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이 암묵적으로 금기시하는 것들이 있다. 조상 흉보기, 부모나 자식에 대한 욕, 출신 지역에 대한 평가, 종교 비판 등이다. 이 가운데 특히 타인의 종교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다가 싸움으로 번지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능수능란한 정치인들도 종교에 대한 언급은 가급적 회피할 정도다. 특혜도 있다. 대부분 종교시설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내는 세금도 내지 않는다. 물론 모든 종교시설의 경우는 아니다. 일부 성직자들은 얼마 안 되는 급여에서도 자발적으로 세금을 내기도 한다. 최근 경기도가 교회, 성당, 사찰 등 종교시설 주변지역에 대한 주차허용구역 지정제도를 확대 시행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도심의 경우 종교인들이 높은 지가로 인해 충분한 주차장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종교시설 인근에 주차, 주차금지 위반에 따른 과태료 등을 부과 받게 됨에 따라 종교 활동에 지장을 받는다는 것이 이유다. 도는 가급적 해당 종교시설 인근의 공원ㆍ학교ㆍ예식장ㆍ복지시설ㆍ재래시장 등의 다중이용시설을 연계시켜 ‘종교 특혜’라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신경 쓰겠다고 밝혔다. 도는 선진국의 예까지 들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도 대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종교
20일부터 6.2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의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전국적으로 모두 3천991명의 풀뿌리 민주주의 일꾼을 뽑는 6.2 지방선거에 모두 9천942명이 후보등록을 마쳤다. 경기도내에서는 경기도지사와 교육감에 각각 3명과 4명, 31개 기초단체장에는 모두 115명이 등록하는 등 광역과 기초의원을 포함한 평균 경쟁률이 2.6대 1을 기록했다. 이번 선거가 시·도지사를 비롯해 기초단체장, 지역구 및 비례대표 광역.기초의원, 교육감, 교육의원 등 선거사상 최초로 8개 공직 선거를 동시에 실시하는 것이어서 경쟁률이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4년전의 3.2대 1에 훨씬 못미치는 2.5대 1을 기록했다. 하지만 유권자 입장에서는 후보자 면면을 아주 면밀히 살펴야 한다. 이번에 우리가 뽑아야 하는 8명은 사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못지 않게 중요한 인물들이다. 이들이 중앙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지역 주민들을 위해 소신껏 일하면 지역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개인의 영달과 욕심을 좇는다면 그 폐해는 지역 뿐 아니라 국가 전체로 파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관위의 선거공보를 꼼꼼히 살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후보자들의 학력과…
수원 화성에는 두 곳의 장대(將臺)가 있다. 동쪽의 동장대(東將臺)는 너른 평지에 위치해 군사 훈련에 적합했다. 그러기에 예로부터 연무대(鍊武臺)라 별칭돼 왔다. 또 하나의 장대는 팔달산 정상에 있는 서장대(西將臺)이다. 화성 전역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기에 유사시 군을 지휘할 수 있는 곳이었다. 동장대와 서장대, 수원 화성의 주요 상징물로 정조대왕, 정약용선생, 조심태장군 등 수원 화성과 함께 했던 웅혼한 선조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이다. 오래 전 일이다. 한 취객의 치기에서 비롯돼 서장대가 완전히 소실된 적이 있었다. 이때 누구보다도 먼저 달려와 잃어버린 서장대를 아쉬워하며 절규하던 한 정치인을 기억한다. 바로 故 심재덕 의원이다. 서장대가 소실됐던 2006년 5월 당시는 지방선거로 한껏 들뜬 분위기였다. 졸지 횡액(橫厄)에 지역의 유력 정치인들이 대거 서장대로 몰려들었다. 한데 대다수는 잿더미가 된 서장대에는 별반 관심이 없었다. 그저 목전에 둔 선거 등을 화제 삼아 웃고 떠들며 기념 사진을 찍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박함만이 있었다. 이때 심재덕 의원은 화재 현장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허술하게 방치됐고 그 결과 너무도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
최근 ‘스타크래프트’ 리그에서 프로게이머들이 가담한 승부조작 사건이 밝혀져, 세계를 주도해온 한국 ‘e스포츠’ 산업에 일대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이번 승부조작을 통해 나올 가장 우려되는 파장은 ‘e스포츠’에서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는 짜릿한 긴장감을 앗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극단적인 경우 ‘e스포츠’를 PC 방에서 즐기는 컴퓨터 게임으로 전락시킬 위험을 내포하는 것이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은 아직도 중장년층에게는 생소하지만, ‘e스포츠계’에서는 우리나라의 위상을 거의 종주국과 같이 만들어주고, ‘e스포츠’를 신문화·신산업으로 떠오르게 만든 종목이다. 이 게임의 특징은 장기나 바둑 같이 고도의 전략성을 요구하면서도, 마우스를 움직이는 빠른 손동작과 적과 조우했을 때 전술적인 판단력이 필요하다. 전략과 전술이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근력 등 육체적 조건과 기능이 중시되는 다른 스포츠와 구별되며 속도감이 높다는 점에서 바둑이나 장기와 차별된다. 특히 게임의 전략성과 고속진행이 화려
중국 한나라 때 군수(郡守)가 현량방정(賢良方正 어질고 착한 사람)하고 효렴(孝廉 효심이 깊고 청렴한 사람)한 사람을 관리로 추천하는 제도가 있었다. 군수가 사람을 뽑는 것을 선발(選拔)이라 했고, 그 다음에 조정에 올리는 것을 천거(薦擧)라고 했다. 선발과 천거, 즉 선거(選擧)된 사람은 관리로 임용됐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투표방식의 선거는 이보다 훨씬 늦다. 유럽에서는 19세기까지 유권자가 재산과 납세액의 다소(多少)에 따라 제한된 선거가 이뤄지다 20세기 들어서야 비로소 남자 보통선거와 여성참정권이 확립된다. 영국은 1884년에 농민과 광부에게 선거권을 줬고 1918년에 남성보통선거구제 채택과 동시에 일부 여성에 한해 참정권을 허용했다. 미국은 1870년 흑인에게, 그리고 1920년 여성에게 참정권을 줬다. 프랑스는 혁명이후 재산기준에 의한 제한선거가 이뤄져오다 1849년에 남자보통선거, 1945년 여성참정권이 인정됐다. 우리나라는 1948년 5월 10일 미군정청(美軍政廳)관리 하에 최초의 의회를 구성하기 위한 선거가 실시됐다. 1구1인의 소선거구제에 1인1표의 단순투표제를 채택했는데 선거구는 모두 200개였다. 이렇게 구성된 제헌의회(制憲議會)는…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많은 입후보자들이 등록을 마치고 기호까지 배정됐다. 후보자들의 등록이 끝나면 자신들을 알리기 위한 현수막을 내걸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매번 각종 선거 때마다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 무질서한 현수막 게시다. 후보자 자신들 알리기에만 치중하다 보니 현수막 게시 자리다툼까지 벌어지고 있다. 주로 차량운전자들의 눈에 잘 띄게 하기 위해 도로를 가로질러 게시하는 현수막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오히려 운전자들에게 혼란을 안겨주고 있다. 6.2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현수막은 오는 20일부터 일제히 게시된다고 본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현수막을 내걸 때 불법과 무질서한 게시가 되지 않도록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복잡한 교차로 상 도로를 가로질러 현수막을 내걸었을 때 그에 따른 부작용과 문제점이 심각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염두해 둬야 한다. 게다가 이번 지방선거는 8번이나 기표를 해야 하고 선출하는 종류도 많아 그 만큼 선거관련 현수막도 훨씬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수많은 현수막을 규정까지 어기고 무질서하게 게시했을 때 바람에 흔들려 신호등을 가리게 되면 운전자는 신호위반이나 사고를 당하게 된다. 또 한전 전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 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졌다 바람은 넘실 천이랑 만이랑 이랑 이랑 햇빛이 갈라지고 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 꾀꼬리는 엽태 혼자 날아볼 줄 모르나니 암컷이라 쫓길 뿐 숫놈이라 쫓을 뿐 황금 빛난 길이 어지럴 뿐 얇은 단장하고 아양 가득 차 있는 산봉우리야 오늘밤 너 어디로 가버리련? 시인 소개 : 1903년 전남 강진 출생~1950년 1922년 아오야마가쿠인대학교 영문학 1949 공보처 출판국장 1930 시문학 동인 1919 3.1운동 후 강진서 의거 시도 2008 금관문화훈장 수상
6.25 한국전쟁 당시 미군에 의해 자행됐던 충북 영동 노근리 양민학살사건을 다룬 영화 ‘작은 연못’을 연출한 이상우 감독은 자신의 좌우명을 ‘길을 잃지 말자’라고 소개했다. 살아가며 적어도 길은 잃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서 그렇게 정했다고 한다. 물론 그 길은 ‘정도(正道)’이거나 ‘중용(中庸)’을 의미한다. 말하자면 중심을 잡고, 길을 놓치지 말고,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살아보자는 뜻일 게다. 노근리사건이 일어난 지 60년이 지났다. 믿었던 미군에 의해 억울하게 죽어가야 했던 사람들. 당시의 가해자였던 미군은 길(이성)을 잃고 만행을 저질렀고. 선량한 피란민들은 죽음으로 영영 길을 잃어버렸다. 노근리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99년 9월 미국 AP통신에 의해서다. 당시 미군은 노근리 부근에서 발견되는 민간인을 적으로 간주하라는 명령을 받았으며, 이 명령에 따라 학살사건이 발생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그로부터 3년 뒤인 2002년에 기획된 영화 ‘작은 연못’은 3년간의 시나리오 작업, 6개월간의 촬영 준비, 3개월간의 촬영, 3년여 간의 후반 작업 등 8년간의 긴 기다림을 거쳐 마침내 지난달 15일 개봉됐다. 오늘로 5.18 광주민주항쟁 30주년을 맞는
어느 날, 유태교 랍비 세 명이 모여 유태인들이 세계 정복하자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이 문제에 대해 토론을 했다. 세계를 정복하는데 가장 손쉬운 방법은 생산(生産)을 늘려 인구로 재패하자고 한 사람도 있고, 어릴 때부터 장사를 가르쳐 돈으로 세계를 장악하자는 사람도 있었지만, 가장 뛰어난 랍비라고 칭송 받는 사람은 TV는 사람을 바보로 만드니, 유태인을 제외하고 모든 세계의 어린이에게 TV를 보급하자고 했다. 엉뚱한 유머이지만, 섬뜩한 이야기! 프랑스의 유명한 사립 초등학교에서는 창의력(創意力) 감퇴의 이유로 TV시청을 엄격하게 제한한다고 한다. TV는 이제 우리에게 문화의 전달 매체로 일상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새로운 정보를 들었을 땐 과거엔, “신문에 났던데”에서 “TV뉴스를 봤는데” 이런 말로 바뀐 지 오래된다. 모 방송에서 ‘인생은 아름다워’란 드라마가 소재가 특이해서 점점 시청률이 오르고 있다. 방송사에서는 9시뉴스의 시청률에 울고 웃는데, 뉴스 바로 앞 드라마가 뉴스 시청률을 좌우하기도 한다. 드라마가 인기를 끌자면 첫째, 작가. 둘째, 탤런트. 셋째, 시제(時制)에 맞아야