자. 지금 내가 사는 것이 국가라는 울타리가 있
요즘 실내에서 업무를 하다보면,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힐 만큼 화창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나들이나 활동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절이지만 소방관으로 일하는 필자는 나들이 계획을 세우는데 보낼 시간이 없다. 이유인 즉 전국적으로 건조주의보가 지속됨에 따라 화재출동이 많아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화재출동에는 주택화재, 자동차화재, 고층건축물 화재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필자는 산불화재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지속적인 건조한 날씨 탓인지 뉴스를 볼 때 마다 크고 작은 산불소식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이런 소식을 접할 때 마다 정말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건물에 화재가 발생을 하면 다시 건물을 짓는다고 해서 2~3년 내로 복구가 되지만, 산불 발생시 다시 복구되는데 수십 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또한, 출동상황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진화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혹자는 소방헬기로 화재진압을 하면 되지 않느냐?”며 반문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소방헬기는 유류보급이 필요해 장시간 진화에 한계가 따르며, 또한 소방헬기 보유도 그리 넉넉하지 못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작업은 출동한 대원이 산중턱 혹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